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국가지정기록물 제4호이자, 등록문화재 제524-2호인‘조선말 큰 사전 편찬원고(이하 편찬원고)’총 17권 중, 훼손이 심한 2권을 11개월여에 걸친 작업 끝에 복원하였다.
국가기록원이 복원한 편찬원고는 ‘여’편과 ‘ㅎ’편으로 독립기념관이 소장하여 왔는데, 산성화가 진행되어 곳곳이 바스라지고 일부가 소실된 상태였다. 또한 다양한 재질의 부전지(附箋紙, 특이사항이나 추가설명을 위해 사용된 쪽지)가 부착되어 있었고, 저급용지(갱지)가 사용된 곳의 훼손이 특히 심각한 상태였다.
조선말 큰 사전 편찬원고는 조선어학회가 1929~1942년까지‘조선말 사전’ 편찬을 위해작성한 자료다. 일제강점기 조선어 말살 정책에 맞서 한글을 보존하고자 했던 국어학자들의 염원과 얼이 녹아 있으며, 최초의 우리말 대사전인《조선말 큰사전》편찬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역사적, 국어학적 가치가 높다. 이 원고는 조선어학회 사건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 압수되었다가 1945년 9월 8일에 경성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발견되었으며, 한글학회는 1947년 이를 바탕으로 『조선말 큰사전』2권을 간행하였으며, 3권부터는『큰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1957년까지 총 6권을 간행하였다.
국가기록원은 훼손부위를 한지로 보강하고, 산성화가 진행된 원고를 수작업으로 탈산처리 했으며, 보존성 향상을 위해 중성지 폴더와 상자를 제작하여 복원처리한 원고를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여’편은 전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복제본을 제작하였다.
탈산처리는 종이 내부의 산을 제거하고 알칼리 화합물을 잔류시켜 종이(셀루로오즈)의 산가수분해로 인한 종이의 열화(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처리과정임
국가기록원은 ‘여’편을 `15년 11월에 이미 복원·복제 완료해 소장기관인 독립기념관에 인계하였고, 이번에 완료된 ‘ㅎ’권은 3월 중 인계할 예정이다. 독립기념관에서는 복원 완료된 ‘여’편, ‘ㅎ’편을 기증자료전시, 특별전시 등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조선말 큰사전 편찬원고는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보존하고자 했던 선열들의 시대정신이 담긴 기록물로, 이를 복원·복제할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다”라며, “이번 복원이 조선말 큰 사전 편찬원고가 후대에 안전하게 계승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