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문화 영화 시대를 비추다

(00:00:35)
PD : 안녕하세요? 
주부 : 네. 안녕하세요.
PD : 네. 지금 주부들은 앞으로 흰쌀을 구경하고 힘들다고 쌀가게에 모여들고 있는데 아줌마는 왜…?
주부 : 글쎄요. 그건 어떻게 해서 이야기가 그렇게 잘못 전해졌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상당히 주부들도 오해가 풀리신 모양이던데요. 한때는 정말 쌀가게의 쌀이 다 동이 날 듯이 야단이었지 않나요? 앞으로는 영 흰쌀 구경은 못 할 것처럼들 말이에요 그래서 빚을 내가면서까지 집집마다 몇 가마니씩 그냥 쌓아뒀던 것을 후회하신다는 주부들도 요즘 많이 계시더군요.

(00:01:26)
주부 : 이는 정부에서 앞으로는 9분도(分度)가 아닌 7분도의 쌀만을 팔게 한다는데서 주부들이 크게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정부에서 권장한 것은 현미가 아니에요. 아 참, 여기 보세요. 제가 견본(見本)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이걸 보세요. 여기 맨 윗줄에 있는 게 현미예요. 그리고 이 아래 것이 우리가 먹어온 9분도 쌀, 맨 밑의 것이 7분도 쌀인데 현미와는 전혀 다르잖아요?

(00:01:57)그러면 쌀의 구조를 그림으로 한번 보시겠어요. 배유부(胚乳部)에 쌀눈이 약간 붙어있는 이것이 우리가 먹어본 9분도 쌀이죠. 그리고 이 배유부 위에 호분층(胡粉層이)이 둘려있는데요 이게 그러니까 7분도 쌀입니다. 그리고 이 호분층 위로 종피(種皮)라는 것하고 또 과피(果皮)라는 게 둘러 쌓여있습니다. 이걸 현미(玄米)라고 그러죠. 그리고 이 현미는 곧 왕겨만을 벗겨낸 쌀입니다. 영양소는 이 쌀눈하고 호분층에 많이 들어있죠. 우리가 종래 먹어온 9분도 쌀보다 이 7분도 쌀이 100그램(g)당 영양으로 봐서 12칼로리(kcal)가 더 많죠. 그리고 단백질이 0.4그램(g), 지방이 0.7그램(g), 회분이 0.1그램(g) 칼슘은 같습니다. 그리고 인이 28밀리그램(mg)이 많고요. 철이 0.5밀리그램(mg) 비타민 이 0.09 밀리그램(mg)이고요. 그리고 비타민 는 같습니다. 나이아신(Niacin, B3)이 1.2밀리그램(mg)이나 많죠. 

(00:03:30)
주부 : 이와 같이 을 비롯해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서 고혈압, 동맥경화증, 각기병(脚氣病)의 예방에 효과가 커서 뚱뚱해지거나 쉬 늙어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는 거예요.

(00:03:55)
주부 : 바로 지금 제가 7분도 쌀로 밥을 지어봤어요. 밥을 안칠 때 종래와 똑같은 양의 물을 붓고 끓이는 것도 종래의 쌀과 같이 30분 내외며, 다만 뜸 들이는 시간은 좀 전의 9분도 쌀보다 5분 정도 더 두면 이렇게 알맞은 밥이 되더군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밥을 해 먹이는 우리 주부들의 입장으로서는 쌀을 좀 바꿔서 밥을 지었다고 해서 더 불편할 것은 하나도 없지 않겠어요?

(00:04:34)
PD : 네, 맛은 종래의 쌀밥 맛과는 어때요?

(00:04:37)
주부 : 오히려 밥맛이 더 구수해요. 이는 우리 온 가족들이 일치되는 의견이죠. 그리고 여기 이걸 보세요! 더 윤기가 흐르고 찰지지 않나요?

(00:04:50)
주부 : 이러니 우리 주부들이 7분도 쌀을 오히려 환영할 일이지 피할 이유라고는 알고 보면 전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잘못들 생각했지 뭐에요 우리가 7분도 쌀을 먹음으로써 전국적으로 한해의 52만 석의 쌀을 아끼게 된다니 그게 어디에요?

(00:05:10)
주부 : 우리가 뉴스를 보고 알고 있지만 지금 세계는 식량 때문에 온통 난리라고 그러지 않아요? 

(00:05:19)
주부 : 밀가루만 해도 그렇죠? 우리가 부족한 쌀을 외국에서 들여올 때 쌀은 밀가루보다 곱절이나 비싸고, 또 잡곡도 쌀에 못지않게 영양가가 많은 곡식인데도 쌀밥이 아니면 밥이 아닌 걸로 알아왔으니 큰 잘못이라고 보이죠. 그래서 저는 쌀을 위주로 하는 식생활을 바꾸기로 했어요.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죠. 잡곡밥이나 밀가루 음식으로 해서 아이들이 간혹 투정을 한 적도 있지만요. 이제는요 습관이 되어버려서 모두들 잘들 먹어요. 

(00:06:04)
주부 : 올해만 해도 작년에 이어 계속 대 풍년이라 3,086만 석이나 생산했잖아요. 부족량은 외국에서 들여와 당장 우리나라는 식량에 어려움은 없을 거라는 거예요. 그래서 있을 때 아끼자고 7분도 쌀을 먹자는 거 아니에요?

(00:06:29)
주부 : 배를 8부만 채우면은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아직도 영양가보다는 양껏 먹어야만 직성이 풀리나 봐요. 그래서 외국 사람들은요 우리보고 과식 국민이라고 한 대요. 좀 부끄러운 일이죠 

(00:06:52)
주부 : 지금 세계는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어요. 이것은 어느 한 지역 한 나라만의 일은 아니래요. 세계적 이상 기온으로 흉작이 거듭되어서 식량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죠. 우리의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이런 지경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잖아요?

(00:07:11)
주부 : 그러자면은요 식량을 아끼자는 길 뿐이죠. 흰쌀로 떡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고요. 또 귀한 외화를 들여 사 온 밀가루나 쌀로 과자라던가요. 케이크라는 거요. 또, 우리가 늘 흔히 먹고 있는 엿 있죠? 그리고 남자분들도 잡수는 술을 빚어서 없애 가지고는 안 되겠죠?

(00:07:50)
주부 : 지금 세계적인 기아 현상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 정도는 참고 식량을 아낀다는 거 하나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돼요. 영양가를 무시하고 입맛으로만 식생활을 해갈 수는 없다고 봅니다.

(00:08:12)
주부 :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푸짐한 상차리기를 자랑하고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야만 먹든 말든 손님 대접이라고 생각하는 건 참 없애야 할 나쁜 풍습이죠.

(00:08:32)
주부 : 이 참상을 보세요. 세계를 휩쓸고 있는 굶주림의 처참한 모습들 굶주림 앞에서는 국제간의 힘도 별 수가 없나 봐요. 이제 식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외국에서 곧 도와주려니, 생각해서는 큰 잘못이죠. 점차 세계적으로 식량이 딸리자 식량을 가진 나라도 좀처럼 내놓으려고 하지 않아요. 우리가 이런 굶주림의 국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오직 많이 생산하고 식량을 아끼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식량의 곤란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내일의 우리의 자손들을 위해서도 쌀 한 톨을 아끼는 습관이 몸에 배어야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