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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마을

영상소개

  • 분야

    경제

  • 생산연도

    1968

  • 감독

    윤창혁

  • 생산기관

    공보부 국립영화제작소

  • 관리번호

    CEN0003250

  • 재생시간

    8분 35초

영상해설

  • 밀국(密麴)제조로 생계를 유지하던 산성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영상기록이다. 부산진세무서에서 밀국 제조 근절을 위해 공장 등에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마을사람들이 새 생활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자막

  • (00:34)임진란의 긴 역사와 더불어 누룩 만드는 일을 유일한 생업으로 삼아 온 산성마을, 이 마을에는 아직도 250년의 연륜을 말해주는 성터와 성문이 마을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아득한 옛날부터 누룩을 이어 나르는 아낙네의 발걸음이 이 성문을 수없이 스쳐 갔던 것입니다.
    
    (01:01)부산시를 굽어보는 해발 800미터(m)의 금정산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임진왜란 때 우리 군사들의 양식과 술을 공급했던 곳인데 물이 좋아 술맛이 좋았다는 것이 연유가 되어 그 후로 이곳에 정착한 주민들이 대대로 누룩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것이 법의 제한을 받는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동안 수 없이 단속을 받아왔으나 이들은 누룩에서 손을 떼질 못했습니다. 이 마을에서 누룩을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밀만 해도 연간 8,000여 석, 주세 수입에 약 2,400여만 원의 막대한 결손을 가져오게 했습니다. 단속의 눈을 피해가며 만든 누룩은 날마다 어둠을 틈타서 일부 미곡상들의 중개로 경상남북도 일대의 밀주업자 손으로 넘겨졌습니다.
    
    (02:31)작년 8월 부산진세무서가 새로 설치된 이래 밀곡 근절을 위한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습니다. 미곡상들의 왕래를 막기 위한 강력한 야간 단속이 계속된 끝에 이들로부터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한편 부락 단속도 하루가 멀다 하고 실시됐는데 마을에서는 산에다 감시원을 두어 단속반의 급습을 미리 탐지했습니다. 단속반이 집에 들어 서기도 전에 누룩은 온데간데없이 숨겨지기 마련이었습니다. 강력한 단속이 계속 됨에 따라 단속하는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의 싸움은 끊일 사이가 없었고 한때는 오물을 끼얹기도 하며 단속을 방해했던 것입니다. 단속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 부산진세무서장은 마을 사람들과 자주 만나 자각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04:10)
    부산진세무서장 : 여러분, 지금 이곳은 여러분의 자제들이 공부하는 학교 교실인데요.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집에 돌아온 아이들이 부모들한테서 과연 무엇을 배우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말이 있지 않습니까?
    
    마을 주민 : 서장님 우리인들 모를 리가 없습니다. 먹고 살 수 있는 딴 방도만 생긴다면 이거 다 때려치우기로 맹세하겠습니다.
    
    
    (04:39)산성 마을 사람들에게는 남모를 딱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농토래야 260세대 반년 양식도 못 나오고 다른 일감을 마련하자니 이 부락은 너무나도 외따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마을주민 : 먹고 살 수 있는 딴 방도만 생긴다면 이거 다 때려치우기로 맹세하겠습니다.
    
    (05:16)산성 마을 사람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진세무서에서는 여러 번 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 때마다 세무서장은 지금까지 실시된 단속과 계몽만으로는 도저히 근절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다른 일거리를 알선해서 생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세정자문위원과 관내 기관장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한 끝에 마침내 젊은이에게는 직장을 다른 가족들에게는 적당한 부업을 마련해 주기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00:00)작년 10월 산성 마을 젊은이들은 오랜 악몽 속에서 벗어나 의젓한 산업용사로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합판 공장인 성창기업에 22명, 수출형 어망을 짜는 삼해공업에 200명, 시대복장에 27명, 연필과 칫솔을 만드는 보생실업에 25명, 자전거 튜브를 만드는 흥아공업에 36명, 대한식품에 6명 모두 300여 명이 취업되어 저마다 벅찬 희망 속에 새 생활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찬란한 햇살이 반짝이는 산성 마을. 지난 일들은 모두 옛 얘기로 흘려보내고 이 마을에는 새 생활의 꿈만이 넘쳐흘렀습니다.
    
    마을 노인 : 이술은 밀주가 아닙니다. 한 잔 드십시다.
    부산진세무서장 : 예 감사합니다.
    
    (07:21)후세를 위해 자랑스럽지 못한 과거를 청산한 마을 노인들의 홀가분하고 흐뭇한 마음처럼 가정 부업으로 알찬 살림을 꾸려나가는 부녀자들의 마음도 마냥 즐겁기만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250년의 밀곡 제조는 근절되고 온 마을 사람들은 부정과 거짓이 없는 올바른 마음으로 보다 나은 밝은 내일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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