제 회의철
이 기록물철은 조선총독부 경무국(警務局) 경무과(警務課)에서 1937년도에 있었던 여러 회합, 회동(會同), 타합회(打合會) 등의 관련 문건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주로 1937년 한 해 동안 조선총독부 내 각 부서의 국장이나 과장 혹은 각 도지사 등이 서로 주고받은 형태로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총독부 관방(官房) 문서과장이 본부 각 국장이나 관방과장, 체신·철도·전매국장, 중추원 서기관 등에게 보내는 형식이나 총독부 경무국장이 관방 문서과장에게 보내는 형식, 함경북도지사 등 각 도지사가 경무국장에게 보 내는 형식 등으로 되어 있다. 보고의 내용은 거의 여러 회의들과 관련한 문건과 그 첨부 자료들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안건에 따라 실제 내용은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문서의 분량 역시 4책으로 분책(分冊)되어 있을 정도로 방대하다. 이 기록물을 보면,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제측이 조선 내에서 그 사태의 파장을 상당히 우려했고 조선인의 동요를 미연에 방지하려고 노력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생 등 청년층의 동향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이전부터 있던 각 지방 및 직장의 청년단을 더욱 확대 강화하였으며, 그 교화 및 훈련도 한층 강화하였다. 하지만 중일전쟁의 발발을 단지 일시적이고 ‘우연한 사건’으로 알려지기를 원했던 일제측의 바램과는 달리 전쟁의 파장이 조선사회 내에도 점차 확대되어 갔다. 이에 따라 1937년 말경에는 이미 총동원계획이나 그 경비계획, 구체적인 동원·징발계획, 응소한 군인이나 군속의 유족 등에 관한 계획 등이 매우 상세하게 계획되고 지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중일전쟁 이후 조선 내의 전시체제정비와 함께 그 이듬해인 1938년에 들어서서 국민정신총동원운동이 개시되는 등의 변화를 보이는 것과 관련하여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당시 이러한 임시경찰서장회의는 각도별로 매우 활발히 진행되었는데, 이 문서에는 관련 문건들이 상당수 수록되어 있어서 각도별로 공통사항이나 특별사항 혹은 시기별 변화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위의 ‘부윤(府尹)·군수(郡守)·도사(島司)·경찰서장·중등학교장 회의’와 같이 전국의 지방사회에서 각계 각층의 대표급 인사들이 모여 자주 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중일전쟁 이후 조선 내에서 변화된 모습의 하나라 할 수 있다. 한편 임시경찰서장회의 뿐만아니라 각도에서는 임시군수회의도 자주 개최되었다. 위와 같이 이 기록물은 1937년 당시 일제의 정책 변화를 담고 있어 그 해 7월 중일전쟁을 전후하여 식민지 조선이 전시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아울러 이 문서에 수록되어 있는 경무국과 관련한 여러 회의 자료들과 각 문건의 첨부자료 등은 조선의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통제하고 생산력을 확충하며 조선인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는데 경찰의 역할이 이전 시기에 비해 더욱 증대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전하고 있어 1937년 중일전쟁 전후 시기에 일제 경찰의 역할이 확대되어가는 과정과 이것이 조선과 조선인에게 끼친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