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2017년 3월 세계의 기록속으로
- ICA FLASH특집
풀래시는 ICA(국제기록관리협의회)의 활동과 기록관리분야의 최신동향 등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정기간행물이다. 플래시는 1년에 두 번 출판하며, 회원들에게만 제공된다. 이번 ‘17년 1월호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2016 세계기록총회를 기념하는 특집호이다.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을 비롯해 David Fricker ICA 의장, 2017년 연례회의 주최국인 멕시코 국가기록원장 등이 기고한 총 17개의 기고문 중 대표적인 4개를 제공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2016년 9월 5일 시작된 2016 서울 세계기록총회는 6일 동안의 풍성한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10일 폐막했다. 전 세계 114개국 기록관리전문가 2,059명이 참석하고, 59개국 256편의 학술논문이 발표된 이번 총회는 ‘기록, 조화와 우애’라는 주제에 걸맞게 국경을 초월하여 기록을 매개로 전 세계가 협력하고 우정을 나누는 기회였다.
특히 이번 서울총회에서는 디지털 기록관리 관련 정책개발, 지속가능한 재정 확충 및 인력양성 등 향후 4년간 세계기록관리 전문가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서울선언문을 최초로 채택하여 국가기록원장 및 ICA 의장이 공동으로 선언하였다. 또한 기록전문가 이외에 일반인들이 ‘기록문화 전통’을 되돌아보고 ‘기록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산업전’, ‘기록전’, ‘체험존’을 운영하여 약 2만 5천명이 관람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6 서울 세계기록총회의 성공을 가능토록 한 ICA 사무국과 의장님의 열정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우리 대한민국 국가기록원은 ICA 총회 주최라는 중요한 경험자원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 및 국제사회 활동에 힘쓸 것이다. 또한, 차기 개최국과도 긴밀한 협조를 하여 2020년까지 서울의 정신을 유지할 것을 약속드린다.
이상진
대한민국 국가기록원장
우리는 흔히 아키비스트의 주요책무를 ‘보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온 2,0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작년 2016 서울 세계기록총회에서 나는 우리 아키비스트들 또한 ‘변화’를 받아들여, 혁신적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존 호킹 사무총장보는 기조연설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오늘날과 같이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는, 그 어느 기록물도, 그 어느 아키비스트도, 어디에 있든, 언제가 되었든, 세계적인 이슈를 해결하는 것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기록을 상자에서 꺼내 세상으로 들고 가는 순간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2016 서울 세계기록총회에서는 실제로 다양한 세계적인 이슈가 논의되었다. 인권, 국가안보, 지식재산, 위기에 놓인 기록물, 공동 기록유산 등의 주제들이 세계 최고 전문가들의 참여 하에 논의되었다.
아키비스트들은 항상 민간과 공공분야를 아울러 사회 모든 방면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였다. 그리고 점점 더 세계화되고 상호 연결된 국제 사회에서, 시간과 공간까지 아우르며 활동하기도 한다. 공간을 넘어, 아키비스트는 전 세계인들이 세계 어디에 있든지 세계의 기록유산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준다. 시간을 넘어, 우리는 사회가 과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미래의 세대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 쉽지도, 뻔하지도 않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 총회의 주제와 같이, ‘조화와 우애’를 통해 우리는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성공적인 총회를 치르고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정말 많다. ICA 사무국, 준비기획단, 기조연설자 그리고 참가자까지.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특별히 나의 동료이자 친구인 이상진 대한민국 국가기록원 원장님께 감사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의 리더십은 이 총회가 성공하게 된 가장 핵심요소였다. 그의 무한한 개인적 헌신과 준비기획단의 열정은 총회 내내 무대 뒤에서 빛이 났다.
데이비드 프리커(David Fricker),
ICA 의장 / 호주 국가기록원장
서울 세계기록총회에서 ICA 프로그램위원회(PCOM)은 ‘인권 지지를 위한 아키비스트와 기록관리자(records managers)의 역할에 대한 기본원칙’이라는 초안문서 (working document)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 문서에는 UN이 명시한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를 바탕으로 기록관리 전문가들을 위한 지침, 혹은 기본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문화유산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수많은 전문가들 중, 기록관리 전문가들은 인권을 보호해야 할 더욱 엄중한 의무가 있다. 이는, 기록이 기본 인권과 자유를 지키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기본원칙은 2014년부터 ICA 인권전문가그룹(HRWG)에서 준비해온 문서이다. 그동안 변경과 삭제 및 추가를 거쳐 수정된 현재 문서에는 총 25개의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서는 기록관리 전문가들에게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인권침해에 대한 문서에 대해 더욱 신경 쓸 것을 당부한다. 그 이유는 한 순간의 실수로 정의실현과 피해자의 배상, 그리고 사회 전체의 알권리가 박탈될 수 있기 때문이다.
ICA 회원들이 이 문서를 읽어보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여, 공유하고 논의하기를 권한다. 기록관리 전문가로서 우리가, 그리고 우리 정부와 우리 사회가, 인권 지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잊지 않길 바란다.
줄리아 바레라(Giulia Barrera),
ICA 인권전문가그룹(HRWG) 의장
올해 11월, ICA 연례회의와 ICA 남미 지역지부인 ALA 회의가 동시에 “기록, 시민권, 그리고 상호문화주의”라는 주제 하에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된다. 멕시코 국가기록원과 ALA가 최초로 개최하는 남미지역 ICA 연례회의로서, 이번 회의에는 관련 지역 기록분야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상호문화주의, 선조 문화(ancestral cultures), 인권, 기록유산의 불법 거래, 기록과 예술 등의 다양한 주제를 토의함으로써, 기록관리 관련 공공 정책의 발전과 정부의 주요 안건 상정 등을 목표로 할 것이다. 정부에게 피할 수 없는 책임과 기억을 의무화하는 것이 바로 기록이기 때문이다.
부정부패, 불투명성, 미흡한 기록관리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의사결정 절차에서 기록물을 활용하지 않는 사회는 지금까지 겪어왔던 불평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기록, 그리고 기록유산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허위 정보, 기억 손실, 그리고 생각의 단일성 등에 항거할 때 비로소 공공윤리를 실천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탔다. 현명한 협력, 결속, 그리고 정직함만이 우리를 안전하게 항구로 데려다줄 것이다.
메르세데스 데 베가(Mercedes de Vega),
멕시코 국가기록원장 / ALA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