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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지나면

영상소개

  • 분야

    보건

  • 생산연도

    1964

  • 감독

    박정근

  • 생산기관

    공보부 국립영화제작소

  • 관리번호

    CEN0002795

  • 재생시간

    7분 58초

영상해설

  • 나병환자에 대한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영상기록이다. 평범한 농부로 살다가 나병에 걸린 주인공은 나병이 신의 노여움을 사서 걸린 병이며 전염이 된다고 멸시와 천대를 받다가 현대의학으로 완치되었다. 나병은 전염성 피부병이지만 전염성이 약하고 2~3년 치료 시 완쾌되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자막

  • (00:49)저는 농사를 지으며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던 한 농부입니다. 그리고 또 문둥이라는 이름을 쓰고 죽음과 같은 쓰라린 생활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어리석게도 저는 벼락을 하늘의 노여움으로 알았으니 문둥이라고들 하는 나병 환자도 그저 우리 조상들이나 이웃 사람들이 생각하듯 하느님의 노여움을 산 사람으로 밖에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으로서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01:37)그래 집안에 이 병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그 집은 폐가가 되다시피 되서 이웃도 없고 멸시와 천대를 삼키며 죽음의 나날을 겪어야 하는 것을 저는 보아왔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 현대 의학은 저를 죽음과 멸시의 구렁텅이에서 구원해서 재생의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02:18)그럼 잠시 제가 나병을 이겨낸 얘기를 하겠습니다. 보십시오. 이렇게 정다운 마을에서 저도 처음에는 남과 같이 건강한 몸으로 부지런히 일하며 단란한 가정에서 생활을 즐겨왔습니다. 그런 제가 나병에 걸릴 줄이야 꿈엔들 생각했겠습니까. 나병이란 흔히 있는 다른 병과 똑같이 어쩌다 잘못돼서 걸리는 것이지 죄지은 사람이나 하늘의 노여움을 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 됐습니다.
    
    (02:50)우리나라에는 이 병이 밖으로 나타나는 환자는 3만 명에 불과하나 몸 안에 병이 숨어 있는 환자는 7만 명이나 된답니다. 그리고 수세기 동안 나병을 유전하는 것은 물론 가까이만 가도 전염되는 줄 알아왔던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걱정 없이 일하며 살다 정말 꿈에도 상상 못했던 나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저 죽음의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지듯 앞이 캄캄했습니다. 이제 제 몸은 살이 헐고 보기에도 처참한 모습이 돼버릴 것이며 가정은 무서운 죽음의 공기만이 가득 찬 초상집이나 다름없이 될 것이고 집은 쑥대밭처럼 돼버릴 것이며 정다웠던 이웃들마저 이제 저에게 돌을 던지는 무서운 치욕을 삼키고 살아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죽음의 쇠사슬에 목을 졸리어야 할 가지가지 몸서리나는 일이 머리에 떠올라 저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잃었습니다.
    
    (04:17)그러나 곧 현대 의학의 손길이 저를 일으켜 새로운 광명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또한 의사 선생님은 나병은 꼭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저에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저는 병원 생활을 하면서 나병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았습니다.
    
    (05:10)첫째, 나병은 균이 나오는 환자와 오랫동안 긴밀한 접촉을 함으로써 많이 전염되는 일종의 전염성 피부병이라는 것입니다. 나병의 전염성은 결핵과 같은 다른 전염병보다도 훨씬 약한 것이며 2~3년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DDS라는 나병 특효약은 나병 초기에 적절히 사용하면 몸에 흉한 상처를 내지 않고 깨끗이 나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의사의 지시대로 요양 생활에서 병을 고치게 되자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그리운 고향에 날으듯 뛰어갔습니다.
    
    (06:09)그러나 저는 곧 뜻하지 않았던 설움을 또 한번 맛보지 않으면 안 됐습니다. 이웃 사람들은 저를 반기기는커녕 오히려 경멸과 두려움으로 멀리했습니다. 저하고는 아무도 물건을 사고팔려 하지 않으며 저의 가족과도 인연을 맺으려고 하지 않으니 자연 생활의 근거를 잃게 되고 사회에서 고립되어 불안에 떨게 됐습니다.
    
    (06:34)여러분 나병도 완전히 치료되면 전염의 위험성이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저와 같이 회복한 사람을 꺼려서 멀리할 이유가 없다는 걸 현대 의학은 명백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 아들의 경우 학부형들의 몰이해한 태도로 어린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혀야 했습니다. 부모가 다만 나환자였다는 죄 아닌 죄로 4,500여 명의 미감아(未感兒)들의 앞길이 이토록 막혀서야 되겠습니까. 왜 이 어린 싹들이 조금도 나환자가 아니란 걸 몰라줄까요. 이제 여러분은 숨어 사는 환자들에게 용기를 넣어 주어서 늦기 전에 나와 같이 재생의 길을 마련해줘야겠습니다. 나병에 고생하는 분을 보면 특수 피부 진료소, 보건소, 병의원, 나협회사나 이동 진료반에 가도록 권유합시다. 특히 대한나협회 산하에는 현대 의학의 혜택을 입고, 병을 고쳐 재생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순일곱 군데 자활 정책 부락에는 만여 명의 정착해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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