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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에서
태어난 역사

웹툰으로 보는 기록사랑 두번째 이야기

제목: 붓 끝에서 태어난 역사

글: 한지은

그림: 박영아

미래: 저 때 궁중에서는 똥을 매화라 했구나. 푸하핫!
미래: 도화서란 곳은 그림 그리는 일을 담당하던 곳이고. 어떻게 옛날 일을 이토록 자세하게 알 수가 있지?
민사관: 그건, 나 같은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이야.
미래: 헉! 누...누구세요?
민사관: (붓을 보이며)난 이것에 목숨을 걸었던 사람이지.

미래: 화가?
민사관: 사관이다.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
미래: 그런데, 붓에 왜 목숨을 걸어요?
민사관: 이해력 빵점에 상상력까지 부족한 아이로고. 따라오너라. 내가 조선시대 역사를 어떻게 기록했는지 설명해주마~

(조선시대로 이동)
쿵!
미래: 아고고...여기가 어디예요?
민사관: 태종 임금님의 방이다.
미래: 저 분이 태종 임금님?

사관 민인생이 들었습니다.
미래: 앗! 어...어? 사관님이다!
민사관: 내가 좀 엘리트 코스를 밟았었지. 흠~흠~
태종: 어찌하여 사관이 여기까지 들어왔는가?
민사관: 전하께서 이곳에서 나랏일을 보시니 그것을 기록함이 마땅하다 사료되옵니다.

태종: 허허~ 이곳은 내가 편히 쉬는 곳이니 그만두어라.
민사관: 이곳에서 대신들이 일을 아뢰니 기록해야지 않겠습니까?
태종: 밖에 있더라도 내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민사관: 신이 곧게 쓰지 않는다면 위에 하늘이 있사옵니다.

미래: 와~ 넘 멋져요! 임금님 앞에서 저리 당당하게~
민사관: 옳은 말을 했을 뿐이다.
미래: 근데, 임금님께서 왜 사관을 불편해 하시는 거죠?
민사관: 행동 하나까지 꼼꼼히 기록했기 때문이다. 저기를 보아라.

(태종 임금이 사냥을 하는 모습)
어어...
휘청!
앗!

신하: 전하! 전하!
태종: 이 일을 사관이 모르게 하라!
미래: 푸하하! 어지간히 무서우셨나봐~
민사관: 그렇지만 저 말씀까지 기록되고 말았지.
미래: 그런 것까지 적어야 했나요?
민사관: 역사는 엄정하게 기록해야만 하느니라.
미래: 임금님도 사람인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다니...
민사관: 임금님께서 바로 서셔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사관이 붓끝이 역사이고, 역사를 두려워 할 줄 아는 통치자가 바른 통치자니라.
그 유명한 폭군 연산군도 '내가 두려워하는 건 사관의 기록뿐이다.'라고 하셨지.
미래: 아! 드라마에서 봤어요.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역사를 지우고 고쳤다고...

미래: 그렇게 쓴 것을 고치려고 하고, 사관을 벌주려 하는 일도 있으면 어떻게 해요?
민사관: 원칙은 임금님께서 승하하신 후에야 실록을 쓸 수 있었고, 후계 임금님께서도 그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호기심에 보려고 하신 분도 계셨다.
미래: 앗, 저분은?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
세종: 나의 조부, 태조께서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심히 궁금하구나... 태조실록을 볼 수 있도록 나의 가까운 곳에 놔두어라.
사관: 태조실록은 비밀로 해야 할 일이 많사옵니다. 거두옵소서...
세종: 못 보게 할 심산이구나. 그렇다면... 그토록 중요한 책이 한 권만 있다는 것은 안 될 일이다.
한 권을 더 만들도록 하여라.
사관: 아직 실록을 편찬했던 당사자들이 살아있으니 어떻게든 이를 막아야 한다. 편찬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이 내용을 알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청하건데, 거두어 주옵소서.

세종: 임금인 나도 못본다고? 끄응~
미래: 아... 얼마나 궁금하셨으면~
민사관: 아무리 성군이시라도 실록을 보는 선례를 남기면, 훗날에 탈이 생길 거이라 판단한 게지.
우리 사관들은 붓에 목숨을 걸고, 있는 그대로를 기록했으며, 그것을 지키는 데에도 힘을 다했다.

미래: 앗! 또 태종 임금님이다!
민사관: 그래서 나도, 때론 무례한 행동을 하면서까지 기록에 충실했지.

(숨어서 태종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는 민사관)
미래: 하하, 저렇게까지...
태종: 저 발칙한 놈을 당장 귀양 보내라!
민사관: 마마~
미래: 어어... 안 되는데 이대로 보고만 계실 거예요?
민사관: 이미 다 지난 일이다. 나의 희생이 사관제도가 제대로 정착되는데 도움을 주어으니 한 점 후회도 없다. 나의 노년은 초라했으나, 내가 기록한 역사는 이리 생생하게 남아있지 않느냐.
민사관: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미래: 민 사관님은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민사관: 허허, 글쎄. 곧 만나게 될 게다.
미래: 어어~ 우아아~

(다시 현실로)
엄마: 윤미래! 빨리 안 일어나! 견학하는 날까지 지각할래?
미래: 앗, 맞다! 오늘 가는 곳이 국가기록원이라고 했지. 어제 그런 꿈을 꿔서 그런가...반갑네.

(기록원을 견학하며)
미래: 이 위를 밟고 지나가다니...묘한 기분이네.
안내원: 이쪽으로~ 조선시대 사관의 정신을 이어받은 국가기록원은, 사실 그대로의 기록을, 왜곡 없이 관리합니다. 그럼 다음 장소로~
미래: 민 사관님! 민 사관님, 그 곳에서도 기록하고 계시나요?
민사관: 흐믓~
친구들: 미래야~ 어, 알았어!
미래: 민 사관님...
미래: 어...? 어디가셨지? 사관님의 기록정신, 잊지 않을께요.
친구들: 뭐야? 뭔대 그래? 너 수상해~
미래: 아무것도 아냐. 얼릉 가자~!

국가기록원은 기록정신을 이어갑니다.
기록이 없이는 역사도 없습니다.
국가기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