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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설 도면의 현황과 분석

2010년 말 현재 국가기록원에 소장되어 있는 통감부 설치기(1906-1910)와 일제강점기(1910-1945)에 작성된 건축도면 중 의료시설에 관련된 도면은 모두 2,647매이다. 의료시설 관련도면의 특징은 1910년 이전과 1910년대의 도면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으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일제강점 초기의 근대 건축물 계획상을 보여준다. 각 시설별로 소장 현황을 분류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 국가기록원 소장 건축도면의 의료시설별 현황
시설유형 관립병원 도부립병원 학교부속병원 사립병원
시설 28개 8개 2개 3개
도면 1,164매 59매 631매 333매
시설유형 요양소 기타 기타(해방후) 미상
시설 3개 43매 110매 26매
도면 281매

도면들은 보수와 복원 작업을 거친 이후 정밀 스캔되었으며, 도면에 기재된 내용은 주요 범주에 따라 목록화하였다. 각 도면들의 내용을 목록화하는 범주로는 [원본폴더번호], [원본도면번호], [도면고유번호], [주제], [시설유형], [시설명], [개별건물명], [공사유형], [지역], [생산연도], [기록물유형], [출처], [도면내용], [도면명], [필기구], [도면재질], [기타] 등이 설정되었다.

의료시설은 기본적으로 설립 및 계획 주체에 따라 1차 분류를 하였다. 관영으로 운영되었고 일반병원이었던 ‘대한의원 및 총독부의원’과 ‘자혜의원’은 [관립병원]으로, 그 외 각 도나 부에서 운영하였던 병원은 [도부립병원]으로, 각종 의학교에 부속되어 있던 병원은 [학교부속병원]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적십자사조선본부에 관련된 병원의 도면은 [사립병원]으로 분류하였다. 설립주체와 무관하게 일반진료가 아닌 요양진료의 목적으로 건립된 [요양소]는 별도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분류체계 속에서 ‘총독부의원’과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은 승계된 시설이지만, 별도로 다루게 되었다.

도면 작성연도 기재 비율

대상 도면 2,647매 중 도면의 구체적인 작성연도가 기재되어 있는 도면은 1,043매로 전체의 39.4%에 해당한다. 작성연도는 분류표가 작성되어 있는 도면에는 분류표 내에 작성연도가 ‘대정(大正) O년’ 또는 ‘소화(昭和) O년’ 등의 방식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분류표가 없더라도 도면의 여백에 수기로 도면의 작성연도가 기록되어 있는 도면들도 있다.

나머지 1,604매의 도면에는 작성연도가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도면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하여 해당 작성연도를 추정하였다. 같은 시설 내에 작성연도가 기재된 동일한 공사 명칭의 도면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연도를 추정하였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해당 시설의 연혁과 관련 자료를 참조하여 연도 추정 작업을 수행하였다. 작성연도의 추정은 관련 자료와 연혁에 따라, 최대한 좁은 범위에서 추정하도록 노력하였으며, 구체적인 추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10년이나 20년 단위에서 추정하였다.

의료시설의 경우, 1910년을 기점으로 10년을 단위로 도면의 현황을 파악해 보았으며, 각 시기별 연도 기재 도면과 연도 추정 도면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의료시설 작성연도 기재비율

<그림1> 의료시설 작성연도 기재비율

도면은 각 시기별로 분포되어 있으며, 1920년대와 1930년대의 도면이 각각 전체의 34.5%와 28.3%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다른 시설과 달리, 1910년대 이전의 도면도 전체의 4.3%(114매)로 상당수가 소장되어 있는데, 이 중 대다수인 109매는 대한의원과 그 후신인 총독부의원에 관련된 도면이며, 나머지 5매는 1909년에 설립된 공주와 청주자혜의원에 관련된 도면이다. 마찬가지로 1941~1945년 도면의 대부분인 208매는 일본적십자사조선본부 병원과 청진병원에 관련된 도면들로, 시기별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작성연도 기재비율을 살펴보면, 1910년대까지는 작성연도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도면이 대다수이나, 1920년대의 도면들은 유일하게 작성연도가 기재된 도면이 더 높은 비율(53.5%)을 보이고 있다. 특히, 1910년대 이전의 도면과 1941~1945년의 도면들 대부분에 작성연도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기재비율 각 0%, 1.7%)은 도면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힘들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부시설별 도면 현황

세부시설별로 도면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소장된 도면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관립병원] 즉, 대한의원 및 총독부의원과 각 자혜의원의 도면으로, 전체 2,647매의 44%인 1,164매가 소장되어 있다. 다만, 이들 도면은 1920년대까지의 것만이 남아 있는데, 이는 각 자혜의원들이 「조선도립의원관제(朝鮮道立醫院官制)」에 의해 도립의원으로 개편되고, 1925년 총독부의원이 1928년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으로 개편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다수의 도면이 남아 있는 세부시설은 [학교부속병원]이다. 전체 2,647매의 23.8%에 달하는 631매의 도면이 남아 있는데, 이 중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에 관련된 도면은 363매로 단일시설로는 가장 많은 수의 도면이 남아 있다.

시기별로 보면, 각 시설별 공사의 집중도가 도면의 수량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1910년대 이전의 도면은 모두 [관립병원]에 관련된 것이며, 1910년대에도 [관립병원]의 도면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1920년대에 작성된 도면들 중에서는 [관립병원]과 더불어 [학교부속병원]의 도면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1930년대와 1940년대의 것들 중에서는 [관립병원]의 도면이 없는 반면, [학교부속병원]과 [요양소], [사립병원]의 도면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관립병원인 자혜의원이 1920년대 초까지 집중적으로 건설된 점, 1920년대 이후 경성제국대학 의학부와 경성의학전문학교의 부속병원에 대한 신축과 개축이 활발하게 진행된 점, 1930년대 결핵환자를 위한 요양소가 건립되기 시작한 점 등의 시대적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다.

세부 시설별 도면 현황

<그림2> 세부 시설별 도면 현황

공사 유형별 도면 현황

의료시설에 관련된 도면, 2,647매에 대한 공사 유형별 현황을 보면, 다음의 그림과 같다. 공사 유형은 실제로 분류한 내용을 압축하여, 기존의 현상을 기록한 도면을 [기존건물],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작성된 도면을 [건물신축], 건물을 증축하거나 개축하기 위해 작성된 도면을 [건물증개축], 하수, 전기, 난방 등 설비에 관련된 도면을 [설비관련], 건물 내부의 각종 비품에 관련된 도면을 [비품관련]으로 묶어서 분석하였다.

전체 도면 중, [건물신축]에 관련된 도면이 1,570매로 전체의 59.3%를 차지하고 있다. 즉, 의료시설의 경우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는 공사가 가장 많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기존의 건물을 근대적 의료시설로 전용하기 어려웠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는 [설비관련] 도면이 641매로 전체의 24.2%에 해당하는 비율로 소장되어 있다. 다른 시설에 비해 의료시설 도면에서 설비관련 도면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의료시설을 건립함에 있어서 각종 설비에 대한 계획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건물증개축]에 대한 도면은 397매(15.0%)만이 남아 있다.

시기별로 보면, 모든 시기에 걸쳐 [건물신축]에 관련된 도면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만, 1946년 이후에만 [설비관련] 도면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데, 해방 이후 혼란상 속에서 설비의 수선에만이 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설비관련] 도면은 1910년대 이전부터 1930년대로 갈수록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즉, 뒷 시기로 갈수록, 의료행위가 전문화되면서 많은 설비가 필요하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공사유형별 도면 현황

<그림3> 공사유형별 도면 현황

지역별 도면 현황

의료시설 도면의 지역별 도면 현황을 보면, 서울에 가장 많은 도면이 집중되어 있으나, 전국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전체 2,647매의 도면 중 [서울] 지역의 시설에 대한 도면이 1,185매(44.8%)로 절반에 가까운 수량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학교부속병원 관련 도면이 서울 지역에서만 확인되기 때문으로, 의료시설을 비롯하여 의학교가 중앙집중화되어 있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외에 [함북] 지역, [부산울산경남] 지역, [인천] 지역에 많은 도면이 분포되어 있는데, 이 역시 요양소나 일본적십자사병원이 특정 지역에만 입지하였기 때문이다.

특이한 것은 현재 중국 길림성인 간도 지역의 시설에 대한 도면이 일부 소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간도자혜의원에 대한 24매의 도면이 소장되어 있는데, 이 시설은 당시 공식적으로 조선총독부의 관할 하에 있는 시설은 아니었다.

지역별 도면 현황

<그림4> 지역별 도면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