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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속 잠자고 있던 200년 전 기상 기록 원본 복원
국가기록원, 조선후기「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복원
조선후기 국가 천문기관인 관상감(觀象監)에서 작성한 기록이 복원돼 200년 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觀象監淸鄕曆考準謄錄)이라고 불리는 이 기록은 관상감에서 조선의 역서와 중국의 역서의 내용을 대조·조사하고 그 결과를 임금에게 보고한 공문서를 시기 순으로 그대로 옮겨 적은 기록이다.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은 2015년 개인이 소장한 병풍을 수리하던 도중 병풍의 나무틀에서 조각난 상태로 발견되어 기상청에 기증되었다. 이 기록의 복원작업은 올해 기상청에서 국가기록원에 맞춤형 복원·복제를 신청하면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은 정조 14년(1790)부터 고종 27년(1890) 사이의 25년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조선시대 천문학과 당시 관상감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역사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조선시대 대부분의 국가기관에서는 이후 업무수행에 참고하기 위해 공문서를 시기 순으로 베껴서 책을 만들어 보존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이 기록이 그 중 하나이다.『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에는 중국의 역서와 절기시각 및 날짜, 합삭(合朔)·현(弦)·망(望) 시각의 차이와 원인, 중국과 차이가 있을 때 우리나라의 역서를 기준으로 하라는 의견 등이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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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으로 흩어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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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얼룩 및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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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해(蟲害)
복원 신청 당시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은 수십 장으로 조각난 상태였으며 수침과 곰팡이 오염의 흔적과 결실부위도 많았다. 이에 국가기록원 복원팀은 조각을 일일이 맞추어 14장의 온전한 기록을 완성하고 오염물질 제거 후 천연염색한 한지를 이용하여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 복원처리 과정-
클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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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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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연결 및 결실부 보강
복원 결과, 기록의 가장자리에 5개의 책 구멍이 발견되어 원형은 책자형태가 원형인 것으로 추정되며, 100여 년(1790~1890년)의 기간 중 25년간의 기록이 온전하게 확인되었다.
「관상감청향력고준등록」 복원 결과-
복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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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후
이 기록은 10월 30일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 역사 박물관인 ‘국립기상박물관(서울시 종로구 소재)’에서 전시되며, 11월부터 화~일요일 사전예약(국립기상박물관 누리집 http://science.kma.go.kr/museum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김종석 청장은 “훼손이 심했던 중요한 기상유물을 복원해준 국가기록원에 감사를 표한다.”며, “선조들이 전해준 날씨의 역사를 지속 발굴하고 소중히 보존하며 기상과학문화를 계승·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올해 국립기상박물관 개관을 맞아 조선시대 국가기관에서 생산한 희귀한 기록을 복원하여 많은 국민이 볼 수 있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