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에는 중일전쟁 발발과 관련하여 현저하게 물가가 상승하였기 때문에 일정한 세비로 대부분의 재원에 충당하고 있는 이왕가로서는 예산편성에 상당히 곤란을 느꼈을 것임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본년도는 부득이 긴축예산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본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에는 당연히 시급한 사업비만을 계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그러한 이유로 본년도 이왕가 예산에는 예비금으로 충당하는 추가예산편성이 다른 해에 비해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기록물철을 통해서 본 1937년도 세입세출 총액은 2,232,716원으로 전년도 예산 2,430,272원과 비교하면 197,556원 감소한 것이다. 세입세출 내용을 자세히 보면 세입은 경상부에서만 2,232,716원이고 세출은 경상부 1,966,972원, 임시부 265,744원이었다. 이왕가의 세입은 역시 세비가 주를 이루고 나머지는 채권이자, 주식 배당금, 예금이자, 창경원·덕수궁 입장료 수입 등으로 이루어졌다. 세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봉급 및 제 급여로 582,390원을 차지하며 다음은 이강, 이우공가 보급금으로 186,000원, 영선비(營繕費) 177,071원, 예비금(豫備金) 120,000원 등이다. 세입이 전년도에 비해서 감소한 것은 전반적으로 모든 세입이 증가했지만 전년도에 있었던 임시부의 부동산 매각수입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상부 세출이 증가한 것은 친용비, 예비비는 감소하였지만 제향비, 부동산 관리비, 봉급 및 여러급여, 여비 등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1937년도 이왕가 세비세입세출 결산을 보면 세입은 2,940,025원 05전이었고 세출은 경상부 1,932,164원 06전, 임시부 596,802원 02전, 합계 2,527,966원 08전으로 세입 초과액이 412,058원 97전이었다. 그 중 898원 47전은 다음 해 이월 사용액으로 411,160원 50전은 불용 처리되었다. 1937도 예산액에 비해서 세입이 11,837원 32전 많아진 것은 예금이자수입이 예산보다 적어졌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함께 목재가격이 급등하여 예정 이상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세출부문에 있어서 눈에 띄는 것은 향연비 10,306원 27전, 박물관비 1,828원 04전이 불용 처리된 점이다. 이것은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신년연회를 비롯한 모든 축하연회가 중지되었기 때문이다. 또 박물관에서는 그동안 일본으로부터 미술품을 차용하여 전시해왔는데 전쟁 중이기 때문에 더 이상 운송해오는 일이 어렵게 되었기 박물관비 중에서 운송비지출이 불용 처리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