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록물철은 1921년 조선총독부 학무국(學務局) 학무과(學務課)에 접수된 중등학교 설치 및 폐지 인가에 관한 문건을 모아놓은 문서다. 이 기록물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등학교의 설치 및 폐지는 1919∼1922년에 걸쳐 이루어진 교육령의 개정과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1919년 12월에 고등보통학교와 여자고등보통학교의 규칙을 개정하여 교육내용의 일부를 변경한다. 또 1921년 1월에는 임 시교육조사위원회를 설치해 개정할 학제(學制)를 조사하고 심의하게 된다. 이 위원회의 의결에 기초해 개정된 것이 제2차 조선교육령(朝鮮敎育令)이다. 이 기록물철에서 설치를 신청한 고등여학교는 당시 조선에 위치한 일본인 중등교육기관이었다. 따라서 이 기록물철은 당시 조선의 교육제도의 개편과 맞물려 개정된 일본인 교육제도를 가늠할 수 있는 사료라고 할 수 있다. 각 학교가 속한 도지사가 조선총독 앞으로 보내는 형식으로 된 이 문서에는 <원산공립실과고등여학교(元山公立實科高等女學校) 폐지 및 원산공립고등여학교 설치 인가>, <군산공립실과고등여학교(郡山公立實科高等女學校) 폐지 및 군산공립고등여학교 설치 인가>, <대전공립실과고등여학교(大田公立實科高等女學校) 폐지 및 대전공립고등여학교 설치 인가>, <마산공립실과고등여학교(馬山公立實科高等女學校) 폐지 및 마산공립고등여학교 설치 인가> 등의 문건이 있다. 문건의 항목은 폐지 및 설치 인가신청서, 설치되는 학교의 수업년한, 생도정원과 학급수, 교지(校地)와 교사(校舍)의 평면도, 학교의 유지 방법, 학교조합의 회의록, 1년 수지예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기록물철의 사료적 가치는 제2차 조선교육령 개정과 맞물린 일본인 교육기관의 개편을 파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기록물철은 1921년 조선에 위치한 일본인 교육기관인 공립실과고등여학교를 폐지하고 공립고등여학교를 설치하기 위해 접수된 문서라고 할 수 있다. 원산·군산·대전·마산 등의 고등여학교가 신청한 것, 또 수업년한이나 생도수 등이 모두 같은 것으로 보아 학무국 등에서 제시한 학제 개편에 따른 답변 형식의 신청으로 보인다. 당시 고등여학교와 같은 정도의 조선인 교육기관은 여자고등보통학교였다. 교육령의 개정과 함께 여자고등보통학교의 경우 수업년한을 4년에서 5년으로 하여 종전보다 1년에서 2년 정도가 늘어났으며 수신(修身), 일본어(日本語), 조선어(朝鮮語), 외국어(外國語), 역사(歷史), 지리(地理), 수학(數學), 이과(理科), 도화(圖畵), 가사(家事), 재봉(裁縫), 음악(音樂), 체조(體操) 등을 학과목으로 했다. 제2차 조선교육령이 조선민족을 일본인과 동일시하여 동등한 대우를 한다는 의도를 내걸었음을 고려할 때 이 기록물철의 사료적 의의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