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2017년 6월 세계의 기록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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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s Unlocked”는 영국 TNA에서 새롭게 채택한 ‘비전’으로, 기록관리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맞서 미래지향적인 기록관리 영역을 구축하는 데에 의의를 두었다. 이에 따라 세 가지 중점 분야(디지털, 탄력성(resilience), 영향력)의 2개년 액션 플랜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디지털 시대와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기록관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였다. 이를 기회로 받아들여 지속성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록관리 분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① 디지털: 영국은 기록관리 분야의 디지털 수용력을 키우기 위해 최근 전국 기록관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더불어, 디지털 및 IT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기록관리 표준 및 모범사례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 ② 탄력성(resilience): 영국의 Archive Service Accreditation은 국내 기록서비스 표준으로, 민간 또는 공공분야에 관계없이 기록관리 기관의 업무능력 및 서비스를 평가하는 제도이다. TNA는 국내의 더욱 많은 기록관리 기관들이 이 표준에 도달하고 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또한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인력의 채용을 장려함으로써, 기록관리 분야 전체의 탄력성을 키우려고 한다.
- ③ 영향력: 기록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영향력을 정확한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전략을 개발 중에 있다. TNA가 제공하는 기록물과 데이터를 더욱 쉽고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기록관리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잴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IT, 산업, 그리고 학계 분야에서 기록관리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TNA는 풍부하고 중요한 국가기록물을 관리하는 기관이며, 능력 있고 창의적인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국가기록원장으로서 기록관리 분야의 혁신을 매일 직접 목격하고 있다. 이토록 중요하고 활기찬 분야가 더욱 오래, 그리고 견고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이러한 액션플랜을 마련하였다. 기록관리의 힘(power of archives)을 발휘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2017 세계 기록의 날』기념으로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영국 국가기록원(TNA) 원장 Jeff James 발표
전 오바마 정권은 투명성과 열린 정부(open government)에 큰 의미를 두었다. 이에, 2010년 9월 오바마 전 대통령의 UN총회 연설을 계기로 Open Government Partnership(OGP)이라는 국제기구가 설립되었다. 미국은 OGP 활동, 그리고 정부의 투명성 증진 활동 전반의 중심에 국립기록관리청(NARA)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2009년부터 4차례의 국가 실행계획(action plan)을 작성하는 데에 NARA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8년여간 NARA는 국립 공개재분류 센터(National Declassification Center) 설립, ‘시민 아키비스트’ 프로젝트 추진, ‘접근 가능 프로젝트(Make access happen)’ 추진, 혁신 허브(innovation hub) 및 역사 허브(history hub) 구축, SNS 전략 수립 등 수없이 많은 시도를 해오고 있다. 2009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비공개 국가안보 정보’에 관한 행정 명령을 내려, 정부 기록물의 공개분류 제도를 재정비하고 국립 공개재분류 센터(National Declassification Center)를 NARA 소속기관으로 설립하였다. NDC의 목적은 공개재분류 과정을 대폭 줄여 역사적 가치를 가진 기록물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당시 미국에는 약 4.1억장의 비공개 기록물이 있었는데, 길고 복잡한 공개재분류 과정 덕분에 숫자는 계속 늘어나기만 하였다. 더군다나, 과거 표준화된 공개재분류 과정이 형성되기 전에 비공개 기록물로 분류되었던 문서에 대해서는 그 재분류 과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었다. NDC는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공개재분류 과정을 간소화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본-디지털(born-digital) 기록물 공개분류 정책 또한 연구할 예정이다.
시민 아키비스트(citizen archivist) 프로젝트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관심도 제고 및 투명성 증진을 위한 사업이다. 2011년부터 NARA는 온라인 기록물 검색 시스템에 국민들이 직접 ‘태그(키워드)’를 추가할 수 있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는 직접 코멘트 등을 달 수 있게 하였다. 이는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지만, NARA에 필요한 메타데이터 추가와 검색 기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역사 허브(history hub)는 2016년에 시작된 가장 최신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는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으로, 국민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이다. 연구원, 민간 역사학자, 기록관리 전문가 등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블로그나 게시판을 통해 서로 궁금한 점을 게시하고 각자의 전문 분야에 답을 달기도 한다. 관련된 기록물을 읽어볼 수도 있고, 가장 가까운 NARA 기록관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NARA는 의회 도서관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의 협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국제 파트너십도 구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NARA의 OGP 활동을 이토록 격려해준 것은 우리 직원 모두에게 정말 보람 있는 과정이었다. 우리도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며 알지 못했던, 그리고 상상하지 못했던 분야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2017 세계 기록의 날』기념으로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미국 국립기록관리청장 David Ferriero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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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서 8년(1882년) 병부상서지와 제본
최근, 중국 제1역사당안관은 관내 소장 청나라 시대(淸朝: 1616년~1919년) 내각병과(內閣兵科) 제본(題本) 약 16만여 건 기록물을 디지털화하여 정식으로 대외 개방하였다. 이용자들은 1사관 내에 설치된 ‘대외열람 시스템’을 이용하여 검색 열람이 가능하다.
제본(题本: 중국 명·청시기 상소문의 일종)이란 청대 고위 관리들이 황제에게 보고한 정무문서이다. 내각(内阁: 황제 보좌·자문기관으로 관원은 대학사이다)을 통하여 보고된 문서를 황제가 열람하고 지시를 하였다. 내각은 업무에 따라 이(吏)·호(户)·예(礼)·병(兵)·형(刑)·공(工) 6부에게 발송하였다. 6부는 업무에 따라 해당 아문(衙門, 해당 관청)에게 사본을 하달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연말에는 각 아문들이 그 문서들을 다시 내각에 반환하여, 내각은 이 제문들을 서고에 이관·보관하였다.
청대 ‘내각 병과 제본’ 기록물들은 내각대학사·병부상서·총독·순무·장군·제독·총병 등 청조의 중앙과 지방 고급 문·무관들이 보고한 문서이다. 이 기록물들은시간 순서로 정리 편철하고, 직관·과거·방무, 전쟁, 말정(말 사육), 군수과 역참 등으로 분류하였다. 청 건륭원년(1736년)부터 광서24년(1898년)까지 총 5,852권 1628만 건, 세부목록 16.87만 조(條). 이 기록물 내용을 보면 첫째 무관의 임면·의서(청대 과거 합격자의 성적 등급)·처벌·습직·봉수(작위 하사)·상망 등, 둘째, 무과의 향시·회시·전시 진행 및 번역동생(하급통역관, 청조 소수민족 언어(특히 몽고어) 과거를 통과한 관리) 과거 현황, 셋째, 관병의 변방주둔·부대순환·순시·부대검열·병사훈련 및 전쟁에 대한 내용, 넷째, 군용마필·군수품·군량구매 등 군수비용의 지출현황 등이 기재되었다.
이외 ‘병과 제문’에는 1만여 명의 청나라 중·하급 무관들의 약력 문서에 그들의 출신 및 임명·인사경력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물들을 개방·이용함으로써 청대 무관들의 임면, 무과 과거 시험, 관병 주둔훈련 및 주요 군사·전쟁 등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서의 의의가 있을 것이다. 제1역사당안관은 소장기록물의 전면 개방을 중요한 목표로 목록작업, 평가업무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기록물 개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안으로 내무부(청대 궁정사무 담당 부서) 정고(하급기관이 상급기관에게 보고하는 정문(呈文: 공문서의 일종) 초안, 군기처(옹정제 때 설치된 군사·정무의 최고 기관)의 만주어 상소문 등 기록물들을 계속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