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4284년 3월 18일
대비지 제 호
사본
대통령 귀하
무마정책과 친공분자들이 세계 각처에서 열광적으로 선전 활동해서 <1>유엔군이 38선 이북으로 올라가면 세계 대전이 날 것이니 절대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요, 또 맥아더 장군은 공(산)군 근거지인 만주를 폭격하지 않고는 전쟁을 속히 완수할 수 없을 것임으로 유엔에서 그 권리를 허락하지 않으면 차라리 퇴군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연합군 장병들은 이 전쟁을 완수하기를 바라는 뜻으로 많은 희생을 하며 이만큼 성공한 자리에 지금 중지하고 만나면 모든 희생이 다 허지(虛地)로 돌아가고 세계 대전도 피치 못할 것이니 밀고 올라가야 되겠다는 사상이 충만하고 있는 중이나 이 사상을 공개로 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형편이다.
유엔에서는 세계 대전을 피할 것을 최고 목적으로 다수가 평화적 해결책을 완수한다는 조건 아래 의미 없는 토의로 시일을 보내고 있는 동시에 <2>영국과 인도 같은 나라들은 자기 나라의 친공주의를 가지고 극력 활동해서 아무쪼록 한국을 포기하고 구라파와 향항(香港)[홍콩]을 보호하자는 것을 최고 목적으로 삼아 오는 터이니 이에 처한 우리로는 이 기회를 잃고 우방들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가는 결국 우리가 다 함몰할 자리에 들어갈 것이므로 우리 국군 장병들은 맹렬한 결심으로 어떠한 장애와 난관이 있을지라도 이를 다 막론하고 38선을 신속히 넘어가서 우리를 막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말할 여지조차 없도록 만들어 놓아야 세계 공론이 돌변해서 친공·반공하는 각국 분자들의 구별이 드러나서 우리의 목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구원하게 될 것이요, 유엔 내에 있어서도 의려(疑慮)하고 주저하는 사람들을 다 용맹스러히 군병할 것이니, 오늘 이 기회가 일변으로 위험하며 일변으로 희귀한 시기임을 알고, 대한민국 국군 원수인 대통령의 명령으로 이에 지시하는 바이니, 이 명령을 아직 공개로 발표하지는 말고, 사람마다 준비하고 있다가 기회 있는 대로 밀고 올라가서 38선을 타파시킨 뒤에는 혹 맥아더 장군이나 릿지웨이 장군이 지휘를 불복한다는 말이 있을지라도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고 대답할 것이므로 우리가 정신과 군사상으로 절대 준비해서 38선을 돌파하고 올라가야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맥아더 장군과 릿지웨이 장군이 지금 이런 것을 허락할 수 없는 형편이요, 도리어 이것을 공개로 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이것을 막으려고도 할 것이나, 그분들이 정신상으로는 이것이 당연한 줄로 알 것임으로 극력 막으려고는 못할 것이며, 설령 그분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공개로 정지시킬지라도 우리로는 거기에 복종할 수 없는 터이니, 이에 대해서는 본 대통령이 책임을 질 것이요, 또 필요한 경우에는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서 우리 민국 통일과 독립 완수를 위해서 전적으로 복종하기를 자에 지령함.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