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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선언

영상소개

  • 분야

    정치

  • 생산연도

    1990

  • 감독

    허동원

  • 생산기관

    국립영화제작소

  • 관리번호

    CEN0005082

  • 재생시간

    18분 24초

영상해설

  • 노태우 대통령 소련 공식 방문 정상 회담 및 방문 일정

영상자막

  • (00:37)노태우 대통령은 1990년 12월 13일 오전 부인 김옥숙 여사와 함께 역사적인 소련 공식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01:11)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소련 대통령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한국 국가 원수로서는 최초로 소련을 공식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은 한소 정상 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냉전 종식과 평화 추구를 위한 공동 선언을 발표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01:33)소련의 수도 모스크바를 우리 대통령이 방문하고, 서울과 이곳 거리에 두 나라 국기가 펄럭일 것이라고는 일찍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세월은 흐르고 시대는 바뀌었습니다.
    
    (01:53)현재 시간 13일 오후 5시, 모스크바 세르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한 노태우 대통령은 환영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대통령 위원회 메드베데프(Vadim Medvedev) 위원의 영접을 받고 애국가와 소련 국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3군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02:24)이미 어두워진 공항에서 동포 화동들로부터 화환을 받은 대통령은 환영 나온 재소 동포와 상사원 본관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02:45)공항을 출발한 노태우 대통령 일행은 크렘린궁의 영빈관에 여정을 푼 뒤 크렘린궁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습니다.
    
    (02:57)반갑게 악수를 교환한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 회담 이후 6개월여 만에 재회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03:17)옥타브리스카야 호텔로 자리를 옮긴 노태우 대통령은 교민들을 위한 다과를 베풀었습니다. 알마아타와 타슈켄트 등 비행기로 4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서 온 교민들도 있었습니다.
    교민들은 고국 말을 모르는 3세, 4세들이 늘어나는 만큼 여기에 따른 대책을 정부에서 세워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대통령은 교민들에게 이젠 국교가 정상화됐으니까 앞으로는 여러분의 생활이 전보다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위로했습니다.
    
    (04:02)노태우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태우 대통령 : 동포 여러분, 참으로 반갑습니다. 그동안 이 먼 이국 땅에서 얼마나 고생 많았습니까. 모스크바에 와서 동포 여러분을 뵙게 되니 참으로 반갑고 감개가 무량합니다. 나 자신 가슴이 벅차서 이 자리로 올 때까지만 해도 할 말이 그렇게도 많았는데 “정말 반갑다! 기쁘다!”하는 이 말밖에 지금 생각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손만 잡아봐도, 표정만 봐도 우리 한민족의 뜨거운 정을 느낍니다.
    
    (05:02)소련 방문 이틀째인 12월 14일, 노태우 대통령은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 무명 용사묘에 헌화했습니다.
    
    (05:29)이날 오전 크렘린 대 궁전에서 가진 한소 정상 회담에서 두 나라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군사력 사용을 배제해야 하며,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05:53)양국 정상은 또 한소 관계 발전이 남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06:10)양국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소 관계의 일반 원칙에 관한 선언을 채택, 서명한 후 이를 발표했습니다. 이 모스크바 선언은 한반도에서의 냉전 종식과 평화 정착을 위해 양국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06:37)이 선언은 무력에 의한 위협이나 무력의 사용, 타국의 희생 하에 자국의 안보 확보 또는 관계 당사국의 합리적 동의에 입각한 정치적 합의 이외의 방법에 따른 분쟁의 해결을 인정치 않는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07:01)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인 라이사(Raisa Gorbacheva) 여사와 환담했습니다.
    
    (07:10)소련의 언론들은 한국 대통령의 소련 방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07:19)한편,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소련 외무장관은 6·25전쟁과 KAL기 격추 사건으로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했으며, 박필수 상공장관과 카투세프 대외경제장관, 그리고 김진현 과학기술처 장관은 라베로프 소련 국가과학기술 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무역 협정과 과학기술 협정에 서명, 체결했습니다.
          
    (07:53)이날 오후 모스크바 대학에서 노태우 대통령은 교수, 학생들을 상대로 ‘냉전의 벽을 넘어 평화와 번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연설, 8차례 박수를 받았습니다.
          
    (08:06)노태우 대통령 : 존경하는 아나톨리 로구노프 총장님, 교수, 학생 그리고 내빈 여러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대통령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모스크바 대학의 이 연단에 설 것이라고는 어느 석학도 생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와 여러분들의 이 오늘 만남은 세계와 역사의 위대한 변화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08:45)노태우 대통령은 스탈린 시대에 나라를 불바다로 만든 한국 전쟁이 일어났고, 1983년에는 소련 공군기에 의해 우리 민간 여객기가 피격 당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한소 양국은 어두웠던 지난날의 불행을 씻고 이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노태우 대통령은,
          
    (09:07)노태우 대통령 : 동서 유럽의 장벽이 거치고 독일의 통일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그 모습을 우리 겨레는 설레는 가슴으로 이렇게 지켜봤습니다. 한국은 이제 이 지상에서 이제는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았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해결 방안은 분명한 현실을 인정하는 그 바탕 위에서 남북한이 교류, 협력하는 관계를 이루면 같은 민족 간의 화해는 빠른 속도로 진전될 수 있습니다. 남북의 같은 동포 간에 오가는 길이 열리면은 공동체 의식과 또 강한 결집력으로 평화 통일의 여건이 무르익을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과 경쟁, 대결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동반자의 관계를 이룩해 나아가려 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고립을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소련이 우리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과 똑같이 북한과 기존의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10:32)노태우 대통령 : (러시아어)
          
    (11:01)노 대통령은 임수경 양 문제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만약 북한에서 남한을 몰래 다녀갔다면 10배, 20배 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고 학생들은 박수로써 호응했습니다.
          
    (11:23)노태우 대통령은 옥타브리스카야 호텔에서 한소 경제인, 각기 대표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새로운 질서를 이룰 때까지 여러분의 적극적인 기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1:44)15일 오전 노태우 대통령은 숙소인 영빈관에서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한소 양국 간의 우호 협력관계 발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12:01)노태우 대통령은 소련 외무부 부설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한소 수교와 이번 방문은 우리 두 나라가 지난 시대에 서로를 갈라 온 벽을 허물고 자유, 번영, 평화, 일류 보편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가는 동반자로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일이었다고 지적하고, 한소 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한반도의 냉전적 대결 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2:37)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는 키예프 구 제11 탁아소를 방문해 이곳 탁아소의 시설과 운영에 대해서 관심 있게 살펴봤습니다.
          
    (12:53)김 여사는 또 소련 발레 산실인 볼쇼이 발레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시범 공연과 연습 환경을 살폈습니다. 공연 도중 고르프키나 교장은 북한 학생은 이 학교에서 발레를 배운 적이 있으나 한국 학생은 아직껏 없었다며 학생들의 시범 발레 내용과 기법 등을 설명했습니다.
          
    (13:28)노태우 대통령과 부인 김옥숙 여사는 15일 낮 크렘린 대 궁전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부인 라이사 여사와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많은 보람을 갖고 모스크바를 떠난다고 작별 인사를 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루 빨리 다시 뵙게 되길 기원한다고 답례했습니다.
          
    (14:09)이날 오후 세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한 노태우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떠나면서 출발 성명을 발표하고,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명 발표한 한소 공동 선언은 한반도의 냉전 체제를 종식시켜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화해와 협력의 새 주소를 이루어 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한소 두 나라 관계의 발전과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적극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5:04)노태우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후 3시 45분 세르메티예보 공항을 이룩해 레닌그라드로 향했습니다.
          
    (15:27)오후 5시 25분, 레닌그라드 풀코보 공항에 도착한 노태우 대통령은 소브차크(Anatoly Sobchak) 레닌그라드 시장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15:44)옛 러시아 제국의 수도 페테르부르크였던 레닌그라드.
          
    (15:54)노태우 대통령은 소련 물리학의 산실인 이오페 물리 기술 연구소를 방문해 아페로프 소장으로부터 연구소의 역사와 연구 현황, 우리나라와의 협력 가능성 분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전시실을 시찰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지금까지 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16:18)16일 낮 1시, 소브차크 레닌그라드 시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 노태우 대통령은 답사에서 “한국인은 어려서부터 읽은 푸쉬킨, 고골리, 도스토옙스키의 시와 산문 소설에 담겨있는 이 도시의 모습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면서 우리와의 관계는 끊겨 있었으나 레닌그라드는 한국인 모두의 마음에 친근한 도시.”라고 말했습니다.
          
    (16:56)노 대통령 내외는 레닌그라드의 헤르미타지 박물관을 방문해 소장품들을 감상했습니다. 이 박물관은 영국의 대영 박물관과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의 3대 박물관으로 소장품 1점에 1분씩 감상하게 되면 모두 5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동서양 유물, 미술품, 세공품 등이 소장돼 있습니다.
          
    (17:26)3박 4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노태우 대통령 내외. 노태우 대통령의 이번 소련 방문은 대한민국 외교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장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제6공화국 국방 외교에 큰 결실로써, 한반도 평화 구도 설정과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남북통일의 길을 넓혀가는 역사적인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한소 수교와 노태우 대통령의 이번 소련 방문은 국제 질서의 기본이 되어왔던 얄타 체제가 아시아에서도 무너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예입니다. 이로써 우리의 외교적 지평을 확장시키는 가운데 양국의 협력 관계를 외교, 정치, 문화적 측면에서 심화시킬 수 있게 된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35208 대전광역시 서구 청사로 189, 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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