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기수

국토 녹화

우리나라 전 국토의 2/3에 해당하는 방대한 산지의 대부분이 아직도 벌거숭이가 된 채 가꾸지 못하고 있음을 보고 가슴 아파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들 산에 만약 탐스러운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면 우리는 해마다 줄잡아도 100억 원을 넘는 홍수와 한발 피해를 쉽게 당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산, 산, 산, 나무, 나무, 나무, 30번째 식목일을 맞이해 거리마다 나붙은 이 표어는 온 국토가 울창한 수목으로 뒤덮여 질 것을 갈망하는 우리에게 얼마나 알맞은 낱말들이며 그것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이 군인들을 보십시오. 이들은 나무 없는 우리의 설움을 하루빨리 없애기 위해 군무의 여가를 이용해서 국토를 푸르게 하는 작업에 앞장서 나가고 있는 미더운 모습들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육과 훈련에 바쁜 이들이 잠시 생긴 휴식시간을 쪼개면서까지 해서 이렇게 산에 모여 산을 가꾸고 나무를 심으려는 그 연유는 국토를 지키는 외에 국토를 가꾸는 일에도 선봉적 역할을 다해서 민족 번영의 지름길 개척에 그 일익을 담당하자는 데에 있는 것입니다. 60만 국군 한 사람이 열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하더라도 600만 본에 이릅니다. 이 나무가 훗날 훌륭히 자랐을 때 한 그루에 100원만 쳐도 6억 원이며 천 원이면 자그마치 60억 원이라는 막대한 국가자산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그저 가슴 뿌듯하기만 합니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각 군에서는 나라의 밝은 앞날을 점칠 수 있는 국토 녹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육군에서는 74년도에 6천5백여 정보에 헐벗은 산에 1,780만 본의 나무를 심은 데 이어 금년에도 1,300만 본의 식목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군에서도 지난해에 74만 본을 심었고 올해에는 67만 본을 또 공군은 지난해에 16만 본을 심고 올해에는 12만 본을 심을 계획으로 있는 것입니다. 각 군 중에서도 국토 가꾸기에 가장 모범적이고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부대라면 육군의 제2795부대를 첫손으로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부대는 25종류에 달하는 사방사업 공법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부대 자체에서 수립한 국토 가꾸기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금년까지 1,853정보에 사방수, 일반수 약 900만 본의 조림을 완료할 계획에 있으며 그 계획은 이미 65%의 진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부대의 이와 같은 계획적이고도 광범위한 국토 가꾸기 사업 현장은 산림청은 물론 학계, 사회 각 기관에 산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이 부대는 명실공히 국토 가꾸기의 산표본이라 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은 아닌 것입니다.

싱싱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산에서 또는 들에서 땀 흘린 뒤 이렇게 오순도순 모여 앉아 전우들과 함께 먹는 밥맛이란 각별한 것입니다. 더욱이 헐벗은 산들이 자신들의 손에 의해 저렇게 하나하나 푸른 색깔로 탈바꿈돼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 하면 된다는 산 교훈을 헐벗은 산에서 터득한 이 용사들은 고달픔보다도 오히려 보람이 먼저 앞서 한없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는 것입니다.

풍성한 산림이 국민 생활에 주는 공덕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닙니다. 목재의 수요량은 해마다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해, 한해 방지는 물론 외화를 획득하는 관광산업과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그 풍치만이 아니라 산림은 사람의 생명에 기본적인 산소마저도 공급해 줍니다. 산림은 곧 국토의 폐라고 일컫는 소치도 바로 이 점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생활과 불가결의 연관성이 있는 나무를 식목일이라 해서 단 하루 심는 데에만 그치고 나머지 364일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그 나무는 도리어 우리를 외면하고 우리에게 아무런 이득도 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용사들은 교육과 훈련에 쏟는 정성 못지않게 수시로 나무와 대화하면서 새싹들이 의젓한 거목이 되어 후손들에게 많은 자산을 안겨줄 것을 기원해 마지않는 것입니다.

국력배양과 국토 녹화를 위해 이토록 애쓰는 용사들을 거울삼아 우리는 한 치의 헐벗은 산도 눈에 띄지 않도록 다 함께 힘을 합쳐 연중무휴 푸른 유신을 이룩하는데 총 매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