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고접법

밤나무는 그 효용가치가 매우 큽니다. 밤알에는 약 30%의 전분이 함유되어 국민의 식용으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시판 가격도 비싸서 농경에 못지않은 경제성을 보이고 있으며 용재는 철도 침목재를 비롯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전국적으로 많이 심어진 재래종의 밤나무가 병충해 중 가장 무서운 밤나무혹벌에 의해 점차 수확량도 줄어들고 큰 나무는 4 내지 5년이면 말라 죽습니다.



밤나무혹벌은 1년에 한 번 발생하는데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에 어미 벌이 되어 새 가지의 곁눈에 알을 낳게 됩니다. 8월 상순경에 알을 까게 되면 어린 벌레 형태로 곁눈 속에서 겨울을 난 다음 이듬해 봄눈이 트기 시작할 무렵부터 갑자기 자라기 시작해서 곁눈을 벌레집으로 만듭니다. 혹벌레는 약제 구제가 어렵습니다. 어미 벌이 될 때 BHC 분제를 살포함으로써 이부 구제는 가능하지만 완전한 구제는 매우 힘든 해충입니다.



고접이란 지상 30센티미터 내지 50센티미터 이상의 높이에서 접목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유령목 또는 장령목에 적용되는 방법입니다. 그 방법을 보면 먼저 혹벌에 걸린 밤나무를 잘라낸 다음 내충성이 강한 나무를 그 나무의 껍질 사이에다 새로운 접수를 꽂아주는 것인데 높은 나무도 이러한 방법으로 접목을 해주면 됩니다.



그림으로 고접하는 법을 다시 보면 목질부를 1.5 내지 2센티미터 길이로 해주고 접수목은 4~5센티미터로 한 후 접수목 아래 각도는 30도로 하고 그 반대쪽은 1.5 내지 1.7센티미터로 해줍니다. 그리고 껍질 사이에 새로운 접수를 꽂은 후 비닐로 감아주고 파라핀을 칠해주면 됩니다. 이제까지 어렵게만 생각했던 밤나무 고접방법은 간단한 교육과 현장실습을 마치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 길러온 재래종 밤나무가 혹벌에 의해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높은 나무 위에서 작업을 하는 점이 다소 불편하지만, 이 방법만이 혹벌로 인해 피해를 입은 나무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고접묘는 저접묘에 비해서 월동 중 동상 피해가 심한 극한지에서는 장려할 만한 방법입니다.



접목을 실시한 후 약 3주 내외가 되면 생사여부를 구별할 수가 있습니다. 이때 죽어 있는 접수를 발견할 때는 다소 시기가 늦은 감이 있으나 다시 접목을 해야 합니다. 활착 후의 대목의 맹아는 철저히 제거해야 하며 활착 묘의 새순이 두 개 이상일 때는 그 중 건실한 한 본만 남기고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활착 묘의 풍충이 심하므로 풍도를 막기 위해서 지주를 설치해주어야 합니다. 보호목은 다른 나무를 접수와 삽수에 연결해서 상·하부를 비닐이나 볏짚 등의 끈으로 묶어주며 접목 후에는 반드시 보호목을 세워서 바람과 기타 피해를 방지해야 합니다.



고접이 끝났다고 해서 그 밤나무가 완전하지는 못합니다. 어린아이를 다루듯이 병에 걸리지 않았나. 어느 곳이 아프지 않나. 잘 보살피고 가꿔주면 많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