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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일본의 각종 박람회에 출품된 조선관
배경 일본의 각종 박람회에 출품된 조선관

당시 일본제국은 1867년 파리만국박람회를 시작으로 각국의 박람회에 참가하였으며, 일본 내에서도 1872년부터 각종 대소규모의 박람회를 개최하였다.
이러한 일본 국내의 박람회는 1903년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제5회 내국권업박람회(內國勸業博覽會)부터 각 식민지의 특설관을 설치하는 등의 제국주의적 경향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선총독부 또한 조선을 통치하는 35년 동안 일본(內地)에서 열린 각종 박람회에 조선관(朝鮮館)을 출품하였다. 조선의 물산을 전시하는 한편, 조선 식민 통치의 성과를 홍보하던 것이 이렇게 출품한 조선관들에 대한 도면이 현재 국가기록원에 56매가 소장되어 있으며,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번호 박람회 명 개최지 연도 도면수
1 규슈오끼나와물산공진회(九州沖繩物産共進會) 나고야 1910 1
2 다이쇼박람회(大正博覽會) 도쿄 1914 6
3 도쿄전도오십년봉축박람회(東京奠都五十年奉祝博覽會) 도쿄 1917 7
4 홋카이도박람회(北海島博覽會) 홋카이도 1918 2
5 오이타공진회(大分共進會) 오이타 1921 7
6 평화기념도쿄박람회(平和記念東京博覽會) 도쿄 1922 13
7 오사카기념박람회(大阪記念博覽會) 오사카 1925 1
8 (히로시마)쇼와산업박람회((廣島)昭和産業博覽會) 히로시마 1929 3
9 고베관함식기념해항대박람회(神戶觀艦式記念海港博覽會) 고베 1930 2
10 가나자와시산업관광대박람회(金澤市産業と觀光大博覽會) 가나자와 1932 6
11 이이즈카시제기념산업박람회(飯塚市制記念産業博覽會) 이이즈카 1932 2
12 축항기념하카다대박람회(築港記念博多大博覽會) 후쿠오카 1936 1
13 미상 - - 5

소장된 도면들에는 출품했던 조선관 및 매점들의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당시 조선총독부가 일본의 박람회들에 어떠한 형태의 건물을 출품했는지를 잘 살펴볼 수 있다. 조선총독부는 거의 모든 박람회에 소위 ‘조선 양식’이라 불리는 건물을 출품하였는데, 이는 1929년 조선박람회 직영관의 ‘조선 양식’과 마찬가지로 ‘조선 양식’이 전시관의 지붕과 처마, 창, 외부 기둥, 벽체 등에 장식적 효과로서만 부가된 것이었다.

구체적인 도면을 통해 당시의 일본 박람회에 출품된 조선관의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도판1]은 1914년 도쿄의 ‘다이쇼박람회’에 출품하였던 조선관 설계도이다. 평면은 ㄷ자형의 건물의 중앙에 본관건물이 삽입되어 있는 형태이며, 두 건물은 회랑으로 이어진다. 건물의 입면도를 보면, 조선의 궁궐이나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건축물로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둥 상부에는 이익공을 사용하였으며, 몸체와 지붕의 비례 또한 전통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입면에 국한되어 있으며, 평면에서는 전시관에 맞는 대규모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목구조에 있어서는 조선 전통의 목구조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목조 기법에 가깝게 굉장히 간략한 기법을 사용하였다.
[도판2]는 1917년 ‘도쿄전도50년봉축박람회’에 출품된 조선관의 단면도이다. 이 조선관은 2층 건물로 설계가 되었는데, 기둥-익공-보-도리로 이어지는 구조는 전통적인 기법과 일치하지만, 서까래 위로 지붕을 만드는 과정은 전통 기법과는 상관없이 지붕의 물매를 만들어내기 위해 곳곳에 짧은 기둥을 세우고 도리방향의 부재를 대어 지붕을 형성하는 수법으로 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통과 무관하게 단순한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붕부의 처리 방식은 일본의 전통 건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조선의 전통적인 성문과 문루의 형태를 차용하여 조선관을 설계한 경우도 눈에 띈다. [도판3][도판4]를 보면 그러한 경우를 볼 수 있다. [도판3]은 1921년 ‘오이타공진회’에 출품된 조선관의 입면도이며, [도판4]는 1936년 ‘축항기념하카다대박람회’에 출품된 조선관의 설계도이다. ‘오이타공진회’의 조선관은 2층건물의 진열관과 단층의 매점이 수평으로 결합되어 있는 형태이다. 2층의 진열관의 하층은 성문의 성벽처럼 만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조선 양식’으로 건물을 구성하는 것에 비해 이렇게 계획을 하면 보다 더 내부 전시 공간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성벽을 모방한 구조물의 장식과 세부 요소는 조선 성벽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도판4]˜ ‘하카다박람회’의 조선관은 ‘오이타공진회’의 조선관보다는 조선 성벽과 훨씬 유사하게 계획되었다. 정면도에서 보이는 모습은 평양의 보통문이나 서울의 숭례문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게 계획되어 있다. 1층 성벽부의 홍예와 석축도 제대로 모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상부 문루의 세부 장식과 비례 또한 유사하다. 하지만 평면도를 보면, 이 역시 외부의 모사에 지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1층의 성벽 부분는 뒤쪽으로 크게 확장되어 대규모의 전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상부의 문루 부분은 내부 공간이 매우 작아 단지 접대소와 귀빈실로만 사용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내부 전시 공간과 현관 등의 근대적 공간 요소를 확보하기 위해서 다양한 평면을 계획하고 조합하는 과정에서 그에 덧붙게 되는 입면도 복잡해져 결과적으로는 ‘조선 양식’이라기보다는 일본 양식에 가까워져버린 건물들도 볼 수 있다. [도판5]는 1930년 ‘고베관함식기념해항대박람회’의 조선관이며, [도판6]은 1932년 ‘가나자와시산업관광대박람회’의 조선관 설계도이다. 고베박람회의 조선관은 단층 건물로 계획되었지만, 전면의 중앙에 현관을 형성하기 위해서 돌출된 지붕부를 만들어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지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나자와시산업관광대박람회의 조선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전면 중앙에 돌출 지붕을 덧붙여 놓았다. 이러한 지붕 조합 수법은 일본의 사찰이나 신사에서 자주 쓰이는 수법이다.
더 나아가 [도판7]의 1929년 ‘(히로시마)쇼와산업박람회’의 조선관 설계도에 기재된 조선관은 각 의장 요소는 조선 전통 건축물에서 모사하였지만, 조합한 결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양식의 건축물이 탄생한 경우이다. 건물의 평면은 근대적인 전시 공간으로 계획되었고, 건물의 모서리 부분을 정면으로 선택함에 따라 모서리에 돌출된 지붕부가 나머지 건물과 45도로 만나고 그 위쪽으로도 장변이 긴 육각 형태의 2층 부분이 45도 방향을 축으로 덧붙게 되었다. 건물의 폭이 두꺼워짐에 따라 지붕부가 커져 몸체와 지붕의 전통적 비례는 사라지게 되었다. 1층의 지붕은 ‘조선 양식’을 모사하였지만, 2층의 지붕은 조선과 일본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의 지붕 조합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도판>
도판1. 대정박람회조선관신축설계도, 1914년 추정 상세보기
도판2. 동경전도오십년봉축박람회조선총독부매점구계도, 1917년 추정 상세보기
도판3. 대분공진회조선총독부진열관급접대소매점랑하신축공사설계도, 1921년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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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4. 축항기념박다대박람회조선관신축설계도, 1936 상세보기
도판5. 신호관함식기념해항박람회조선관신축공사설계도, 1930 상세보기
도판6. 금택시주최산업관광대박람회조선관신축공사설계도, 1932 상세보기
도판7. 조선관, 1929년 추정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