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문화영화로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 컬렉션 공개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은 ‘어린이날’ 제정 101주년을 맞아 <문화영화로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 컬렉션을 5월 4일(목)부터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www.kmdb.or.kr)을 통해 공개하고 1950~1990년대에 제작된 문화영화* 속에서 국가와 사회가 ‘어린이’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 문화영화란 정부 시책을 전달하고 선전하는 것에서부터 시청각 교육과 계몽, 한국의 근대화·산업화 모습, 이국 풍물, 스포츠, 쇼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소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해방 이전부터 1990년대 중반 무렵까지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제작된 영상물이다. 대체로 계몽적 성격을 지니는 문화영화는 당대 국가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시청각적 확성기이자 요약물이기도 했다. - 이런 점에서 문화영화는 국가와 사회가 시대별로 어린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며 어떤 주체로 호명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유의미한 사료라 할 수 있다. -
이번에 공개하는 <문화영화로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 컬렉션은 영상자료원이 소장한 필름 등의 영상자료 및 시나리오, 심의서류 등의 문헌자료를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90편을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전체적인 시대상 및 제작 경향 분석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영상자료원 미소장 자료, 국가기록원 및 한국정책방송원 등의 기관이 VOD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 41편을 포함한 총 131편의 작품 목록을 작성했으며, 이를 토대로 각각의 작품이 어린이 혹은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을 시대적, 정책적 맥락에서 정리한 해제 원고를 함께 제공 하고 있다.이번에 공개하는 <문화영화로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 컬렉션은 영상자료원이 소장한 필름 등의 영상자료 및 시나리오, 심의서류 등의 문헌자료를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90편을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전체적인 시대상 및 제작 경향 분석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영상자료원 미소장 자료, 국가기록원 및 한국정책방송원 등의 기관이 VOD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 41편을 포함한 총 131편의 작품 목록을 작성했으며, 이를 토대로 각각의 작품이 어린이 혹은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을 시대적, 정책적 맥락에서 정리한 해제 원고를 함께 제공 하고 있다.
새로운 담론의 주인공 ‘어린이’
아이, 아동, 꼬마, 소인이라 불리던 주체가 ‘어린이’라는 새로운 호칭을 가지게 된 것은 1920년대부터다. 소파 방정환은 1920년, 천도교 월간지 《개벽》을 통해 동시 「어린이 노래: 불 켜는 이」를 발표하며 어린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그 후 아동 인권을 위해 활동하던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1923년, ‘어린이날’ 제정을 추진하고 잡지 《어린이》를 창간했다. 방정환을 비롯해 뜻을 함께한 단체들이 일제강점기 식민치하의 국가 운명을 마주하며 발굴한 ‘어린이’는 새로운 미래이자 가능성으로서 존중되어야 하는 존재였다. 다시 말해 ‘어린이’라는 호칭이 탄생한 데에는 새롭게 구상되는 조선에 대한 기대가 자리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린이는 전근대적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 나갈 근대적 주체로 호명되었다. 어린이는 '성장'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존재였고 많은 담론의 주인공이었다.
영상자료원은 ‘어린이’ 탄생 10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근대국가가 제작한 영상물에서 어린이가 어떻게 재현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문화영화로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 컬렉션을 기획하였다.
어린이, 미래라 쓰고 ‘역군’으로 읽는다.
한편 이번 컬렉션이 제공하는 문화영화 목록들을 보면, 역대 문화영화들 속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독립적인 주체이자 인격체로 그려지지 못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삼은 문화영화들이 이를 제작한 정부 및 각종 산하기관, 민간 제작사의 외피를 두른 어른들의 관점에서 그려진 탓에, 역대 문화영화 속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사회 재건과 안보, 근로 등의 사회적 대의를 위해 호명되는 객체에 가까웠다.
1950~60년대에 제작된 영상들이 전후 사회 재건과 미국의 원호 활동을 선전하기 위해 폐허 속 위기에 처한 어린이들의 불우한 이미지를 활용했던 것이나, 1970년대 영상들이 당대 정권이 강조한 과학기술과 산업인력 육성을 위해 어린이/청소년의 직업 교육을 강조했던 것, 1980년대에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등의 국제행사 개최를 앞두고 국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활기차고 행복한 어린이 상을 여러 영상을 통해 반복적으로 창조해냈던 것 등은 모두 어린이와 청소년이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인격체로 다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말로는 ‘봄’이자 ‘새싹’이자 ‘미래’로 불렸지만, 그 이면에 이들에게는 나라를 위해 복무하고 산업을 일구는 ‘역군’으로서의 무게가 지워지고 있었음을 컬렉션의 작품들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1950~90년대 제작된 문화영화 속에서 어린이들 그리고 청소년들은 오랜 시간 ‘올바른 국민 되기’라는 틀 안에 갇혀 있었다. <문화영화로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 컬렉션은 그간 우리 사회가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호명했는지 그리고 이들의 성장과 인권에 얼마만큼의 관심을 기울여 왔는지를 비판적으로 되짚어 보는 계기이자, 이제 비로소 ‘나이 어린’ 주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고려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임을 상기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영상자료원 <문화영화로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누리집(www.kmdb.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