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기록으로 보는 그 시절 ‘피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를 찾아 나선다. 근래에는 해외여행이나 시설 좋은 물놀이 공원에서의 피서가 흔한 풍경이 되었지만, 수영장이 흔치않았던 그 시절에는 가까운 계곡이나 바다를 찾아 더위를 이겨내는 것이 최고의 피서였다.
한여름 더위를 피해 가족·친지와 함께 떠나는 피서는 언제나 즐겁다.
피서(避暑) 풍습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했지만, 일상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한다는 의미는 변함이 없다.
생활이 어려웠던 1950~1960년대에도 무더운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달려가 더위를 식혔다.
당시에는 가까운 시냇가, 한강, 뚝섬유원지, 근교 수영장 등에서 물놀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버스나 기차를 타고 대천·송도·해운대 해수욕장 등으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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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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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1960)
특히, 1956년 제18회 차관회의록을 보면, “6월 30일부터 대천해수욕장까지 열차를 증설한다”라는 내용이 있어 많은 피서 인파가 해수욕장으로 몰려들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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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특급 열차운영(1956)
한편, 2011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인천 송도해수욕장 사진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각광받았던 당시를 추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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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인천 송도 해수욕장
1970년대에는 ‘바캉스’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피서를 떠나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즐거워야 할 피서가 무질서와 바가지요금 등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피서철을 맞아 해운대·대천·몽산포 등 유명 해수욕장과 도심지 수영장에 몰려든 사람들의 물놀이 사진은 보는 사람까지 시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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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산포 해수욕장(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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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 수영장(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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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드는 행락객들로 피서지가 몸살을 앓기 시작하자, 1970년 서울시 경찰국에서는 뚝섬에 한강여름경찰소를 열고 한강변 수상안전을 책임지고 풍기단속을 실시하였다. 여름경찰서 활동은 현재까지 이어져 매년 해수욕장 근처에 개서식을 갖고 피서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1980~1990년대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함께 휴가문화가 자리 잡은 시기였는데, 알뜰하고 건전한 휴가가 강조되었다.
정부에서는 「여름철 행락질서 확립대책」(관보 제12769호, 1994년)을 추진했는데, 행락지에서 불법·무질서 행위를 집중 계도·단속하는 등 국민들에게 행락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록물을 통해 과거의 여름나기 풍경을 기억하고, 무더위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대한민정부 관보_여름철 행락질서 확립대책 추진(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