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뿌리에 의한 번식법으로 오동나무를 심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오동나무의 대량 육묘와 집단재배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평소 오동나무에 깊은 관심을 가지셨던 박 대통령은 손수 씨앗을 채종, 농촌진흥청에 보내 씨로서 번식시킬 수 있는 새 방법을 개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농촌진흥청 원예시험장 연구진들의 부단한 노력은 드디어 결실을 맺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씨앗에 의한 오동나무의 대량 집단 양묘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오동나무는 10대 조림수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나무로 알려져 지금 전국 각지에서는 이에 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럼 이천 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의 실습을 통해서 오동나무의 새로운 육묘법과 새로운 재배법을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2월 중순 오동나무 재배를 위핸 첫 준비 작업으로 비닐하우스에 쓸 상토를 준비합니다. 상토는 오동나무 실생묘에 가장 문제가 되는 입고병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밭 흙을 쓰지 말고 30센티미터 이하의 논흙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반적으로 채소를 재배했던 밭 흙에는 입고 병균이 많음으로 산지의 석별의 흙을 상토로 쓰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에 볏짚을 완전히 썩힌 퇴비 또는 양송이 재배 후 남은 퇴비를 모래와 함께 섞어 놓고 소독을 합니다. 이때 섞는 비율은 논흙 3, 모래 1, 퇴비 1의 비율입니다. 10센티미터 정도 쌓아 올린 상토 위에 포르말린 원액을 30 내지 50배로 희석해 충분히 살포합니다. 같은 방법으로 소독을 끝낸 상토는 약 1주일 후 한 번 갈아엎은 뒤 20일 내지 30일 동안 약 기운을 휘발시켜 사용합니다. 상토 소독의 또 한 가지 방법으로 소토법을 소개합니다. 가로로 쪼갠 드럼통이나 철판 위에 상토를 펴 놓고 물을 뿌려 증기를 내가며 흙을 볶습니다. 이렇게 되풀이해 상토 전체가 섭씨 70도 정도 되면 약 15분간 더 처리해 끝냅니다. 이때 흙덩어리가 있으면 병원균이 잠재하게 되므로 잘게 부숴서 완전 소독을 해야 합니다.



소독이 완전히 끝난 상토는 비닐하우스 안으로 옮겨 파종상을 만듭니다. 파종상의 두께는 15센티미터가 적당하며 그 밑에 5센티미터 정도의 퇴비를 깔아주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퇴비는 물론 포르말린으로 소독한 것이라야 하지만 안전을 기하기 위해 살충제 벡타를 약간 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퇴비는 잘 밟아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지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수분 흡수를 쉽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표면은 나무판자로 가볍게 눌러 평면으로 만듭니다.



상토 준비 없이 밭에서 그대로 파종하는 법도 있습니다. 이때는 석회질소를 1할당 10킬로그램 정도를 전면 살포하고 잘 갈아엎은 다음 약 10일 후 토양 살충제를 골고루 살포한 후 다시 한 번 땅을 갈아엎습니다. 그 위에 메르크론 800배액을 전면 살포한 후 비닐 터널을 만들면 됩니다.



파종 후 파종상 위를 덮어줄 복토 재료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복토 재료로는 우리나라 산야에 흔히 있는 바이옷이란 이끼가 적당합니다. 햇빛에 말린 바이옷을 곱게 부순 다음 메르크론 800배액으로 소독하고 다시 한 번 건조시켜 보관해 둡니다.



파종시기를 보면 남부지방은 3월 하순에서 4월 상순, 중부지방은 4월 상순에서 4월 중순이 적당합니다. 씨앗은 메르크론 1,000배액에 약 10시간 정도 담가서 소독을 해야 하며 파종상도 하루 전에 메르크론 1,000배액을 상토 밑까지 흠뻑 젖도록 충분히 뿌려줍니다.



오동나무 씨앗은 대단히 미세하기 때문에 골고루 파종하기 위해서는 잔모래를 섞어 뿌려야 합니다. 여기에 풀잎 태운 재를 함께 섞어 뿌리면 더욱 좋습니다. 1리터의 씨앗을 약 10평방미터에 흩어 뿌리면 대체적으로 만오천 주의 묘목이 생산됩니다.



파종 후에는 바이옷을 약 2~3밀리미터 정도 두께로 덮어주고 그 위에 볏짚을 약 2센티미터 간격으로 깔아주어 종자가 건조되지 않게 합니다. 물은 바이옷이 완전히 수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적은 양의 물을 여러 차례 나누어 뿌려줍니다. 발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하우스 내에 또 하나의 비닐 터널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부터 파종상의 적정 온도는 섭씨 20~26도, 습도는 80% 이상이라야 합니다. 상륜 위에 일주일간 비닐을 밀착해 덮어주어 발아를 촉진 시킬 수도 있습니다.



파종 후 10일 내지15일 후면 싹이 틉니다. 어린싹은 건조의 피해를 받기 쉬우니 물은 구멍이 작은 물뿌리개로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잘못해 입고병이 발생되면 어린싹은 며칠 사이에 전멸하게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병 발생의 증후가 보일 때에는 메르크론 1,000배액이나 톱신M 1,500배액을 3~4일 간격으로 계속 살포해주어야 합니다.



어린싹은 직사광선에 약하기 때문에 엷은 발 또는 거적을 하우스 위에 쳐 주어 해가림을 해 주어야 합니다. 묘의 크기가 3~5센티미터, 잎이 5~6매 정도 나오면 솎음질을 해줍니다. 너무 미식된 어린 묘는 서로 눌려 성장이 좋지 않게 되며 통풍이 잘되지 않아 입고병 발생의 원인이 되기 쉬우니 솎음질은 두세 번 계속해주어야 합니다. 솎아낸 묘는 버리지 말고 따로 이식해 키웁니다.



본잎이 5~6매가 나오면 1차 이식을 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가장 안전한 비닐 포트 이식법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흙은 앞에서 설명 드린 포르말린 소독법이나 소토법에 의해 완전 소독된 상토라야 합니다. 이식할 묘는 일주일 전부터 묘가 시들지 않을 정도로 물주는 양을 줄이고 통풍을 해 묘의 생명력을 강하게 만듭니다. 이식은 될 수 있는 한 한낮을 피하고 흐린 날에 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묘는 너무 깊게 심겨지는 것을 피하고 전에 흙이 묻었던 부분까지 얕게 그리고 상토를 너무 누르지 말고 가볍게 심습니다.



이식 후에는 묘의 뿌리 내림 즉 활착 상태를 관찰하며 하루에 두 번 정도 물을 줍니다. 이식 후 일주일간은 계속 차광해 수분증발을 막아주어야 하며 그 후 활착 여하에 따라 쳐주었던 발을 낮에는 벗겨주고 저녁에는 다시 덮어 보온을 해줍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활착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절대로 비를 맞히지 말아야 합니다. 입고병이나 탄저병이 발생했던 포트에는 병원균이 잠재해 있으니 빨리 제거해 버리는 것이 좋으며 그 주위는 더욱 철저히 소독을 해 주어야 합니다. 6월 초순이 되면 묘목 옮겨 심을 밭을 준비합니다. 햇볕이 잘 드는 밭을 택해 퇴비를 충분히 주고 갈아엎은 다음 다시 한 번 복합비료를 주며 밭을 고릅니다.



묘의 크기가 15~20센티미터, 본잎이 10~14매가 나오면 본 밭에 옮겨 심습니다. 본 밭에 옮겨심기는 바람이 없고 흐린 날 또는 햇볕이 강하지 않은 오후를 택해 하며 장마철이 오기 전에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너무 밀식한 묘는 발육이 충실치 하게 되며 병충해의 피해가 커지게 되므로 묘와 묘 사이의 간격은 최소한 30센티미터를 넘어야 합니다. 장마철을 대비해 배수로를 꼭 만들어주어야 하며 묘 줄기와 잎에 빗물로 인해 흙이 튀지 않도록 묘 주위에 볏짚을 깔아주어야 합니다. 짚을 구하기 힘들 경우는 왕겨를 대신 뿌려주어 입고병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해 줍니다.



부득이 장마철에 옮겨 심어야 할 경우는 보시는 바와 같이 비닐 피복 이식법으로 묘목을 구제할 수도 있습니다. 파종한 그 자리에서 묘를 드물게 세우고 키우다가 본 밭에 옮겨 심어 성공한 농민의 경우도 있으나 권장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한 방법은 못됩니다. 이때 해충으로는 줄기 밑동을 갈아먹는 거세미라는 벌레가 있는데 이것은 호스벨유제 1,000배액으로 간단히 처리됩니다. 잎벌레류의 피해가 심할 때는 디프테렉스수화제 1,000배액을 살포해 죽입니다.



밑거름을 충분히 준 밭은 추비를 할 필요가 없지만, 불량토양이거나 발육이 부진한 토양에는 약간의 추비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활착 후 이파리 위에 주는 옆면 시비를 두세 번 해주는 것이 효과적인데 이때 사용해주는 액은 요소 2 내지 3%액이 좋습니다. 이때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탄저병입니다. 예방으로는 다이젤 600 내지 800배액 또는 동수화제 800배액을 살포해주고 병에 걸린 잎은 제거해 태워버립니다.



한여름 이제 오동나무는 여러분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도 제힘으로 무럭무럭 자랍니다. 오동나무는 7~8월에 가장 생장이 왕성하며 9월 하순이면 생장이 정지되는데 한참 자랄 때는 놀랍게도 하루에 15센티미터 이상 자란 기록도 있습니다.



김장철이 가까워오는 늦가을 오동잎에 서리가 내리면 무성했던 나뭇잎은 낙엽이 되어 떨어집니다. 이 일년생 묘목은 추위에 약해 겨울에 동해를 받기 쉬우므로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삽질을 해 캐내서 이듬해 봄까지 배수가 잘되는 모래땅에 묻어 둡니다. 기온이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는 골을 파고 뿌리 부분을 비스듬히 묻어준 후 배수로를 만들어줍니다. 이때 지상부는 짚 덤불을 덮어주어 보온처리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중부지방에서는 묘목을 두 줄로 나란히 세워 묻은 후 이엉을 둘러 방한 처리를 해 주어야 합니다.



4월 상순 겨울 동안 가식해 두었던 오동나무는 산지로 옮겨 조림을 합니다. 지력 여부도가 매우 강한 식물인 오동나무는 조림지 선정에 따라 그 성패의 60%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 재배 적지를 알아보면 토양이 깊고 부드럽고 배수가 좋은 사질양토, 부식질이 풍부한 곳, 양지바르고 태풍의 영향이 없고 저녁 해가 강하게 쬐지 않는 곳, 평탄지보다는 완만한 경사지가 적당합니다. 조림방법은 묘목의 간격이 가로×세로 3.6미터 되게 심어 1헥타르 당 750본을 심는 밀식재배 방법이 경제적입니다. 산지의 경사도가 25도 이상일 때는 보시는 바와 같이 계단식 조림을 해주어 토양의 유실을 방지해 줍니다. 넓은 구덩이를 파고 충분한 밑거름을 넣어 심은 후 2~3년 사이에 최대한으로 성장을 촉진시켜 주어야 하는 오동나무는 마치 사과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심어야 합니다. 그 자세한 것을 그림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구덩이의 깊이는 50센티미터, 넓이는 90센티미터가 되게 파며 맨 밑에 거친 쓰레기를 넣고 그 위에 퇴비 20킬로그램을 넣습니다. 다시 약간의 부식토와 흙을 넣고 뿌리가 직접 거름에 닿지 않도록 묘목을 심은 다음 표면보다 약간 높게 흙을 돋워 흙을 밟아준 후 낙엽을 덮어줍니다.



비료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 상순까지의 기간에 주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어린 오동나무는 일반적으로 다른 나무보다 병해와 충해가 심합니다. 이제까지 집단조림을 할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 빗자루병이었지만 실생 육묘법으로 정식한 묘는 이 병이 문제 되지 않습니다. 줄기를 갈아먹는 하늘소 종류는 유화 등으로 잡아 없애고 그 유충은 구멍 속에 이류화탄소를 넣고 봉해 죽입니다. 나방의 종류에는 디프테렉스 수화제 1,000배액을 살포합니다. 껍질이 쪼개지며 목질부가 상하게 되는 부란병은 우스프론 800배액을 살포해 빨리 회복시켜 줍니다.



산지에 심은 오동나무는 다음 해 이른 봄 나무의 키를 높여주기 위해 밑동 자름을 해주어야 합니다. 밑동을 잘라줄 때는 뿌리 부분에서 2~3센티미터 정도 남기고 바짝 잘라줍니다. 그럼 여기서 여러 개의 새싹이 나오게 되는데 새싹의 크기가 25센티미터 정도 될 때 그중에서 가장 세력이 좋은 것 하나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제거해 줍니다. 이렇게 하면 당년에 쭉 뻗은 원줄기가 4미터 정도까지 무난히 자랍니다. 밑동 자름하기가 아까울 정도로 큰 나무는 눈 따주기 작업을 해줍니다. 생명력이 강한 꼭지 부분의 눈 하나만을 남겨 놓고 그 바로 윗부분을 비스듬히 잘라준 후 예리한 칼로 다듬어주면 상처가 썩어들어 가지 않습니다.



넓은 오동나무 밭은 그냥 놀려두지 말고 보리나 콩, 파, 마늘, 고구마 등 밑 작물을 심어 소득을 높입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오동나무를 성스러운 나무로 생각해서 누구나 귀중히 여겨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볍고 연하지만 벌레가 안 먹고 잘 휘지 않고 습기와 불에 강하고 우아한 광택을 발하는 오동나무 재목의 우수한 특질을 잘 이용해서 찬란한 생활문화를 꽃피웠습니다.



지금도 각종 고급가구를 비롯해서 귀중품을 넣어두는 상자나 목공예품, 장난감류, 미장합판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는 매우 다양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은 새로 개발된 오동나무의 실생 묘법을 중심으로 그 재배법과 조림법을 보셨습니다. 현재 오동나무는 국내 조림 수종 중에서 가장 빠른 속성 수며 그 재목 값도 가장 비싼 나무입니다. 또한, 오동나무 재목은 국내 수요에도 매우 모자라는 반면 그 용도는 날로 광범위해져 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오동나무 재배산업을 발전시키면 우리나라의 오동나무 제품이 세계 시장을 제패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 다 같이 오동나무를 많이 심고 가꾸어서 개인에게는 소득증대를 국가에는 푸른 유신을 가져오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