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문화 이야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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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아파트 단지

(사진)마포아파트항공사진촬영(1963), CET0035584

마포아파트항공사진촬영(1963), CET0035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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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은 아주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었다.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났다. 농사짓는 것을 그만 두고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같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주택난은 심각한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정부는 도시에는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고, 농촌에는 주택을 개량한다는 주택공급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아파트를 지을만한 사업능력을 갖춘 민간건설업체가 부족했기 때문에 공공부문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도심 인근의 노후 불량주거지역에 사는 도시서민들을 위해 시민아파트를 짓고, 대한주택공사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고급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단지 형태로 건설된 아파트는 1962년에 준공된 서울의 마포아파트이다. 마포아파트 이전에도 서울에는 몇 개의 아파트가 존재했다.

1950년대 후반에 건립된 행촌아파트, 종암아파트, 개명아파트 등이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는 단지 형태를 갖추지 못한 단독건물 형태의 아파트였다. 마포아파트는 단지 형태를 지닌 최초의 아파트였던 것이다.

이 아파트를 지을 때 프랑스 건축가인 르 꼬르뷔지에의 아파트 개념을 원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르 꼬르뷔지에의 아파트는 주택을 좁은 부지 위에 다 모아놓고 남은 공지를 녹지로 사용하는 것을 강조한 반면, 마포아파트는 주어진 부지에 주택을 많이 건설하기 위해 아파트라는 주택유형을 도입했다고 한다. 아파트의 본래 개념이 한국에서는 다르게 변형되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마포아파트는 6층으로 지어졌고, 10개동이 있었으며(Y자형 6동, ㅡ자형 4동), 여기에 642가구가 입주했다. 마포아파트에는 서구식 생활양식의 한 형태로 알려진 거실과 발코니가 있었다. 마포아파트는 본격적인 아파트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을 제공했다. 그 이후 우리의 주거문화는 급속한 변화를 경험했다.

(사진)마포아파트 준공식(1962), CET0035572(5-1)

마포아파트 준공식(1962), CET003557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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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아파트 준공식을 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축사를 했다. 이 축사에는 생활혁명, 경제적 효율성, 부지를 절감하기 위한 고층아파트 건설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다. 심지어 마포아파트가 혁명한국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까지 들어가 있다. 아무튼 분양 초기에는 입주자가 많지 않아 마포아파트를 건설한 대한주택공사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포아파트는 현대화된 서구식 주거양식을 대표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마포아파트는 1990년대 후반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는 재건축 아파트가 들어섰다. 재미있는 것은 마포아파트 재건축조합 역시 한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재건축조합이라는 사실이다.

* 출처
국가기록원, 기록으로 보는 생활사, 제1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