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서울에서 지하철이 처음 개통되었을 당시 1.1%에 불과하던 수송 분담률이 1997년에 30.8%로 급증하면서 지하철은 버스를 앞지르고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개통한 지 불과 20여 년 만에 지하철은 서울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된 것이다. 이어 부산, 대구, 인천광역시에도 지하철이 건설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의 발’로 거듭났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일(’74.8.15.)을 맞아, 8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국민의 발, 지하철 건설’ 기록으로 보다」로 정하고, 관련 기록을 7일부터 누리집(홈페이지, www.archives.go.kr)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대통령 서울지하철 기공식 참석 모습(1971년)
이번에 공개한 기록물은 총 31건(동영상 14, 사진 17)으로, 1970년~ 2000년대 서울과 광역시의 지하철 건설과정, 개통 모습을 보여준다.
6.25전쟁 직후 베이비붐, 탈(脫)농촌화, 도시화로 서울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1960년대 서울 교통난은 심각해졌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색된 것이 지하철이었다.
1974년 8월 15일, 3년 3개월의 공사 끝에 지하철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첫 선을 보인 전동차량의 냉·난방시설이라고는 천장에 붙은 선풍기(‘74년 사진)가 전부였다. 개통 전 지하철 역내를 찾은 어린이(‘73년 사진)들이 신기한 듯 선로에 바짝 붙어 구경하는 모습도 이채롭다.
서울지하철 1호선 공사 현장 시찰(1971년)
서울지하철 공사현장 서울시청 부근(1971년)
개통전 지하철 역내를 구경하는 어린이(1973년)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식(1974년)
지하철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서울지하철 개통식 참석자(1974)
10여 년이 지난 1984년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한 바퀴 도는 2호선이 개통되었다. 당초 이 노선은 서울시의 ‘지하철건설 및 수도권 전철화사업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서울 도심의 기능을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구체화되었다. 전동차량에 냉·난방시설을 갖추게 된 것도 이때였다.
서울의 지하철은 세계 주요 도시들보다 늦게 건설되었지만, 현재는 총 연장 327km로 런던, 뉴욕, 도쿄에 이어 세계 4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노선은 꾸준히 늘어 1985년에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관통하는 3·4호선이, 1996년에 서울의 동서를 관통하는 5호선이 개통되었다. 2000년대에 서울과 주변 도시를 잇는 노선도 속속 뚫려 지하철은 서울권역의 기간교통망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지하철 서울시청역 전경(1975)
지하철 내부 모습(1976)
지하철 2호선 강북구간 기공식(1979)
부산지하철 1호선 1단계구간 개통식(1985)
광주지하철 1호선 기공식(1996)
대전지하철 1호선 건설 기공식(1996)
늘어나는 인구와 자동차로 인한 교통난 해소가 큰 문제로 대두되면서 지방의 대도시에서도 지하철 건설에 대한 요구는 커져갔다. 1985년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에서 지하철 1호선 1단계 구간이 개통됐다. 이때 역무(驛務)의 자동화가 이루어져 자동으로 개찰·승차하는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4호선까지 개통되어 부산과 인근 도시민의 발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지하철을 보유하게 된 도시는 대구다. 1991년 착공한 1호선이 1998년 완전 개통된 이후, 현재 3호선까지 운행되고 있다.
광주 지하철은 1994년 계획 당시 5호선으로 계획되었다가 2002년 3호선으로 축소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는데, 2004년 1호선 1구간 운행이 시작되면서 첫발을 내딛었다. 2007년 개통한 대전지하철은 개통 이후 하루 평균 11만여 명(‘15년 6월 기준)의 승객을 수송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대중교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하철 건설 관련 기록을 통해 재원 부족 등의 난관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노선을 확충해 세계적 규모로 성장한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