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록물철은 1909년 경찰의(警察醫)·경찰 수의(獸醫)·통역관·번역관 등의 인사발령 서류철이다. 문서의 맨 처음에는 목차가 붙어 있다. 목차는 일련번호, 관청명, 이름, 적요(摘要)로 구성되있다. 일제는 1905년 1월 경무고문 마루야마(丸山重俊)를 파견한 이래 일본 경찰의 계속적인 한국 파견을 통해 경찰기구를 자국의 이해에 맞도록 편제하기 시작하였다. 그 일환으로 1905년부터 자국 의사를 고문경찰의(顧問警察醫)로 배치하기 시작하였고 1907년에는 통역관보(通譯官補) 4명, 고문의(顧問醫) 47명을 증가 배치하여 각종 위생·통역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경찰의는 일본 거류민·경찰가족의 치료와 함께 경찰이 담당하고 있던 보건위생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전염병 예방·치료, 종두 시행, 건강 검진, 상해 사건시 검시 등을 행하였다. 통역관·번역관들은 경찰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어의 일역, 일본어의 한역 등을 담당하였다. 일제는 경찰의·통역관을 임명할 때 신원조사를 행했는데 임용 당사자의 성질, 소행(素行), 경력 등을 조사하도록 되어 있었고, 소행의 경우 가족사항, 근무태도, 음주 여부 등의 내용이 기재되었다. 주요 기록물로는 '경찰의 임면'에 관한 서류와 '통역관·번역관'과 관련된 서류 등이 있다. 각 건마다 관련 서류들이 첨부되어 있는데 경찰의·통역관 채용을 요청하는 서류에는 당사자의 이력서가 첨부되어 있고, 사직을 요청하는 서류에는 사직원이 붙어 있다. 이력서에는 본인의 신분, 성명, 현주소, 생년월일을 적고, 학력·경력·상벌 관련 사항을 적도록 되어 있었고, 경찰의의 경우에는 의술개업장 사본을 함께 제출하였다. 사직서를 제출할 때 사직 이유가 본인의 질병 때문인 경우에는 사직 청원을 수리한 서류, 관할 서장이 경무국장에게 사직을 청원하는 서류, 본인의 사직원, 그리고 진단서가 첨부되어 있다. 해직할 경우에는 해직 청원을 수리한 서류, 관할 서장이 경무국장에게 해직을 청원하는 서류, 해직 이유서가 첨부되어 있다. 관련 기관이 많을 경우가 있는데 이 때에는 다수의 서류가 첨부된다. 이 기록물철은 강점 직전 일제 경찰기구가 각 지역에서 전개한 활동 양상을 보건의료·통역이라는 구체적인 분야를 통해 알려주고 있어 한말 경찰기구를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비록 경찰의(警察醫)·통역관에 한정되기는 했지만 어떤 출신 배경과 학력·경력을 지닌 일본인들이 조선에 파견되었으며, 그들의 임명 절차·전직 절차는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해직·면직 사유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풍부한 내용을 전달해 주고 있다. 특히 임명 서류에 나타난 이력서의 분석을 통해 초기 일제의 경찰기구가 지니는 인적인 특징을 식민지 강점 이후의 그것과 비교·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제 경찰들이 자신의 전문 영역과 관련하여 각 지역에서 펼쳤던 활동상황을 통해 일제의 권력이 어떤 방식과 절차를 거쳐 조선인에게 접근하였고, 궁극적으로 어떻게 그들을 통제·지배하였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