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풍요로움을 나누는 정월대보름, 추억의 세시풍속
새해가 시작되는 세시(歲時)에는 예나 요즘이나 한해를 설계하며, 풍요와 안녕을 기원한다. 이에 「e-기록 속으로」 1월호는 ‘풍요로움을 나누는 정원대보름, 추억의 세시풍습’을 기획특집 주제로 정해 설날 세배부터 정월 대보름 쥐불놀이까지 조상들의 지혜와 염원이 담긴 정월의 세시풍속을 기록으로 만나본다.
이 시기는 한해의 시작이자 농한기여서 농경시대이던 그 시절에는 많은 풍습이 정월에 집중되었다. 설날이 되면 집집마다 ‘복조리’를 걸어두어 만복이 들어올 것을 기대하였고, ‘떡국 떡’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였다. 복조리를 만드는 노인들과 떡국 떡을 썰고 있는 아낙네의 손길이 정월초하루의 풍속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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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복조리를 엮는 주민들(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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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맞이 떡 썰기(1992)
또한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등 가족들과 정겨운 놀이를 즐겼으며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부르는 바람을 담아 농악을 울리고 지신밟기를 했다. 설날에는 조상을 기리는 차례와 살아계신 웃어른을 공경하는 세배를 올리고 민속놀이로 명절의 흥을 돋웠다.
근대화 과정에서 한때 양력설이 권장되기도 했지만, 음력설이 민족의 전통명절로 인식되어왔다. 1985년 정부는 음력 1월 1일을‘민속의 날’로 정하여 공휴일로 지정하였고, 1989년부터 ‘설날’이라는 명칭을 부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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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하는 여자아이들(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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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농악(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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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달 아래에서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밭이나 논두렁의 짚에 불을 놓아 들판의 쥐와 잡충을 제거하는 ‘쥐불놀이’는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놀이였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짚으로 쌓아올린 달집을 태우며 나쁜 기운을 날려버리고 풍년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도 대보름에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정월의 세시풍속’은 지역별 관습이나 문화형태,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계승되어 왔다. 안동에 내려오는 ‘차전놀이’, 충청남도 황도에서 즐겼던 ‘붕기풍어(鵬旗豐漁)놀이’, 함경도의 ‘북청사자놀이’, 경남 통영 ‘오광대놀이’등은 수백 년 동안 정월의 농한기에 행해졌던 전통을 담은 풍습이다.
대보름에 밤·호두·잣과 같은 부럼을 먹으면 ‘피부 부스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는데, 부럼을 파는 시장의 모습, 가족들이 부럼을 먹는 모습에서 예나 지금이나 이어지고 있는 세시풍속을 엿볼 수 있다. 동산에 올라가 달빛을 보고 그 해의 풍흉을 점치고 건강을 바라는 의미에서 다리 밟기를 하며 무사안녕을 기원하기도 했다.
「e-기록속으로」 편집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풍속도 변해 가지만 풍요와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은 오늘날에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 바쁜 일상에도 세시풍속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풍요와 안녕을 비는 정월대보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특집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