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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치기

영상소개

  • 분야

    경제

  • 생산연도

    1959

  • 감독

    강대철

  • 생산기관

    공보실 선전국 영화과

  • 관리번호

    CEN0002180

  • 재생시간

    15분 36초

영상해설

  • 새로운 양잠법을 홍보하는 영상기록이다. 농촌지도소 직원이 어린 누에를 위한 공동사육장의 장점을 소개하고 개인별 사육방법(큰누에 가지 뽕치기), 뽕나무 심는 법 등 새로운 양잠법을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자막

  • (00:01)저는 혜경 아가씨의 손으로 자란 누에예요. 지금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고 있지만 처음 얼마동안은 기가 막히게 서글픈 날들을 보냈었어요. 제가 ‘씨’에서 깨어났을 때는 혜경 아가씨네집 안방이었어요. 아가씨와 할머니는 저희들을 정성껏 돌보아 주셨습니다만 할아버지는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는 눈치였어요. ‘씨’에서 깨어난 지 며칠 안 되는 어느 날이었어요.  
    
    (01:33)아버지 : 아이구 저놈의 누에냄새. 어디 사람이 견딜 수가 있나.   
    어머니 : 냄새가 싫으면 건너 방으로 가시구려.    
    아버지 : 그래 누에가 사람보다 더 중하단 말인가?  
    어머니 : 그래요. 돈 못 버는 당신보다는 나아요.  
    아버지 : 예끼 빌어먹을 그 놈의 누에가 무슨 큰돈이 된다고   
    어머니 : 세상에 공들이지 않고 되는 일이 있답디까. 나 원 별걸 다 가지고 으이구, 이제 나도 모르겠소.   
    
    (02:01)이렇게 다투기만 하면 결국 화는 저희에게 미치게 마련이었어요. 화가 나면은 연거푸 피우는 할아버지의 담배연기는 정말 견디기 어려웠어요. 어디 이뿐이겠어요? 방안은 공기통도 없는데다가 온도도 일정하지 않고 뽕잎은 금방 시들어버리니 어디 배불리 먹을 수가 있어야지요. 그러니 혜경 아가씨가 그토록 아끼는 보람도 없이 여러 동무들은 제대로 자라지를 못했어요. 이렇게 안타까이 지내던 어느 날이었어요.  
      
    (02:37)지도원 : 실례합니다. 저 농촌지도소에서 왔습니다.    
    혜경 : 네   
    지도원 : 누에를 치신다기에 좀 보러 왔습니다.    
    혜경 : 올라오세요. 그런데 누에가 변변치 않아서
      
    창문을 열자 지도원은 코를 가리며 저희들을 외면하지 않겠어요. 
    
    지도원 : 누에를 이렇게 쳐서는 안 되겠는데요.
    지도원은 저희들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하면서   
    
    (03:22)지도원 : 적은경비와 노력으로 많은 누에를 치려면 무엇보다도 어린누에 때에 공동 사육과 큰누에 때에가지뽕 치기를 해야 하는데 어린누에 때에 공동사육을 하면은 첫째, 일상생활과 누에치기를 분리할 수 있으니 마음도 편하고 위생상으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가장 키우기 어려운 어린누에 때에 가장 싱싱한 뽕을 때맞춰서 배불리 먹일 수가 있으니 누에가 잘 자랄 수 있고 둘째, 전문가들의 기술 지도를 받을 수 있고 또한 여러 사람이 교대로 나와 일하게 되므로 작업의 능률이 오르며 경비와 노력이 아주 적게 들고 개량된 잠실와 잠구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누에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 수입도 늘 수 있지 않겠어요.   
    혜경 : 그렇지 않아도 누에 때문에 걱정하던 참이예요.  
    지도원 : 그럼 곧 옮겨오세요.   
    혜경 : 네 그러겠어요.    
    
    (04:24)저희를 잘 다룰 줄도 모르는데다가 할아버지의 성화까지 겹쳐서 애태워오던 아가씨는 저희들을 곧 공동사육장으로 옮기기로 했나 봐요. 흙벽돌로 아담하게 만들어진 이곳 공동사육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동무들이 같이 살고 있는데 좋은 시설에서 싱싱한 뽕을 배불리 먹고 있어 모두 건강해 보였어요. 방안 온도는 몸에 알맞은 25도, 습도는 85% 그리고 교대로 나온 마을사람들이 알뜰히 보살펴주어서 언제나 싱싱한 뽕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된 거예요. 사람들이 저희들을 잘 돌봐주면 저희는 그 은공에 따라 그만큼 보답하기 마련인걸요. 이렇게 저희도 잘 지낼 수 있고 사람들도 편한데 왜 진작 공동사육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직 몰라서 그럴꺼에요. 
    
    (05:40)저희 할아버지만 해도 아직 누에는 잔일이 많아 귀찮기만 한데다가 수입은 아주 적은 것이라고 고집하고 계시니 말이에요. 저희는 벌써 두 잠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아가씨! 이제 잠 좀 자야겠으니 뽕은 그만 주세요. 뽕 대신 온도를 1, 2도쯤 높여주고 똥갈이를 해 주면 잠이 잘 들겠는데, 그리고 잠에 들어간 후는 온도를 1, 2도 낮게 하고 습도는 75%가 알맞아요. 너무 온도가 높으면 몸이 쇠약해지고 또 너무 건조하면 허물벗기가 힘들거든요. 아가씨! 이 햇빛 좀 가려주세요. 센 바람과 햇빛은 아주 싫어해요. 
    
    (06:46)저희들이 두 잠을 자고나던 어느 날이었어요. 다른 날보다 많은 사람들이 밖에 모여 있고 지도원이 저희를 차례차례 밖으로 내가지 않겠어요. 이제 자랄 만큼 자랐으니 다시 저마다 나누어 치기로 했나 봐요. 그동안 아가씨는 저희를 다루는 법을 배워서 잘 알기 때문에 옮겨가도 걱정될 것은 없겠지만 할아버지의 그 성화가 겁이 났어요. 그런데 그와는 달리 무섭게만 보이던 할아버지가 저희를 보자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대견해 하지 않겠어요?  
    
    (07:50)아버지 : 어 이게 우리 누에냐. 이렇게 좋은 누에는 처음 보는 걸    
    어머니 : 아이고, 그렇게도 못마땅해 하시더니   
    혜경 : 아버지 이제 누에를 구박하지 않으시겠지요?   
    아버지 : 암, 않구 말구. 전에는 잘못 생각했지.   
    
    (08:16)할아버지는 혜경 아가씨의 의견대로 건너방을 손질해서 먼저 시렁을 매고 채광와 환기에 알맞게 창을 내는가 하면 쇠파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그물도 쳐 주었어요. 그런데 이때부터는 놀랍게도 먹이가 가지채 들어오지 않겠어요. 저희는 마치 산뽕나무에서 자연그대로 자라는 기분으로 가지를 타고 마구 돌아다니면서 싱싱한 뽕을 먹어대었지요. 아마 이것이 언젠가 지도원이 말하던 큰 누에 가지뽕 치는 법인가 봐요.    
    
    (09:17)지도원 : 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   
    혜경 : 어서 오세요.    
    지도원 : 저 근데 가지뽕 주면 어떻습니까.   
    혜경 : 전엔 한잎 두잎 따려면 여간 힘들지 않았는데   
    지도원 : 품이 반 그리고 경비는 4분의 1밖에 안 들지요.    
    혜경 : 진작 그렇게 할 걸 그랬어요.  
    지도원 : 네 그런데 뽕가지를 자를 때 주의할 것은 봄 뽕은 가지 밑에서 한 치를 남겨두고 발육이 충실한 가지부터 잘라야 하며 가을 뽕은 전체길이의 3분의 1정도로 잘라야 합니다.
    혜경 : 네
    
    (10:00)지도원 :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지 뽕으로 누에를 칠라면 뽕나무를 잘 가꾸어야 하는데 좋은 뽕을 많이 따기 위해서는 집단 순뽕밭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가지뽕 치기에 적당한 개량서반을 가려서 심어야 하고 이랑은 햇빛이 고루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합니다. 골의 넓이와 길이는 각각 한자 반 정도로 팔 것이며 이때 파 올린 겉흙과 속흙은 따로 쌓아둡니다. 그리고 묘목은 심기 전에 병난 뿌리, 상한 뿌리, 마른 뿌리 그리고 너무 긴 뿌리는 잘라 내야하며 뿌리다듬기는 바람이 없는 그늘진 곳에서 빠른 시간 안에 해야 합니다. 이렇게 심을 준비가 끝나면 먼저 골 밑바닥에 겉흙을 조금 넣고 그 위에 밑거름을 준 다음 다시 겉흙을 세 치가량 넣어주고 나머지 부분은 속흙으로 매워주면서 묘목을 가볍게 한두 번 흔들면서 묘목의 주위를 약간 밟아주면 됩니다.   
    
    (11:29)뽕나무 심는 법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고 난 지도원은 다시 가지뽕을 줄 때에 가지가 자리 밖으로 처지지 않게 하라고 일러주었어요. 가지를 타고 내려가다가 혹 떨어지기나 하면 큰일 나지 않겠어요? 이렇게 숱한 일을 겪으면서 저희들은 혜경 아가씨의 정성으로 무럭무럭 자라가고 있는 거예요. 건강하게 잘 자라는 저희들을 보자 마음을 돌린 할아버지는 요즘 개량 짚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요. 이젠 저희도 자랄 대로 자랐으니까. 뽕잎과는 인연을 끊고 섶에 오를 준비나 해야겠어요. 혜경 아가씨의 말에 의하면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솔가지를 척척 걸쳐 주었을 뿐이라는데 저희는 그런 데서는 좋은 고치를 짓지를 못해요. 멱찬 누에가 된 저희는 이제 섶에 오르게 되었어요. 
    
    (13:11)이젠 정말 은혜에 보답할 날이 닥쳐온 거예요. 아가씨! 그 애는 아직 올리지 말아요. 멱차지 않은 누에를 올리면 고치가 나쁠 뿐만 아니라 똥오줌을 누면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다른 고치까지 누렇게 물들게 되는 걸요. 그리고 보통 크기의 채반 한 장에는 300마리 정도가 알맞아요. 너무 많이 올려놓으면 쌍고치와 물든 고치가 생기니까 손해예요. 아가씨! 그동안 정말 신세 많이 졌어요. 꼭 좋은 고치를 지어 은혜를 갚겠어요. 혜경 아가씨의 기쁜 얼굴을 보니까 저희들의 마음이 흐뭇해지는 군요. 아가씨! 내년에는 큰 누에 가지뽕 치기와 어린누에 공동사육으로 누에를 더 많이 치세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수입을 얻게 될 거예요. 아가씨! 제가 한 말 잊지 마세요. 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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