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록물철은 한국에 있는 외국거류지 정리에 관한 사전협의회 회의의 개요를 정리한 문건이다. 일제가 한국을 점령하면서 이전에 한국이 맺었던 외국과의 국제 조약은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따라서 1914년에 지방 행정 조직 재편의 일환으로 부제(府制)를 실시하면서 일본인 집단 거주지였던 지역을 부로 편성하게 되자, 이들 지역 가운데 인천·진남포·군산·목포·마산·성진 등지에 있던 외국거류지도 철폐하게 되었다. 이에 조선에 외국거류지를 두고 있던 각국 영사관과 조선총독부는 거류지의 정리와 기타 관련사항에 대한 새로운 협정서를 체결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였다. 본 기록물은새로운 의정서를 체결하기 위해 각국 영사관과 조선총독부 사이에 진행된 회의의 개요를 정리한 것이다. 조선에 있는 외국거류지 정리에 관한 사전협의회 회의는 1913년 2월 17일 제1회 회의를 시작으로 4월 21일의 제9회 회의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개최되었다. 각각의 회의개요는 별도의 문건으로 작성되었다. 회의는 총독부 측에서는 외사국장 코마츠 미도리(小松綠), 통역관 혼다 코마타로(本多駒次郞), 서기관 이케베 류이치(池邊龍一) 등이 참석하였고, 외국 영사관에서는 독일총영사 크뤼거(F.Kruger), 미국 총영사 시드모어(H.Scidmore), 벨기에 총영사 브리 보지어(J.Bribosia), 러시아 총영사 러쳐(J.Lutschg), 영국 총영사 챠머(A.M.Chalmer),프랑스 영사 대리 앙드레(R.Andre), 러시아 총영사관 서기관 등이 참석했으며, 서기로는 조선총독부 속(屬) 카타야마 코오유(片山恒夫)와 미국 부(副)총영사 등이 참가하였다. 회의는 총독부 외사국장의 주재 하에 진행되었는데, 외사국장이 일본 정부의 안을 제안하고 이에 대해 각국 영사들이 질문 또는 수정 제안을 하였으며, 각국 영사관의 요구는 조선총독의 인가를 거쳐 일부 수용되면서 협정서가 작성되었다. 각국 거류지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영사들의 의견 개진이 집요하였기 때문에 제8회 회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의정서를 조인하게 되었다. 제9회 회의에서는 이후에 제기된 다소간의 문제가 논의되었다. 이 기록물철은 외국거류지를 철폐하면서 거류지에 있던 각국의 기득권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소상히 보여준다. 이 문서의 문건들이 회의의 의사록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회의의 진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록물에 따르면 거류지 철폐 과정에서 각국의 영사관은 가능한 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한 교섭전을 벌이고 있으며, 그 결과 구한국 정부로부터 받아낸 그들의 기득권은 상당 부분 형태를 바꾸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