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미국 예일대학 도서관이 미 대륙 발견 초기와 관련있는 고지도 한 장을 4만 달러에 매입하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렇듯 미국 대학 도서관들은 미 대륙과 관련 있는 고지도를 중요시하고 있다. 유럽 대학의 도서관들 또한 세계 지도 및 아시아 지도 등 일반 고지도를 많이 소장하고 있다. 그 중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이 대학 중에서도 가장 많은 고지도를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16세기 말의 지도에서는 나타나지 않거나 섬으로 표시되었다가 17세기 중엽의 지도에서부터 반도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아쉽게도 한국을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한 18세기 초반의 지도는 그 수가 많지 않다.
동해는 고지도에서‘한국해’또는‘동(양)해’로 나타나는데, 큰 바다라고 생각하여 Sea가 아닌 Ocean으로, 태평양이 해가 뜨는 서양의 동쪽에 있다는 관점에서‘동양해’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동해와 일본해의 표기 비율은 한국 측 통계에 따르면 8 : 2 또는 7 : 3 정도로 동해 표기가 압도적으로 많다. 반면 일본 측은 일본해 표기가 우세함을 내세우면 서 1602년 마테오리치(Matteo Ricci, 1552~1610)가 제작한 세계 지도인「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에서 가장 먼저 일본해라고 표기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입장의 차이가 있다. 우선, 마테오리치의 세계 지도는 중국어 표기 지도로 이후 제작된 서양지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그리고 한국 측은‘Oriental Ocean’,‘ Oriental Sea’, ‘Sea of Corea’, ‘Gulf of Corea’,‘East Sea’그리고‘Eastern Sea’등을 모두 동해로 간주하여 통계 자료를 산출하는 데 비하여, 일본은‘East Sea’라고 표기된 것만을 동해로 인정하며 19세기 후반의 산업화된 지도에서 일본해로 표기된 것들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계기는 1787년 동해를 탐사한 프랑스의 라 페루즈(LaPerouse, 1741~1788)가 일본해라고 표기한 일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드페르는 1705년의 지도에서“만주인들이 이 바다를‘동해(Mer Orientale)’라고 부르기 때문에‘동해’라고 한다.”고 이례적인 설명을 추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