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면 으레 바쁘기 마련입니다. 잔무가 남았다구요? 천만에 말씀이죠. 오늘은 또 어디서 한잔 할까 하는 술타령 공론이죠. 휘황한 샹제리아 불빛 아래서 만사를 잊은 듯 밤늦도록 유흥에 취해 있는 이분들을 좀 보십시오. 도대체 이분들의 월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것도 분수에 맞게 술을 마신다면 그리 나쁠 것이 없겠지만 곤드레가 돼서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해서야 되겠습니까?

시간과 돈의 낭비는 또 있습니다. 통금시간이 임박하도록 캬바레에서 춤을 추는가 하면 또 할 일 없이 다방에 우두커니 앉아서 잡담이나 늘어놓으며 담배연기만 뿜어 올리고 있는 소위 엽차손님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귀중한 시간과 단 한 푼의 동전이라도 헛되이 낭비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술에 만취되어 환락의 밤거리를 비틀거리고 있는 동안 알뜰한 주부들, 그리고 귀여운 자녀들은 아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정은 안정된 사회 초석입니다.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홈 스위트 홈을 노래하는 이 행복한 가정을 보십시오. 얼마나 밝고 명랑한 얼굴들입니까?

가정의 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이따금 외식도 즐기고 또 가벼운 마음으로 백화점에 들려 쇼핑을 즐기기도 하는 이 행복한 가족을 보십시오. 여기 또 단란한 가정이 있군요. 살맛이 있다 살맛이 없다 하지만 그것은 아빠가 노력하기 나름입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은 가정의 날입니다. 명랑한 사회복지와 건전한 생활기풍을 이룩하기 위해 서울시 경찰국에서는 범사회 운동으로 매월 마지막 토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보람찬 사회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최두열 서울시 경찰국장은 모범가족 표창식장에서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하면서 아낌없는 경의와 찬사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