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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우표, 손편지의 낭만에서 시대의 기록이 되다

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첩이 완판을 기록한 후,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는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첩 사전예약을 실시하여 이에 못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최근 기념우표첩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우표수집 인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18 남북정상회담 우표(우체국 홈페이지)

그리운 사람에게 직접 손편지를 쓰고 우체국에서 우표를 사서 붙이며 미소짓던 그 시절, 우표는 사랑의 메신저였다. 우표 덕분에 고향을 떠난 수많은 도시 노동자들이나 열사(熱沙)의 나라에서 근무하는 해외노동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었고, 연인들 간의 사랑을 담은 러브레터가 오고 갈 수 있었다.

지금의 우표는 그 본연의 역할보다도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으로 ‘시대의 기록’으로써 더욱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것 같다. 1884년 첫 발행 이후 우리나라 우표 발행의 역사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 현충사 중건 준공 기념우표(1969)

    현충사 중건 준공 기념우표(1969)

  • 88 서울 올림픽 우표(1987)

    88 서울 올림픽 우표(1987)

  • 보통우표(무궁화)(2004)

    보통우표(무궁화)(2004)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 문위우표

근대적 통신 제도의 도입은 홍영식을 중심으로 한 신진개혁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신사유람단의 조사(朝士)로 선발된 홍영식은 일본에 갔다가 우리보다 10년 앞서 시행한 일본의 우편제도를 배우게 되었고, 그의 끈질긴 노력으로 1884년에 최초의 근대식 우체기관이라 할 수 있는 우정총국이 설치되었다. 홍영식이 우정총국의 총판에 임명되고, 박영효 등 15명이 사사가 되어 우정총국의 업무를 분담하면서 1884년 11월 17일 역사적인 근대우편제도의 첫 사무를 시작하였다.

우정총국에서는 개국과 함께 우표를 발행하였는데 처음 발행된 우표는 5종의 ‘문위우표(文位郵票)’였다. ‘문위우표’라는 이름은 우표의 액면 금액이 당시 통용화폐단위인 ‘문()’으로 표시되어 있어 후에 수집가들이 붙인 것이다. ‘문위우표’는 태극무늬 둘레를 당초문이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다. 당시에는 우표가 아닌 ‘우초(郵鈔)’라는 단어를 썼기 때문에 ‘문위우표’ 전면에는 ‘COREAN POST’라는 영문과 함께 ‘대조선국우초(大朝鮮國郵鈔)’라는 글자를 새겼다. 당시 우리나라는 우표를 제조할만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표의 발행 주체는 ‘대조선국’이었지만 제조 작업은 일본에서 하였다. 그래서 ‘문위우표’의 인쇄처는 ‘대일본국정부 대장성 인쇄국 제조’라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 우표의 역사
  • 현충사 중건 준공 기념우표(1969)

    우표전시회(1963)

  • 88 서울 올림픽 우표(1987)

    제5회 전국어린이 우표전시회(1991)

  • 보통우표(무궁화)(2004)

    체신부 우표 디자인 작업자(1992)

1884년 12월 4일 갑신정변으로 우정총국의 우정업무가 중단되면서 우표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우표를 다시 발행한 때는 1895년이다. 1895년에는 농상공부 통신국이 주관부서가 되었고, 서울과 각 지방에 우체사가 설치되면서부터 우정업무를 재개하였고 5푼, 1돈, 2돈 5푼, 5돈짜리 ‘태극우표’ 4종이 발행됐다. 미국에서 인쇄된 ‘태극우표’는 우리나라 우표 유통의 효시라고 볼 수 있다.

1897년에는 대한제국이 선포되면서 이미 발행된 ‘태극우표’에 ‘대한(大韓)’과 ‘한’을 가쇄한 가쇄우표가 발행되었다. 가쇄우표는 국명이 바뀌었을 때 이미 발행한 것에 국명만 새로 찍는 우표를 말한다.

190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 인쇄한 ‘이화보통우표’, 1902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 기념우표인 ‘어극(御極) 40년 기념우표’가 발행되었다. 고종황제 즉위 40주년과 60세를 기념해서 만든 우표였다. 우표발행이 시작된 1884년부터 발행이 중지된 1905년까지 보통우편 54종, 기념우표 1종 등 모두 55종의 우표가 발행되었다.

해방 이후 최초의 기념우표는 1946년 5월 1일에 발행된 ‘해방 1주년 기념우표’이다. 태극기를 들고 해방을 기뻐하는 가족의 모습을 담은 4종과 태극문장을 도안으로 한 2종 우표 등 모두 6종이 발행되었다. 1946년 8월 15일에도 ‘해방 1주년 기념우표’가 발행되었는데, 이 우표는 한반도의 지도와 비둘기를 담았으며 액면 50전 1종이 발행되었다. 발행된 수량은 30만 매였는데, 이 우표는 해방 후 국내에서 인쇄된 첫 번째 우표이다.

1946년 9월 10일에는 보통우표 5종이 발행되었는데 첨성대, 무궁화, 한반도 지도, 신라 금관 도안 우표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인물이 들어간 우표가 발행되었다. 우표에 첫 번째로 등장한 인물은 이순신 장군이었다. 1948년 8월 15일에는 대한민국 정부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우표’가 최초로 발행됐다. 이 우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념한 우표로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와 나라 꽃 무궁화를 도안으로 사용했다.

  •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선수단 카퍼레이드(1974)

    한글 오백년 기념우표(1946)

  • 북경아시아경기대회 양궁 남자 단체우승 기념사진(1990)

    독립 1주년 기념우표(1949)

1953년 8월 1일에는 적십자 모금을 위해 최초의 자선우표가 발행되었고, 1957년 12월 11일에는 솔방울과 크리스마스트리를 도안으로 한 최초의 연하 우표가 발행되었다. 1962년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우표가 발행되었는데, 이 우표는 최초의 시리즈 우표이다.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우표 가운데 최고가의 우표는 1983년 12월 1일에 발행된 5,000원짜리 호랑이 우표이다. 이 우표는 발행될 때부터 높은 액면가 때문에 화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소비의 시대를 열다
  • 해수욕장 캠페인(1990)

    세계 우표전시회(1984)

  • 현재 우리나라 우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우표팀에서 우표 발행계획을 수립한 후 우표발행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발행하고, 우표의 인쇄는 한국조폐공사에서 한다. 자그마한 우표이지만,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이 담겨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