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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공 접근에 대한 사태분석(3차보고)
정무 보고서
보고번호 : 제71-423호, 1971.7.28.
보고관 : 오명호
제목 : 미국 중공 접근에 대한 사태분석(3차보고)
(중략)
3. 국제문제의 대내화
이제 두 개의 한국은 거부하기 힘든 국제무드로 되어 버렸고, 진일보해서 한반도의 통일문제는 강대국 간의 합의에 따라서 언제든지 거론될 수 있고 또 한국이나 북괴의 의사에 관련 없이 무책임한 해결책이 종용되기 쉬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남북 간에 치열한 평화선전공세가 재현될 수 있고 북괴는 사태의 추이를 보아서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고 말썽을 부리면서 적화계획에 따른 신축성 있는 도발을 해 올 것 같다.
북괴는 통일문제에 관한 한, 대내적 일치에 입각한 획일성과 신속한 대응체제를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는 북괴보다는 훨씬 국민적 합의를 얻기 힘들다는 체제상의 약점을 안고 있다.
우선 지식인, 언론인들은 미, 중공 해빙무드를 국가 간의 관계로 보기보다는 이데올로기의 해소과정으로 보려고 덤빌 것이기 때문에 남북한의 직접 대화로서 중립화통일론이 가능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식의 위험천만의 무드가 조성될 수 있고,
둘째로는 국내문제의 불만요인(부정부패, 빈부격차 등등)이 용공의 온상으로 강화될 가능성조차 내다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북괴는 적화통일계획에 있어서 국제 정세의 요인에도 작용을 받겠지만, 한국 내의 사태변동에 따라 그 도발을 신축성 있게 자행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예: 지난 5.25 선거 당시 허담 제의)
장차 열강 간의 무책임한 통일방안의 강요에 대해서는 다소의 견제능력을 가질 수 있으나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분열이나 혼란은 수습할 수 없이 불리한 한국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부각시켜 놓을 수 있다.
따라서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한 우리의 적응은 대외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국내문제화 되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