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와 과제 > 월드컵과 한국의 스포츠 > CU@K 리그 실현과 과제

CU@K 리그 실현과 과제

연인원으로 따져 전인구의 절반 가까운 국민들이 거리 응원에 나섰던 2002 FIFA 월드컵™이 끝나자 그 열기를 월드컵 이후로 끌고 가자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가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한국의 축구계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일회성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우려에서 나온 얘기였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국가 대항전에 대해서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열광적이었다.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인 한일전의 TV 시청률이 무려 70.5% 라는 경이적인 수치였던 반면에 프로 축구에 대한 관심은 우리보다 프로 리그 도입이 늦었던 일본과 비교해도 훨씬 밑도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2002년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공식화보집(2003)

2002년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공식화보집(2003)

그런 저간의 사정에 따라 월드컵에서의 신화 창조에도 불구하고 대회 이후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 같은 축구팬들의 우려를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 터키와의 3위 결정전에 등장했던 ‘CU @ K리그’(K리그에서 만나요)라는 카드 섹션의 문구였다. 월드컵의 열기를 한국의 프로 축구 리그로 연결시키자는 독려였던 것이다.

그것은 한 때의 열풍이나 붐이 아니라 월드컵을 계기로 낙후되고 침체된 한국 축구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거듭나게 하자는 축구팬들의 강력한 염원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번의 대회 유치는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얻어지는 경제적 문화적 후광 효과도 중요한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한국 축구의 개혁과 장기적인 발전 대책 강구라는 측면에서 유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팀의 4강 신화는 그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한 예상 밖의 성과였다. 문제는 이 같은 열기를 월드컵 이후로 고스란히 연결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의 개혁을 위한 동기 부여는 이번 월드컵으로 충분히 이뤄진 셈이며, 경기장 확보 등 대폭적인 인프라 구축 역시 자연스럽게 완성되었다. 이제부터는 포스트 월드컵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장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유소년 축구 진흥 계획’ 같은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지난 1983년 출범한 프로 리그의 활성화를 위한 ‘디비전 시스템 구축’, ‘학원 축구 시스템의 정비’ ‘실업 축구의 활성화’ 같은 과제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세계가 격찬한 이번 2002 FIFA 월드컵™의 의미를 각별하게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