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바다, 한산섬에서 여수에 이르는 한려수도 아름다운 경승지 곳곳에 새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동백을 비롯해서 꽃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이곳 도민들은 올해 지방자치 실시를 앞두고 지방화 시대를 맞이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남해에 인접한 창원은 공업단지가 많아 우리의 산업역군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경상남도에서는 무주택 근로자들을 위한 주택공급에 중점을 두어 이곳 근로자들에게 훈훈한 소식이 되고 있습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서로 힘을 합하면서 열심히 일을 해서 효율적인 생산을 늘리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등의 산업평화 정착을 위해서 지역별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분규 요인을 제거하면서 복지시책을 제대로 펴나가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대규모 공업도시인 이곳 창원에 자리 잡은 경상남도 도청에서 올해 도정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노태우 대통령은 노사분규를 원만히 해결해 나라 안정의 튼튼한 받침이 되고 있다면서 지역민들을 치하했습니다. 최일홍 경상남도지사는 밀양 표충사와 합천호, 산청 중산리 일대를 올해 관광지로 개발하는 한편 한려수도와 지리산을 연계하는 해상·산악 관광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위보다는 실력을 간판보다는 자격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찾는 곳, 전문대학이 올해에는 평균 경쟁률 2.9:1을 기록하면서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전문대학은 또한 군입대자를 제외한 취업대상자 중 80%가 취업함으로써 일반대학보다 거의 2배나 취업률이 높습니다. 이것은 과목수를 줄이면서 단기간 집중교육과 현장실습교육의 강도가 높고 산학연계체제로 취업이 보장되며 기업들이 전문대학 졸업생들의 높은 직업성취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론을 겸한 이들의 기술은 앞으로 우리의 상품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구두를 깃고 안경을 만드는가 하면 전문대학에서 만화를 그리기도 합니다. 공주전문대학에 올해 처음으로 개설된 만화예술학과는 만화의 학문화와 예술화를 추구하고 질 높은 일반만화가와 출판예술가, 만화영화제작자를 양성할 목표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 대학의 전 과정을 마치면 중등학교 미술 실기교사 자격증을 딸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1995년까지 전체 수험생의 21%가량을 전문대학에 수용해서 주로 4년제 대학에 편중된 고등교육수요를 분산시키도록 할 계획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정감과 애환이 깃들여 있는 토착견인 삽사리는 우리의 귀중한 유산이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귀신 쫓는 개라고 했으며 한 번 정을 주면 주인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 때문에 다 자란 후에는 다른 사람이 좀처럼 길들이기 어려운 삽살개는 경주지방을 중심으로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산간벽지에 몇십 마리가 있을 뿐입니다. 황색, 황회색의 황삽사리는 황금색을 띄고 있습니다. 달빛에서 보면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청삽사리, 독특한 형태나 성품의 특질을 지니고 있는 우리의 귀중한 토착견이 삽사리입니다. 1970년대 경북대학교 탁영진 교수 등에 의해서 멸종 직전에 다시 맥을 잇게 된 것입니다.
충청남도 청양 땅을 처음 찾는 사람은 색다른 안내문을 받게 됩니다. 내용인즉슨 옛 조상들의 마을 자치규약인 향약이 다시 등장해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향약은 15세기 후반 조선조 성종 때 정극인이 제정·보급한 것을 퇴계, 율곡 등 학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주민의 교화와 협동정신의 생활화 등에 크게 이바지한 자치규약입니다. 청양군은 지역 내 젊은이들에게 도덕성을 높여주기 위해서 옛 향약의 기본강령인 착한 일은 서로 권하고 잘못은 서로 바로잡으며 예절은 서로 나누고 어려운 일은 서로 돕는다는 덕목을 바탕으로 현대 감각에 맞는 실천 요목 27개를 기록한 향약 준칙을 만들어서 지난해 7월부터 군내 179개 전 마을에 이를 보급해 왔습니다. 효행의 집을 선발해 표창도 하는 등 마을의 모습은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과음이나 도박, 소란스러운 싸움이 없어지고 서로 돕는 풍토가 정착되면서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의 회갑잔치를 차려드리는 등 흐뭇한 일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향약은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인데다가 운영방식 또한 민주적이어서 향약이 보급된 이후 이 고을에는 훈훈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어른이나 청소년들의 몸가짐이 반듯합니다.
1980년대 이후 해외여행이 쉬워지고 국민 생활이 향상됨에 따라 외국으로 여행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출국할 때는 가벼운 차림인데 돌아올 때는 대조적입니다. 외국에서 물건을 많이 사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부끄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