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인류의 오랜 질병, 결핵을 이겨내자
결핵예방의 날(3.24) 맞아 관련 기록물 소개
대한결핵협회회관 내부 전경(1963)
6.25전쟁으로 온 국토가 황폐하고 가난했던 시절, 학교를 개조해 만든 피난소에서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소녀가 결핵 환자인데, 다른 사람들로부터 최대한 떨어져 있으려고 노력 중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결핵은 환자가 기침을 하면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나, 당시 의무소는 결핵환자를 격리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데다 환경도 열악해 발병률은 더욱 높아져갔다. 또한 영양실조로 인한 합병증이나 폐결핵으로 고아원 병동에 격리된 아이들 모습은 당시의 고단했던 삶을 보여준다.
전쟁으로 인해 결핵이 크게 만연하자 기독교의사회, 한국복십자회, 조선결핵예방협회, 결핵대책위원회 등 다양한 항결핵조직들은 강력한 단일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같이 하여 1953년 11월 6일 대한결핵협회를 창립하였다. 대한결핵협회는 결핵 예방과 치료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실*’ 운동을 적극 활용하였는데, 대통령을 비롯하여 사회 각계각층 인사와 학생 등 온 국민이 이 운동에 참여하였다. ‘크리스마스실을 삽시다’라는 문화 영화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각 기관과 단체, 학교에서 실 판매가 이루어졌다. 1960년대 최고 인기 배우였던 신성일·엄앵란 부부, 사미자, 한혜숙 등이 출연하여 다 같이 실을 사자며 호소하는 극영화도 만들어졌다.
실 판매로 만들어진 기금은 결핵환자의 조기 발견과 치료, 결핵예방 백신 생산과 접종 실시, 결핵에 대한 보건교육과 계몽지도, 보건소 결핵관리 요원의 기술지원 검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었다. X광선 촬영기를 갖춘 이동검진차를 도입하여 의료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산간벽지, 결핵에 노출되기 쉬운 탄광촌, 의사가 없는 섬 등을 찾아다니며 무료 진료를 펼쳤다. 결핵 예방접종과 검진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선 학생과 주민들의 모습은 지금은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1963년 세계보건기구와 합동으로 결핵센터를 건립하였고, 정확하고 철저한 결핵관리를 위해 중앙 및 시·도 보건소에 결핵검사소를 설치하여 현재까지도 이러한 결핵균 검사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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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결핵병역소 실험모습(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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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결핵협회 결핵검진차량 인수식(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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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결핵협회 결핵검진 차량의 전국순회 뢴트겐검사(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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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검사를 위해 검진버스 앞에서 줄지어 기다리고 서있는 사람들(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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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에 결핵진료 활동(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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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광산에서 결핵 검진(1960)
질병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매년 3만여 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결핵으로 인해 2천여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는 OECD 가입국 중 결핵 발생 및 사망률 1위이다. 우리나라는 교역규모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이 되었지만, 흔히 후진국형 질병으로 분류되는 결핵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고, 학교나 학원 내 집단발병이 종종 발생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기록원은 “1950~80년대 결핵 예방과 퇴치를 위해 다양하게 활동했던 모습이 담긴 기록물을 통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결핵에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