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기관 및 지방 행정시설편

군산부청

조선총독부는 지방행정조직을 1910년, 1914년, 1930년 세 차례 개편하였다. 먼저, 강점 직후인 1910년 10월 1일, 이전의 1수부 13도제가 폐지되고, 도(道), 부(府)·군(郡), 면(面)의 체계로 개편되었다. 이 때 부와 군은 지방행정단위로서의 수준은 같았으나, 일본인 거류민단이 있거나 일본인 거주자가 많은 지역이 부로 지정되었다. 1910년 12개 부가 지정되었으며, 일제강점기 동안 10개의 부가 추가되어 1944년 흥남부의 지정을 마지막으로 22개 부가 운영되었다. 이러한 행정제도의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새로운 부청사가 다수 필요하게 되었으나, 일제강점 초기에는 대부분 기존 건물을 청사로 전용하여 운영을 시작하였다. 이들 대부분은 그 이전까지 일본거류민의 행정사무를 맡아보던 통감부 산하의 이사청 건물이었다. 이후, 1920년대 후반부터 장소의 협소나 기존 건물의 낙후, 도시화의 진전 등의 이유로 점차 새로운 부청사의 건축이 진행되었다.

이중, 군산부청은 1910년 10월 1일 칙령 제7호로 지정된 12부(府) 중 하나로 신설된 군산부의 행정구역을 담당하던 지방관서이다. 신설 당시에는 기존의 군산이사청(理事廳) 건물을 전용하여 사용하였으나, 이후 1928년 군산 중심지인 군산소학교(群山小學校) 인근으로 이전하여 신축하게 되었는데, 1928년 7월에 기공하여 1928년 10월에 준공되었다. 해방 후 군산부는 군산시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1928년 군산부청 증축에 관련된 도면 3매와 1928년의 신축 청사에 관련된 도면 13매 등 16매가 소장되어 있다.

군산부청 관련 정보안내
명칭 연도 도면수
군산부청 1910-1928 (기존) 3
1928-1945 (신축) 13

가장 이른 시기의 군산부청의 모습은 [도판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좌우로 긴 장방형의 부지의 남서쪽 중앙에 주출입구가 배치되어 있다. 부지 중앙에 건물의 좌우가 정면으로 조금 돌출된 청사가 있으며 그 뒤로 부속 건물이 복도로 연결되어 있고, 그 뒤로는 창고가 배치되었다. [도판1]은 기존 청사의 사무실을 동남쪽으로 증축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청사 동쪽의 기존 건물을 동쪽으로 이축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무실을 짓고 기존 청사와 복도로 연결하는 계획을 보여준다. 기존 청사는 통감부 시기 군산 이사청으로 신축된 것으로 2층 벽돌조 건물이었다.( [도판2] 참조) 기존 건물이 벽돌조이었음에도 새로이 증축하는 사무실은 목조 단층 건물에 트러스를 사용한 경사지붕으로 계획되었는데, 이는 1910년 강점 직후 조선총독부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신축된 사무실은 앞뒤로 긴 장방형 평면으로 전면에 창구 영역을 두었다. 창구 영역의 출입구는 기존 청사와 연결된 복도로 통해있어 민원인은 청사를 통하거나 복도에 설치된 문으로 출입하도록 계획되었다. 사무실 영역은 별도 구획 없이 하나의 공간으로 계획되었으며 출입구는 민원창구와 사무실 후면에 위치하였다. 건물의 외부는 영국식 비늘판벽으로 마감되었으며, 창문은 세로로 길게 계획하여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상단에는 고정된 광창을 두고 하단에는 위아래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을 설치하였다. 사무실의 바닥은 창구 영역의 바닥보다 높게 계획되었는데 이는 서있는 민원인과 앉아서 응대하는 사무원의 높이차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 [도판2] 참조)

1928년 군산부청은 부지를 이전하여 신축하게 되었다. 군산항 수축(修築) 계획에 따라 군산부청 뒤의 산을 매립용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부지를 이전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1928년에 신청사의 신축공사가 시작되어 같은 해 11월 3일에 군산부 명치정(明治町)의 소학교 부근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도판3]은 신축이전을 위한 군산부청의 배치도이다. 청사가 이전한 곳은 각 필지가 격자로 구획된 지역으로 소학교(小學校) 서쪽의 남북으로 긴 필지에 계획되었다. 부지는 전면으로 가장 넓은 도로와 면하고 있다. 청사 건물은 부지의 남쪽도로에 면하여 배치되었고, 부지의 남쪽과 서쪽을 따라 ‘ㄴ’자 평면으로 계획되었다. 청사의 자세한 모습은 [도판4][도판5]에서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은 철근콘크리트 혼용 벽돌조로 계획되었으며, 2층 평지붕 건물로 계획되었다. 2층의 바닥과 천정 슬래브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계획되었는데, 대회의실의 천정은 트러스로 구조되었다. 이러한 트러스의 부분적 사용은 가운데 기둥이 없는 대형 공간으로 계획되어야 하는 대회의실을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가중된 천정 구조의 역학적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건물의 평면을 보면, 전면 중앙에 주 현관이 위치하고 있으며, 건물의 전면에 각 실이 배치되고, 후면에 복도가 지나는 편복도 형식이다. 중앙의 현관을 들어서면 홀을 지나 복도에 연결되며 그 뒤로 2층과 연결되는 계단실이 위치하고 있다. 홀의 오른쪽으로 서무계(庶務係) 사무실이 있으며 이어서 재무계(財務係)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다. 서무계 사무실의 복도 쪽으로는 민원창구가 개설되어 있다. 현관홀의 왼쪽으로는 남쪽으로 실이 좀 더 확장된 부윤실(府尹室)이 위치하였고, 그 왼쪽으로는 복도를 따라 창구가 개설되어 있는 내무계(內務係)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다. 복도는 내무계 사무실을 따라 이어져 외부로 통하는 출입구에서 끝난다. 그 북쪽으로 독립된 출입구와 계단실이 배치되어 2층의 대회의실로 바로 출입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2층에는 대회의실과 부속실, 귀빈실, 의원대기실(議員扣室), 회의실이 연이어 배치되었는데, 귀빈실에는 돌출된 부윤실 상부와 현관 포치 상부를 이용한 발코니를 두어 외부로 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 건물 외벽은 벽돌을 노출하여 마감하였는데 정면의 중앙현관과 현관 상부의 귀빈실 출입문, 부윤실과 공회당 전면, 측면의 대회의실 출입문과 계단실 등 부분적으로는 다양한 형태로 벽돌을 쌓아 치장 마감하였다. 외부인의 출입이 잦은 곳과 주요 실의 외관을 강조한 입면 계획은 같은 형태의 창문을 반복적으로 설치하는 등 단순하게 계획된 입면에 변화를 주어 부청으로서의 면모를 나타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도판]

  • 도판1. 군산부청증축공사배치도/12, 1910-27년 추정 (Q12500010) 상세보기
  • 도판2. 군산부청사층축공사설계도/13, 1910-27년 추정 (Q12500011) 상세보기
  • 도판3. 군산부청사신축공사배치도/12, 1928 (Q0490013) 상세보기
  • 도판4. 군산부청사신축공사설계도/정면평면도/1, 1928 (Q04900008) 상세보기
  • 도판5. 군산부청사신축공사설계도/공회당트러스상세/9, 1928 (Q04900005) 상세보기
  • 도판6. 군산부청사신축공사설계도/정면현관회상세/5, 1928 (Q04900002)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