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기관 및 지방 행정시설편

신의주부청

조선총독부는 지방행정조직을 1910년, 1914년, 1930년 세 차례 개편하였다. 먼저, 강점 직후인 1910년 10월 1일, 이전의 1수부 13도제가 폐지되고, 도(道), 부(府)·군(郡), 면(面)의 체계로 개편되었다. 이 때 부와 군은 지방행정단위로서의 수준은 같았으나, 일본인 거류민단이 있거나 일본인 거주자가 많은 지역이 부로 지정되었다. 1910년 12개 부가 지정되었으며, 일제강점기 동안 10개의 부가 추가되어 1944년 흥남부의 지정을 마지막으로 22개 부가 운영되었다. 이러한 행정제도의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새로운 부청사가 다수 필요하게 되었으나, 일제강점 초기에는 대부분 기존 건물을 청사로 전용하여 운영을 시작하였다. 이들 대부분은 그 이전까지 일본거류민의 행정사무를 맡아보던 통감부 산하의 이사청 건물이었다. 이후, 1920년대 후반부터 장소의 협소나 기존 건물의 낙후, 도시화의 진전 등의 이유로 점차 새로운 부청사의 건축이 진행되었다.

1910년 평안북도에서는 의주(義州)가 부(府)로 지정되었지만 1914년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의주부(義州府)가 폐지되었고 신의주부(新義州府)가 신설되었다. 신의주부청은 기존 통감부 산하의 이사청(理事廳) 건물을 전용(轉用)하여 운영되었고, 이후 몇 번의 증개축 계획이 진행되었는데, 1915년 청사 증축 계획은 국가기록원 소장 도면을 통하여 확인 가능하며, 1925년 개축확장의 사실은 매일신보와 「朝鮮と建築」을 통하여 확인 가능하다. 당시의 증개축은 신의주가 개항장이자 신흥 도시로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구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자연히 부청의 업무량이 늘면서 업무를 처리할 공간이 끊임없이 필요하게 된 연유라고 설명되고 있다. 실제로 1914년 신의주의 인구는 5,709명이었으나 1020년 13,798명으로 241.7%가 증가하였다. 이후 1931년 신의주부청은 새로운 부지에 이전 신축되었으며, 1932년 낙성식(落成式)이 거행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신의주부청의 신축 및 운영 상황과 관련된 도면 15매가 소장되어 있는데, 기존 이사청을 증축하기 위한 도면이 3매, 1932년 완공된 새로운 신의주부청에 관한 도면이 12매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의주부청 관련 정보안내
명칭 연도 도면수
신의주부청 1914-1931 (기존) 3
1932-1945 (신축) 12

신의주부청은 기존의 이사청사를 사용하다 1915년부터 건물을 증축하기 시작하였다. 구신의주부청(舊新義州府廳)에 관련된 도면은 확인되지 않지만, 증축한 건물의 평면도를 [도판1]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면에서는 재래(在來)의 건물 측면에 증축한 단층의 양식목조(洋式木造) 건물이 사무실로 사용될 계획임을 확인할 수 있다. 장방형의 평면은 사무실과 민원대기실(人民扣所)로 계획되었고 기존 건물의 반대편에 작게 돌출된 포치(porch)를 만들어 현관을 내었다. 이 현관은 증축된 건물의 전면에 계획된 민원대기실과 연결되었고, 현관 반대편의 복도를 통하여 기존의 건물로도 연결되었다. 민원대기실과 사무실은 민원 창구로 나뉘어져 있으나 상호간의 출입은 불가하였는데, 이렇듯 일반인이 출입하는 전면의 민원실과 내부 사무실의 동선을 분리한 점이 특징적이다. 입면은 영국식 비늘판벽을 기본으로 하나 창문 위 부분은 별도의 재료를 사용하여 단조로움을 탈피하였다. 지붕은 쌍대공 트러스로 계획되었으나, 현관 등 일부에는 일본식 지붕구조가 사용되었음을 [도판2]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신축한 신의주부청사는 신의주 상반정 4정목(新義州 常盤町 4丁目)에 공사비 40,500엔(円)으로 건립되었는데, 설계자는 조선총독부 관방회계과, 공사감독은 평안북도 내무부 회계과이며 정건평(廷建坪) 906.355㎡인 철근 도이치(deutsch) 벽돌2층 건물이었다. 1931년에 작성된 [도판3]에서 청사부지 내에 들어선 건물의 전체적인 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신축 청사는 부지의 중심에 남동쪽을 향하여 배치되었다. 청사의 북쪽에는 부윤관사(府尹官舍), 동·서쪽에는 부관사(府官舍)가 배치되었다. 서쪽 부관사 토류책(土留柵) 밖으로 재래 창고, 부청의 남서쪽으로 봉안고(奉安庫)가 놓여 있다.

청사의 전체적인 평면계획은 [도판4][도판5]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의주부청증개축공사설계도(新義州府廳增改築工事設計圖)’란 제목의 이 도면들은 1931년에 작성된 것으로 청사의 전반적인 개황을 보여준다. 당시 계획된 청사의 전면 길이는 40m, 전후의 부속공간을 제외한 본체(本體)의 단면 길이는 9m였다. 청사는 좌우로 긴 일자형 건물과 중앙의 전·후면에 덧붙여진 부속공간으로 나뉜다. 청사 전면에 중앙 현관과 이어지는 쿠루마요세(車寄, 차량탑승장)와 계단, 슬로프(スロープ)가 돌출되어 있고, 현관으로 진입하여 홀(廣間)을 지나면 건물의 후면에 계단실, 세면소와 변소로 구성된 부속공간이 덧붙여져 있다. 건물이 철근콘크리트 혼용 벽돌조로 계획됨에 따라 청사의 내부에는 대형 무주(無柱) 공간이 계획될 수 있었는데, 건물 1층의 좌우에는 재무실과 내무·서무실이 넓게 배치되었고, 2층의 중앙에는 부윤응접실과 부윤실이, 좌우에는 회의실과 토목계실이 계획되었다. 회의실의 입구 쪽으로는 무대(ステージ)와 부채꼴의 탁자가 놓여 있어 일반적인 회의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후면 부속실 부분에는 지하층이 계획되어 난방을 위한 증기실과 석탄실이 계획되었으며, 중앙 홀에서 연결된 계단은 옥상까지 이어져 옥상으로 출입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한편, 포치와 계단의 공간을 구분하는 세로 구조물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세로입면패턴은 가로로 긴 건물에 수직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입면 요소가 된다. 건물에는 각 실마다 전등과 반간접조명이 설치되어 있으며 저압증기난방방식을 채용하였다.( [도판6] 참조) [도판7]은 청사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면도로, 내외의 벽돌벽체와 철근콘크리트조 슬라브 및 보가 확인된다. 옥상 바닥은 평지붕 방식임에도 경사가 없이 계획되어 있으며, 모르타르로 방수층을 시설하였음이 기재되어 있다.

또, 본 청사 외에 사무실이 추가로 계획되었음을 [도판8]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별동은 청사의 왼쪽에 계획되었는데, 1층에는 수도계, 토목계 사무실이, 2층에는 대형 회의실이 계획되었다. 2층으로의 계단과 변소 등의 부속실은 건물 후면에 배치되었다.

[참고도판]

  • 도판1. 신의주부청사증축공사설계도/8, 1915 (Q12200010) 상세보기
  • 도판2. 신의주부청사증축공사상세도/9, 1915 (Q12200011) 상세보기
  • 도판3. 신의주부청증개축공사배치도/1, 1931 (Q015200005) 상세보기
  • 도판4. 신의주부청증개축공사설계도/배면좌측면건도급지형복기타도/3, 1931 (Q015200008) 상세보기
  • 도판5. 신의주부청증개축공사설계도/정면급측면건도각계평면도/2, 1931 (Q015200009) 상세보기
  • 도판6. 신의주부청사증기난방장치공사설계도/일이계평면도/11, 1932 (Q016500002) 상세보기
  • 도판7. 신의주부청증개축공사설계도/현관야간비상세급기타상세도/5, 1931 (Q15200007) 상세보기
  • 도판8. 신의주부청사회의실증기난방장치공사설계도/각계평면도/12, 1932 (Q016500001)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