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년 전 미국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이 조선에 오며 쓴 두루마리 기행편지가 18개월 복원을 거쳐 처음 공개됐다.
이 편지는 1890년 태평양 횡단 여정과 조선 도착 후 의료 환경·생활상을 담은 32m 길이의 기록이다.
특히 보구녀관, 전통 혼례, 당시 풍경 등을 담은 사진도 함께 포함돼 역사적 가치가 크다.
국가기록원은 훼손된 원본을 복원하고 디지털화해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했다.
국가기록원은 제54주년 ‘보건의 날(4.7.)’을 맞아 양화진기록관이 소장하고 있는「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를 전면 복원하여 최초로 공개한다고 7일(화) 밝혔다.
복원된 기록물의 주인공인 ‘로제타 셔우드 홀’은 국내 최초의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 설립, 국내 최초 한글 점자 교재 제작 등 한국 현대 의학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94장을 이어 붙인 32m 대기록, 19세기 말 조선의 생활상 담겨
이번에 공개되는 기행 편지는 로제타가 1890년 의료선교를 위해 미국을 떠날 때부터 조선에 도착한 직후까지의 활동(1890.9. ~ 1891.1.)을 고향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쓴 것이다.
| 로제타 셔우드 홀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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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
| 약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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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5. | 미국 뉴욕 리버티 출생 |
| 1889. | 펜실베니아여자의과대학 졸업 |
| 1890.8.21 | 조선에 선교사로 가기 위해 고향 리버티 출발 |
| 1890.9.4 |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으로 가는 배(오셔닉 호) 승선 |
| 1890.10.14 | 서울 도착 |
| 1890.10.15 | 보구녀관에서 사역 시작 |
| 1897. | 평양 기홀병원 설립 |
| 1898. | 평양 광혜여원 설립 |
| 1899. | 에디스 마가렛 어린이 병원 설립 |
| 1900. | 평양 맹아 학교 설립 |
| 1900. | 한국 최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교과서(초학지지) 발행 |
| 1909. | 평양농아학교 설립 |
| 1921. | 제물포부인병원 설립 |
| 1928. | 경성여자의학강습소 개소 |
| 1951. | 미국에서 소천(85세) |
정갈한 영문 필기체로 낱장의 편지 94매를 이어 붙여 만든 이 편지는 가로 16.4cm, 세로 길이가 무려 31.8m에 달하는 방대한 두루마리 형태(총 2건)를 띄고 있다.
편지에는 1890년 9월 4일 샌프란시스코항에서 증기선을 타고 호놀롤루와 일본을 거쳐, 10월 14일 조선에 도착하기까지 40일간의 태평양 횡단 노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조선 도착 이후 1891년 1월초까지 3개월간의 기록은 더욱 특별하다. 136년 전 외국인 선교사의 시선으로 본 당시 척박했던 조선의 의료 환경과 주민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한국 근대 의료의 시작과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전통 한옥 진료소인 ‘보구녀관(普救女館)’의 모습, 가마와 전통 혼례, 고종이 청나라 사절단을 맞이하는 행렬 등 로제타가 직접 촬영한 희귀 사진 59점이 함께 부착되어 있어 당시 시대상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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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왕은 약 40세이며, 1873년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는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관계를 맺는 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그의 통치 기간
동안 이 은둔의 나라는 미국, 일본, 그리고 일부 유럽 국가들과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기독교 교육을 금지하는 옛 법은 폐지된 적이 없지만, 약 20년 전 프랑스 선교사 9명이 학살*된 이후로 기독교 신앙의 자유는 크게 방해받지 않고 있습니다. * 병인박해(1866~187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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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진료소에서 첫날 본 환자는 4명이었고, 다음 날은 9명 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거의 3개월 동안 270명의 초진 환자와
279명의 재진 환자를 포함해 총 549건을 치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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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어느 날, 왕이 성벽 밖으로 나가 중국 대사를 맞이했습니다. 이런 행사는 서울에서
큰 ‘구경거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보러 몰려듭니다. 우리도 다른 여러 외국인들과 함께 이 장면을 보러 갔습니다.
소총과 총검을 든 군인들, 깃발, 천막, 거친 악기들, 그리고 다양한 의상들이 어우러져 매우 인상적인 광경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중국 대사를 보았고, 한국 국왕 ‘이 히(Li Hi, 고종의 본명 이희)’를 얼핏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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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되고 바스러지던 사료, 18개월의 정밀 복원 거쳐 새 생명
「로제타의 기행편지」는 희귀본임에도 불구하고 부착된 비닐테이프의 변색 및 접착제 경화와 당시 필기 매체인 아이언 겔 잉크(Iron Gall Ink)* 의 부식으로 글자 부분이 갈색으로 변하고 종이가 바스러지는 등 훼손이 심화된 상태였다.
중세에서 19C까지 사용된 대표적 필기용 잉크로 철(Iron), 탄닌(Tannin) 성분이 산화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글씨부분이 부식 및 갈변되며 종이가 떨어져 나감
또한 기록물이 지름 0.3cm의 작은 나무축에 32m 길이로 말려있어 꺾임, 접힘 등으로 활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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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성분에 의한 글자부분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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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김, 접힘 등 물리적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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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에 의한 추가 훼손
국가기록원은 약 18개월에 걸쳐 오염물질 제거와 탈락된 글씨의 결실부를 복원용 한지로 보강하여 안정성과 보존성을 높였다.
또한, 두루마리 형태에 대한 물리적 손상 방지와 안정성 및 보존성 향상을 위해 원본 크기에 맞는 ‘굵게말이축*’을 사용하여 말림 횟수를 최소화시켜 편지를 안정화하고,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하여 복원처리를 완료했다.
전통회화의 족자,두루마리 등을 보관시 주름, 꺾임 방지를 위해 굵게 마는 보조 도구
아울러, 이후 열람과 연구, 전시 등에 활용할 복제본 제작을 위해 고해상도 스캐너를 이용하여 디지털화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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➀ 처리 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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➁ 테이프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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➂ 결실부 및 글자부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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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게말이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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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상자와 굵게말이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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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용 오동나무 상자
복원된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의 원문은 소장처인 양화진기록관 누리집(http://yanghwajinarchives.org)과 국가기록원 누리집(www.archives.go.kr)을 통해 국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은 이처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국가기록물의 보존 수명을 연장하고 후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 81개 민간·공공기관의 기록물 9,272매를 복원해 왔다.
국가기록원은 이번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의 복원으로 보건 의료 종사자를 기리기 위한 보건의 날에 국민들에게 공개되고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에 기쁨을 표하며 앞으로도 우수한 복원 기술로 소중한 기록유산들이 안전하게 영구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복원전 | 복원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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