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록물철은 1939년 12월부터 1940년 12월까지 조선총독부 외사부 외무과에서 취급한 외국인 여행자 관련 문건들을 편철한 것이다. 일제는 1905년「보호조약」체결 후부터 국제여론을 유리하게 유도하기 위하여 국내에서는 영자지(英字紙)『서울프레스(Seoul Press)』를 발간하여 일본의 침략기도를 은폐하는데 노력하는 한편 국외에서는 워싱턴에 동양정보국(Oriental Information Bureau)을 설치하여 대외선전활동을 담당시키고 친일적 미국인들을 이용하여「보호조약」을 옹호하는 선전활동을 전개하였다. 이후에도 총독부는 대외선전을 위하여 국내외의 영자신문을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일제는 외국인, 외지(外紙)의 친일적 발언을 일일이 어용지『경성일보』나 잡지『조선』에 게재할 뿐만 아니라 이를 수집·수록한『외국인의 눈에 비친 조선』(1932년)을 출판하여 내외의 정치선전에 이용하였다. 1931년의 만주사변에 이어, 1932년 만주국의 출현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정세에 대해 여러 나라의 관심이 증대함에 따라 왕래하는 외국인이 점차 많아지게 되고, 특히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한 후에는 점차 현지 시찰을 위해 조선을 통과하는 자가 격증했다. 단순한 관광객은 극히 적고 대부분이 조선과 만주 및 북중국 지역의 치안, 정치, 경제, 산업 등의 실상을 시찰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 문서가 작성된 해인 1939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아시아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움직임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때였다. 이에 일제는 당시의 미묘한 국제 정세 속에서 불필요한 단속으로 일제에 대한 반감을 유발시키지 않도록 외국인의 처우에 신중을 기하고 있었고, 또한 이후에는 오히려 정치 선전의 목적으로 외국인들을 일부러 초청하여 시찰하도록 하였다. 본문의 내용은 주로 외국인이 시찰한다는 것을 해당 지역에 알리고, 해당지역은 이에 따른 각종 편의를 공여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에 관련된 모든 사항(여행의 목적, 여행자의 이름, 여행지, 여행일정표와 기타 사항)을 상세하게 기록해 두었다. 이 기록물철은 일제가 각국의 유력인사를 비롯한 사회 각층의 사람들, 특히 각국 유력지의 기자들을 초청하여 일본, 조선, 만주, 중국 각지를 시찰하게 한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찰 여행기간은 보통 한달 반에서 두 달 정도인데, 모든 비용을 일제가 부담하면서 여행에 필요한 온갖 편의를 제공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일제는 이들 외국인들로 하여금 일본의‘동아 신질서 건설’상황을 여행하게 하고 각종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각국과의 친선을 도모하는 한편 이를 통해 그들의 침략의도를 은폐하고자 하였다. 이 문서는 당시 국제 정세하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 상황과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일제의 외교정책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