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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29년,
교류·협력·평화로의 동시 진입 염원

해 9월 18일은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29년이 되는 날이었다. 오랜 대결과 갈등 양상 속에서 남북간 교류와 협력의 물꼬가 튼 것이다. 「e-기록 속으로」 9월호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29주년’을 기획특집으로 준비해 국제사회에서 나란히 위상을 높인 남과 북을 재조명한다

남북한은 1970년대 초반 이후 유엔 가입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경쟁을 벌여왔다. 한국은 기존의 한반도 내에서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주장하며 추진한 단독 가입 입장을 포기하고 남북한 동시가입을 통해 분단현실의 인정과 남북한 공존을 공식화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반면 북한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분단을 고착화한다고 주장하며 단일국호·단일의석 가입안 강조해오다 주변 정세변화 등에 따라 기존 입장을 바꾸었다.

국제연합헌장 수락

1989년 11월 한국은 폴란드와 대사급 수교를 시작으로, 1990년대 들어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북방외교가 활발해지면서 소련과의 국교 수립(1990년 9월), 중국과의 무역대표부 설치 합의(1990년 10월) 등 북한을 지지하던 소련, 중국 등과의 외교관계를 확대하였다. 이렇듯 변화된 국제정세에 따라 한국의 유엔 가입이 확실해지자 국제관계에서의 고립을 우려한 북한도 태도를 바꾸어 동시 가입으로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실현되었다.

  • 유엔본부 앞에 나란히 걸린 태극기와 인공기(1991)

유엔총회는 이날 남북한과 마셜군도 등 7개국의 유엔가입 결의안을 일괄 상정하여 표결 없이 159개 전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948년 제 3차 유엔총회가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로 승인하는 결의를 채택한 직후인 1949년 1월 유엔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유엔 가입 노력이 분단 4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되었다. 국명표기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북한(D.P.R.K)이 160번째, 남한(R.O.K)이 161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 유엔가입을 축하하는 대형태극기와 유엔기의 퍼레이드

이상옥 외무장관은 가입 수락연설에서 “오늘은 한반도에서 냉전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은 대립과 대결보다는 화해와 공존의 가능성을 확대시켰다. 탈냉전과 남북화해의 시대를 맞아 유엔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는 고유한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유엔이라는 창구를 통해 남북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1991년 9월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한 뒤 같은 해 12월 남북은 기본합의서 체결을 통해 화해 및 불가침, 교류 협력에 관한 기본 사항을 확인하고 남과 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으로 형성된 특수관계임을 인정했다.

  • 또한 그 해 12월 31일에 남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을 채택하면서 한반도에서의 긴장 상태 완화를 위한 합의도 이루어냈다. 이렇듯 유엔 동시가입 이후 1991년은 남북한의 관계 개선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

    유엔 가입 후 한국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것을 비롯해 캄보디아·소말리아 등지에서 유엔평화유지군(PKO) 활동을 펼쳤고, 동티모르에 상록수 부대를 파견하는 등 유엔 안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또한, 유엔 사무총장 배출과 굵직한 국제 행사 개최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국가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남북이 하나의 ‘코리아’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 대한뉴스 제1872호 <남북한 UN 동시 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