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기관 및 지방 행정시설편

충청남도청

1896년 갑오개혁으로 조선의 8개 도(道)가 13개로 재편되었는데, 이때 충청도는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로 분리되었다. 오늘날 도지사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도의 최고행정관은 관찰사(觀察使)였으며, 업무를 주관하던 관청을 감영(監營)이라 하였다. 이후 1910년 일제강점으로 감영은 도청(道廳)으로, 관찰사는 도장관(道長官)으로 개편되었다.

처음의 충청남도청은 충청감영이 있었던 공주에 위치하였다. 공주에 있었던 충청남도청의 위치는 충청감영이 있던 지금의 공주사대부고 자리(공주시 봉황로 75)였으며, 충청감영 건물을 전용하여 사용하였다. 하지만 충청남도청의 이전 문제는 1910년부터 논의되었으며, 1930년대 초까지 종종 제기되었다. 철도의 건설 속에서 대전, 조치원 등의 신흥도시들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공주에서는 도청사의 개축을 원하였으나, 결국 1932년 대전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충청남도청의 이전 후 공주의 청사는 공주공립고등여학교로 바뀌어 사용되었다.

1932년 대전에 지어진 충청남도청 청사(현 대전광역시 중구 선화동)는 2012년 12월까지 약 80여 년간 도청사로 사용되었다.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근대건축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등록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되었다.

대전에 새로 지어진 신청사의 상량식은 1931년 12월 12일에 있었으며, 이듬해 9월 10일에 준공되었다. 충청남도청은 10월 1일 신청사의 개청식을 갖고, 3일부터 사무를 시작하였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충청남도청과 관련된 도면 92매가 소장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충청남도청 관련정보안내
명칭 연도 도면수
충청남도청 1910-1932 (기존) 10
1932-1945 (신축) 82

국가기록원의 소장 도면 95매 중 10매의 도면은 공주에 있었던 충청남도청과 관련된 증축공사 도면이다. 이 도면들에서는 충청감영을 도청사로 전용하던 상황을 일부 확인할 수 있으며, 도청으로의 전용 후에도 시설의 확충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전의 충청남도청 신청사와 관련된 나머지 85매의 도면들에는 대부분 생산연도가 기록되어 있어 신청사의 계획이 구체화된 1931-32년에 작성된 계획도임을 알 수 있다. 도면의 내용은 기본적인 평면, 입면, 단면 계획에서부터 주요 실의 실내장식과 가구계획, 전기배선, 정화조, 기계실 등의 설비계획을 나타낸 상세도까지 다양하다.

공주의 충청남도청 도면 중 [도판1]은 도청사로 전용되고 있던 충청감영의 선화당(宣化堂)과 부속건물을 증개축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왼쪽의 평면도(在來平面)는 원기둥의 간살이로 볼 때 정면 8칸의 ㄴ자형 건물이고, 충청감영의 중심건물이었던 선화당으로 추정된다. 충청남도청 청사로 사용되면서는 전체 공간이 증축되고, 건물의 앞과 뒤에 동선의 연결을 위한 툇마루를 깔았으며, 각종 사무실을 수용하기 위해 내부가 재구획되었다. 중앙을 현관처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무공간은 왼쪽에서부터 회계계, 지방계, 권업계, 세무계, 재무계 등이 배치되었다. 건물의 왼편에 별동으로 본청의 전면 마루와 연결된 건물은 사무공간과 변소시설로 보이지만, 정확한 실의 용도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장관실과 부장실 등은 사무공간의 뒤편에 위치하며, 장관실은 관사와 복도로 연결되었다. 건물의 오른쪽 부분은 탕비실, 숙직실, 소사실 등의 공간으로 사용되었고, 건물 뒤편에 별동으로 참여관실(參與官室)과 숙직실을 짓고 복도로 연결하였다. 별동과 연결되는 본청 뒤편의 툇마루는 오른쪽으로는 경무부(警務府) 청사와도 연결되었다.

수선평면(模樣替平面)인 오른쪽 도면에서 보이는 청사 증개축 공사의 내용은 건물의 전면 퇴칸과 측면 한칸을 복도로 변경하고, 잘게 나누어져 있던 사무공간을 통합하여 내무부와 재부무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몇 개의 기둥들이 제거되었는데, 공간 활용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건물의 뒤쪽에는 각 부장실들이 배치되었고, 숙직실과 참여관실이 있던 뒤편의 작은 별동은 확장되어 재무부장실과 참여관실로 재편되었다.

선화당을 전용한 본청 건물이 내무부와 재무부 위주로 사용되면서 회계계와 서무계는 본청 왼편에 새로 지어지는 사무동에 계획되었으며, 장관실도 이 건물로 이전하였음을 [도판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건물은 누름대 비늘판벽으로 마감된 단층 양식목조 건물이다. 회계실 앞에 중앙현관이 있으며, 오른편의 출입구는 본청의 마루높이와 맞추어 높게 계획한 것이 특징적이다. [도판3]에 ‘관방(官方)’으로 표시되어 있는 건물이 본청 왼편에 신축된 사무동인데, [도판3]에서는 이 건물 왼편에 추가로 회계실과 변소를 수용하는 단층 양식목조 건물을 계획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도판4]에서는 사무동 증축 다음의 증축공사의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이 건물의 오른편에 있던 장관실을 확장하고, 변소를 외부에 새로 지으면서 회계실에 있던 변소를 없애고 회계실의 사무공간으로 사용하였다. 새로 설치된 복도는 토목계실로 쓰이는 뒤편의 ㄷ자 건물로 연결되었다. 이공사의 상세한 내용은 [도판5], [도판6]에 기재되어 있다.

대전의 충청남도청 청사는 조선총독부 건축과의 이와스키 센지(岩槻善之)와 사사 게이이치(笹慶一)가 설계하였으며, 1931년 6월 15일에 착공하여 14개월 만에 완공되었다. 시공은 대전의 건축업자였던 스즈키 겐지로(須須木權次郞)의 스즈키구미(須須木組)가 맡았다. 도청 부지 6천 평은 공부의 갑부로 유명한 김갑순이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충청남도청의 전체적인 배치는 [도판7]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군청 앞의 도로를 확장하여 도청사 부지까지 연결하였고, 그 끝에 사다리꼴의 도청사 부지가 위치하고 있으며, 청사는 부지의 왼편에 위치하여 동북향하고 있다. [도판8]의 배치도에서 청사 오른편의 빈 공간에는 자동차차고, 숙사, 차고 뿐 아니라 순사교습소가 설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청사의 평면형은 중심 현관과 계단실이 강조된 ㄷ자 형으로, 오른편 날개 부분에 대회의실이 설치되어 비대칭형으로 계획되었다. [도판9]를 통해 청사의 대지면적이 총 6,000평이고, 오른편에 도로를 사이에 두고 관사부지 1,260평이 마련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10]에는 충청남도청의 정면과 배면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철근콘크리트 혼용 벽돌조로 지어진 충청남도청 청사의 정면 계획은 평지붕으로 수평성이 강조되고 장식이 배제되어 단정한 느낌을 준다. 사각형의 창 아래에는 발코니를 두고, 문양으로 장식하였다. 건물의 중앙부는 주변보다 조금 더 높이고, 부분적으로 장식을 하여 강조하였다. 중앙부분의 1층에는 차량출입구인 쿠루마요세(車寄)와 현관문이 있고, 2층 정면의 유리창은 상부를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하였다. 배면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중앙 계단실부분의 창이 장식창으로 되어 있다. [도판11]에서 중앙 현관부분의 상세를 확인할 수 있다. 1층의 현관문과 천장의 몰딩은 석고조각으로 장식하고, 벽 아래 부분에는 대리석판을 대었다. 2층의 중앙부는 지사실(知事室, 도지사의 집무실)로 사용되었는데, 이 곳의 내부 역시 대리석과 나무조각 몰딩 등으로 장식되었다. [도판12][도판13]에서는 중앙홀과 계단의 상세 계획을 확인할 수 있는데, 중앙계단과 난간은 인조석 물갈기로 마감되었다.

중앙 현관 이외에 건물의 측면에도 출입구가 설치되었다. 청사의 측면 계획도인 [도판14]에는 양 날개 부분에 각각 하나씩 계단실이 있는 출입구가 계획되어 있고 이 부분만 3층으로 계획되어 있다. 계단실 상세도인 [도판15]를 보면 출입구 바로 뒤쪽에서 2층에 올라가는 계단이 시작되며, 옥상층까지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계단참 부분에는 발코니가 있는 창을 두었다. 나아가, [도판10]의 배면도와 [도판16]에서의 중정을 향한 입면 계획도에서 각 면의 1층에 하나씩 총 3개의 출입구가 중정 방향으로 계획되었음을 알 수 있다.

1층 평면도인 [도판17]을 보면, 내부에는 중앙 현관을 중심으로 안쪽에 편복도가 있고, 복도를 따라 사무공간이 배열되고 있다. 변소, 부출입구, 계단실이 있는 코어 부분이 날개부분의 중앙 부근에 위치한다. 복도 맨 끝에는 출입구 및 지하 보일러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설치되었다. 중앙 계단의 양 옆과 뒤편에는 숙직실, 탕비실 등의 공간이 배치되었다. 현관의 바로 오른쪽에는 방문자를 위한 접수대(受付)가 계획되었다. 중앙계단을 중심으로 오른쪽 복도를 따라 도서실, 회계과, 금권실(金券室), 상인대기실(商人溜), 토목과 등이 배치되었다. 가장 안쪽에는 변소, 식당, 소회의실 등이 배치되었다. 상인대기실과 회의실 가까이에는 보조출입구가 마련되었다.

1층이 사무공간 위주로 계획되었다면, 2층은 집무실과 응접실이 가장 중심에 배치되었다. 중앙계단에 연결된 큰 홀의 좌우에 응접실이 있으며, 정면쪽에는 지사실을 중심으로 지사 응접실과 관방이 배치되었다. 1층과 마찬가지로 편복도를 통해 사무실이 배치되었는데, 중앙에 가까운 쪽부터 참여관실, 경찰부장실, 내무부장실, 재무부장실 등이 배치되었고, 그 다음에 고등경찰과, 보안과, 경무과, 감식자료격납실, 지방과, 학무과, 세무과, 이재과 등의 사무실이 배치되었다. 오른쪽 날개의 끝에는 대회의실이 계획되었고, 왼쪽 날개의 끝에는 회의실과 식당이 계획되었다. [도판19]에는 2층 대회의실 실내계획 및 단상계획이 기재되어 있으며, [도판20]에서는 2층 식당의 실내장식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21]의 커튼 장식에서 알 수 있듯이 지사실과 각 응접실, 2층 식당과 회의실 등은 사무공간으로 쓰이던 다른 공간에 비해 화려하게 계획되었다.

[참고도판]

  • 도판1. 충청남도청사모양체수선공사설계도, 1910-32년 추정 (Q02500001) 상세보기
  • 도판2. 충청남도청사증축기타공사설계도, 1910-32년 추정 (Q02500003) 상세보기
  • 도판3. 충청남도청청사증축설계도, 1910-32년 추정 (Q02500004) 상세보기
  • 도판4. 충청남도청사증축부지지적기타공사설계도/1, 1910-32년 추정 (Q14900041) 상세보기
  • 도판5. 충청남도청사기타증축공사설계도, 1910-32년 추정 (Q02500002) 상세보기
  • 도판6. 충청남도청사기타증축공사설계도/10/4, 1910-1932년 추정 (Q14900044) 상세보기
  • 도판7.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배치도/1, 1931 (Q14900026) 상세보기
  • 도판8. 충청남도청사구내배전선로도, 1932년 추정 (Q02900018) 상세보기
  • 도판9. 충청남도청청사신축부지설계평면도/평면도/1, 1931 (Q14900057) 상세보기
  • 도판10.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정면급배면도/4, 1931 (Q14900017) 상세보기
  • 도판11.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현관내부급지사실상세도/15, 1931 (Q14900036) 상세보기
  • 도판12.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중앙광간상세/17, 1931 (Q14900034) 상세보기
  • 도판13.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중앙계단회상세도/18, 1931 (Q14900019) 상세보기
  • 도판14.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좌우평면도/5, 1931 (Q14900035) 상세보기
  • 도판15.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양측계단상세도/20, 1931 (Q14900001) 상세보기
  • 도판16.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각부좌우측면도/6, 1931 (Q14900016) 상세보기
  • 도판17.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각부평면도/2, 1931 (Q16200001) 상세보기
  • 도판18.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이계평면도/3, 1931 (Q14900021) 상세보기
  • 도판19.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대회의실상세도/21, 1931 (Q14900038) 상세보기
  • 도판20. 충청남도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이계식당상세도/24, 1915년 추정 (Q14900014) 상세보기
  • 도판21. 충청남도청청사창괘급부물신설공사설계도/평면기타도/번외16, 1932 (Q02900037)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