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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강산 좋을시고

영상소개

  • 분야

    문화

  • 생산연도

    1957

  • 감독

    이형표

  • 생산기관

    공보실 선전국 영화과

  • 관리번호

    CEN0002036

  • 재생시간

    27분 34초

영상해설

  • 민요, 만담, 무용을 엮은 영상기록이다. 장소팔, 고춘자의 팔도만담, 흥타령과 여성 독무(獨舞), 밀양아리랑 가락에 맞춘 아동들의 꼭두각시 춤, 남원의 광한루 소개, 두 만담꾼의 막간 춘향전, 정선아리랑 노래, 농악놀이, 국악협주 등을 담고 있다.

영상자막

  • (00:01)
    장소팔 : 서서 계신 아가씨가 바로 호호 아가씨구만요. 
    고춘자 : 아이구 깔깔 박사님 아니세요? 
    장소팔 : 아이구 왜 아녜요,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고춘자 : 예, 오래간만입니다.
    장소팔 : 그러다 보니깐 참 오래간만입니다.
    고춘자 : 예, 오래간만입니다.
    장소팔 : 그러구 보니깐 참 오래간만입니다.
    고춘자 : 네, 오래간만입니다.
    장소팔 : 오래간만입니다.
    고춘자 : 그런데 왜 인사를 자꾸만 하세요?
    장소팔 : 내년 후년치 까정 몰아서 죄다 했죠.
    고춘자 : 아니 이런 무식한 양반 같으니라구. 아니 그래, 인사를 몰아서 한꺼번에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장소팔 : 누가 무식해요?
    고춘자 : 누가 무식해요, 당신이 무식하지요.
    장소팔 : 내가?
    고춘자 : 그러믄요.
    장소팔 : 사람 잘못 봤수.
    고춘자 : 잘못 보긴요. 잘못 보긴 왜 잘 못 봤어요?
    장소팔 : 내가 이래봬도 훌륭한 학교를 졸업 맡은 사람이요. 
    고춘자 : 학교 다녔어요?
    장소팔 : 그럼.
    고춘자 : 요렇게 키가 쪼그만 걸 보니까 어디 유치원에나 다녔나봐요.
    장소팔 : 요요 챙피스럽소잉.
    고춘자 : 그럼 소학교요?
    장소팔 : 아녜요.
    고춘자 : 그럼 중학교요?
    장소팔 : 틀렸소.
    고춘자 : 그럼 무슨 학교에요?
    장소팔 : 본인이 졸업을 맡으신 학교는, 다른 학교가 아니라,
    고춘자 : 그럼 무슨 학교에요?
    장소팔 : 고등여학교.
    고춘자 : 고등여학교요? 여보세요, 고등여학교는 우리 같은 여자나 가는 데에요. 당신 같은 남자들은 문간에도 못 오는 데에요.
    장소팔 : 그렇지만 나 같은 남자도 얼마든지 들어오라고 고등여학교 교장 선생님이 입학원을 받아줬어요. 
    고춘자 : 그래 무슨 과에 있었어요? 
    장소팔 : 날더러 고등여학교에 무슨 학과에 있었느냐? 무슨 과는 무슨 과야 소제과지.
    
    (02:42)
    고춘자 : 으이그 그렇겠죠. 그러나 저러나 그 동안 어디 갔다 오셨어요?
    장소팔 : 옳거니, 내가 그 동안에 어딜 갔다 왔느냐. 
    고춘자 : 네.
    장소팔 : 내가 어디를 갔다 왔는고 하니. 
    고춘자 : 어디를 갔다 오셨어요?
    장소팔 :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명승고적을 찾아서,
    고춘자 : 그래서요?
    장소팔 : 유람여행을 떠나 갔다 왔지.
    고춘자 : 어디 갔다 오셨어요, 그래? 
    장소팔 : 맨 처음에 유람여행을 떠날려고 서울역 앞을 가는 길인데, 나 재밌는 구경했어요.
    고춘자 : 아, 무슨 구경을 하셨는데요? 
    장소팔 : 아유, 재밌어. 
    고춘자 : 뭐가 그렇게 재밌어요?
    장소팔 : 아유, 신나.
    고춘자 : 뭐가 그렇게 신나요?
    장소팔 : 어떻게 아무렇게나 생긴 녀석 하나가, 
    고춘자 : 네 아무렇게나 생긴 사람이요, 
    장소팔 : 지딴엔 아주 잘난 척 하구, 
    고춘자 : 옳지.
    장소팔 : 그냥 바지저고리 쪽 빼 입구, 
    고춘자 : 그리구요,
    장소팔 : 모양을 내구 말야, 아주 잘난 척하구 저벅저벅 남대문통 네거리 앞을 걸어가다가 그냥 미끄러져 나가 자빠져버렸어. 
    고춘자 : 아이구, 챙피해라.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장소팔 : 그러니까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 놈 뽐내구 걸어가다가 자빠진 꼴이 어떻게들 우스운지 손바닥을 치고 웃고 야단이야. 
    고춘자 : 아니 그렇지 않겠어요, 그럼?
    장소팔 : 모든 사람들이 죄다 웃는데, 나 혼자만은 웃지를 않았어. 
    고춘자 : 왜 안 웃었어요? 
    장소팔 : 자빠진 녀석이 바로 나거든.
    
    (03:44)
    고춘자 : 에이, 여보시요. 
    장소팔 : 여보시요, 그 후에,
    고춘자 : 네.
    장소팔 : 서울역 플랫트홈(platform)으로 쑥 들어가서
    고춘자 : 네.
    장소팔 : 남쪽으로 달아나는 급행열차에 몸을 싣고, 
    고춘자 : 그리구요?
    장소팔 : 수원을 거쳐서 천안에 당도하니까. 
    고춘자 : 그랬더니요?
    장소팔 : 천안삼거리 휘늘어진 수양버들가지에 황금갑옷을 입은 꾀꼬리 소리도 아름답지만은 처녀총각들이 꺾어 부는 버들피리소리에 맞춰서 흘러나오는 그 고장의 명곡인 흥타령 멋이나 있습디다. 그려
    고춘자 : 그렇겠죠.
    
    (05:50)
    장소팔 : 나, 천안정거장에 내려서 이상스런 거 구경했소.
    고춘자 : 무슨 구경을 하셨어요?
    장소팔 : 아, 천안정거장 앞에 그 넓은 마당에 사람들이 빽빽하게 섰습디다.
    고춘자 : 아 그야 차표 사러 나왔겠죠.
    장소팔 : 나도 그런 줄 알았거든?
    고춘자 : 왜요?
    장소팔 : 아녜요.
    고춘자 : 무슨 일이 났어요?
    장소팔 : 굉장한 사건이 벌어졌어요.
    고춘자 : 아니 무슨 사건인데요?
    장소팔 : 이걸 어떡허우? 
    고춘자 : 왜요?
    장소팔 : 천안정거장 앞에 넓은 마당에서 여학생이 해산을 했구랴.
    고춘자 : 뭐요, 여학생이 해산을 했어요?
    장소팔 : 사낼 낳소? 기집앨 낳소?
    고춘자 : 당신이 나더러 지금 그러질 않았어요?
    장소팔 : 뭐라구?
    고춘자 : 여학생이 해산을 했다구요. 
    장소팔 : 아이구, 그 집안은 망했구랴. 
    고춘자 : 아이 참, 당신이 날더러 그랬단 말예요. 
    장소팔 : 아, 내가? 여학생이 해산을 했어. 
    고춘자 : 망칙스러워라.
    장소팔 : 뭐가 망칙스러워?
    고춘자 : 그럼 여학생이 길에서 해산을 했는데 안 망칙스러워요?
    장소팔 : 이 양반이 해산을 했다니까, 어른 앨 낳은 줄 아는구만?
    고춘자 : 그럼, 뭐예요.
    장소팔 : 그게 아냐. 
    고춘자 : 뭐예요, 그럼?
    장소팔 : 여학생이,
    고춘자 : 네. 
    장소팔 : 선생님 모시구 
    고춘자 : 네. 
    장소팔 : 멀리 소풍 갔다 와서 천안정거장 앞 넓은 마당에서 각각 모두 해산했단 말야, 해산. 
    고춘자 : 이런 엉터리 양반 같으니라구.
    
    (06:45)
    장소팔 : 그러한 구경을 하구, 천안삼거리 능수버들을 뒤로 하구 경상도 대구에 도착을 했지. 
    고춘자 : 그랬더니요?
    장소팔 : 내가 대구에 도착한 그 때가 바로 어느 땐고 하니,
    고춘자 : 어느 때에요?
    장소팔 : 꽃이 피는 양춘가절도 아니고, 
    고춘자 : 그러믄요?
    장소팔 : 새가 우는 녹음방초 승화시도 아니고, 
    고춘자 : 그러믄요?
    장소팔 :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엄동설한도 아니고,
    고춘자 : 그러믄요?
    장소팔 : 그때가 바로 무슨 땐고 하니,
    고춘자 : 무슨 때에요?
    장소팔 : 배가 고픈 점심때야.
    고춘자 : 아하하, 참.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장소팔 : 설렁탕 집을 찾아 돌아댕겼지.
    고춘자 : 네. 
    장소팔 : 한 집두 없습디다.
    고춘자 : 한 집두 없어요? 웬일일까요?
    장소팔 : 나두 모르겠어.
    고춘자 : 그래서요?
    장소팔 : 어떤 집엘 가보니까 대구탕이라구 써붙였어.
    고춘자 : 그럼 마침 잘 됐군요.
    장소팔 : 매웁기는 하지만, 그거래두 한 그릇 먹을려구, 
    고춘자 : 그렇겠죠.
    장소팔 : 대구탕 집을 배고픈 김에 벌컥 열구 쑥 들어갔지.
    고춘자 : 예. 
    장소팔 : 망신당했어.
    고춘자 : 왜 망신을 당해요?
    장소팔 : 모두 빨가벗고 섰어.
    고춘자 : 어떻게 됐길래요?
    장소팔 : 아 어떻게 된 집인가 하고 나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고춘자 : 네.
    장소팔 : 그게 대구탕 파는 집이 아니라,
    고춘자 : 그럼 무슨 집이에요?
    장소팔 : 대구에 있는 목욕탕이야. 
    고춘자 : 이런 무식한 양반 같으니. 
    장소팔 : 그러한 망신을 당하구 버스를 갈아타구선 밀양으로 들어오니까,
    고춘자 : 그랬드니요?
    장소팔 : 만곡풍상 비바람에 허물어지고 헐어졌건 만은 옛 추억과 옛 고적을 그대로 더듬는 듯, 창창한 빨래터에서 아가씨들이 빨래방망이에 장단 맞춰 가면서 부르는 그곳의 명곡인 밀양아리랑 또한 신바람이 납디다.
    
    (09:39)
    고춘자 : 또 어딜 어디 가셨어요?
    장소팔 : 이번엔 전라도 남원으로 들어갔지.
    고춘자 : 남원이요?
    장소팔 : 그럼, 남원. 그렇지. 삼남대로 변에는 주란누각(朱欄樓閣) 광한루가 서 있구, 백사청청 옥 같은 물 흘러 흘러, 돌다리를 딛었으니, 칠월 칠석 견우직녀가 오고 간 자취는 없다만은 이눔이 남원 오작교로구나. 은세계 달빛만이 고요히 흐르는 밤 오작교 하늘 위를 말없이 걸어오는 두 청춘 남녀의 그림자가 있었으니, 이것은 그 옛날에 이곳에서 사랑을 속삭이던 성춘향이와 이 도령의 모습이었다. 
    
    장소팔 : 춘향아.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아름다운 봄철, 여기까지 와서 청승맞게 울지마라, 재수없다. 
    고춘자 : 도련님.
    장소팔 : 오냐.
    고춘자 : 도련님은 서울 가시면 고리고리 일등 미색이 많사온데, 남원에 있는 춘향이야 생각이나 하시겠습니까. 
    장소팔 : 허구.
    고춘자 : 하지만 이것도 내 팔자이니 누구를 원망하오리까. 허지만 오동에 밤비오고 싸락눈 내리는 밤에 한양 천 리 그리워서 내 어찌 사오리까.
    장소팔 : 춘향아, 춘향아, 우지 마라. 나를 보내는 니 가슴이 그렇게 안타까워서 울진데는, 너를 두고 떠나가는 내 가슴은 미어지는 듯 아프구나. 그렇지만두 아버님이 동부승지 당상관에 내직으로 올라가시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나는 너를 두고 서울로다가 본격적으로 떠나간다. 
    고춘자 : 도련님.
    장소팔 : 춘향아. 아유 기분 좋다.
    고춘자 : 아이구 뭣이 어쩌구 어째요?
    
    (12:02)
    장소팔 : 이거 보시우. 이번엔 내가 강원도 땅으로 들어갔지. 
    고춘자 : 전라도서 별안간에 강원도로 가셨어요?
    장소팔 : 비행기를 타구 갈 수 있거든. 
    고춘자 : 그랬어요?
    장소팔 : 강원도에 쏙 들어가니깐 먼 산에는 아지랑이가 끼구 버들개가 너울대는데 떡꺼머리 총각이 지게 목발을 딱딱치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넘어오는데 멋있어.
    고춘자 : 그래요?
    
    (13:41)
    장소팔 : 그 사람 뭐니뭐니해도 창부타령 참 잘하는데?
    고춘자 : 이런 무식한 양반 같으니라구 아니 그게 창부타령이에요?
    장소팔 : 뭐야 그럼?
    고춘자 : 정선아리랑이죠.
    장소팔 : 아니 정선아리랑이고 무슨 아리랑이고, 뭐라 그러는 거야, 말끝마다?
    고춘자 : 뭐라 그랬어요, 무식하다 그랬지.
    장소팔 : 누가 무식해?
    고춘자 : 누가 무식해요, 당신이 무식하지. 
    장소팔 : 사람 잘못 봤에요.
    고춘자 : 왜 잘못 봤어요? 아주 똑바로 봤는데?
    장소팔 : 내가 이래봬도 아는 게 많다고 우리 동네선 반장이 날 심부름만 시켜요. 
    고춘자 : 아이구, 겨우 그거에요?
    장소팔 : 그리구 우리 동네에서 날더라 뭐라 그러는 줄 알어?
    고춘자 : 뭐라 그래요, 그래?
    장소팔 : 아는 게 많은 사람이라고 그래서 척척박사라 그래. 
    고춘자 : 그럼, 척척박사님.
    장소팔 : 호호호.
    고춘자 :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해보세요. 
    장소팔 : 뭐든지 물어보슈.
    고춘자 : 논두렁에 학을 보면 말이지요, 한 다리를 들고 섰는데 왜 그럴까요?
    장소팔 : 아 논두렁의 학이?
    고춘자 : 네.
    장소팔 : 한 다릴 요렇게 들구 섰는데?
    고춘자 : 네.
    장소팔 : 왜 해필 한 다리만 들구 섰느냐?
    고춘자 : 네.
    장소팔 : 모르지.
    고춘자 : 아니 지금 척척박사라구 하드니 몰라요?
    장소팔 : 척척박사에서 하나 모르면 척박사지.
    고춘자 : 모르거든 물어보세요.
    장소팔 : 왜 그러우?
    고춘자 : 두 다리를 다 들면 넘어지거든요.
    장소팔 : 아이 요고 봐라. 당시 기차가 왜 가는 줄 알어?
    고춘자 : 왜 가긴 왜 가요? 석탄을 때니까 가지요. 
    장소팔 : 석탄만 때믄 가나? 
    고춘자 : 물론이지요.
    장소팔 : 석탄만 때믄 가나?
    고춘자 : 그르믄요.
    장소팔 : 석탄 많이 때는 목욕탕은 꼼짝도 안 하지.
    고춘자 : 아이구, 여보세요. 오리는 물에 왜 뜨는지 아세요?
    장소팔 : 오리가 물에 왜 떠? 발바닥이 넓으니까 뜨지.
    고춘자 : 발바닥이 좁은 새우도 물에 뜨기만 잘 하데요.
    장소팔 : 얼씨구, 비가 왜 하늘에서 오는 줄 알어?
    고춘자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장소팔 : 하늘에서 안 오구 만약에 땅에서 와 봐, 우산을 어떻게 받고 댕기나.
    
    (14:58)
    고춘자 : 이런 엉터리같은. 여보세요. 백만(1,000,000) 환 가지고 말이지요, 구십칠만(970,000) 환짜리 집을 사면 얼마 남죠?
    장소팔 : 백만(1,000,000) 환 가지고, 구십칠만(970,000) 환짜리 집을 사면 얼마가 남느냐.
    고춘자 : 네, 얼마 남아요?
    장소팔 : 이만(20,000) 환 남지. 
    고춘자 : 왜, 이만(20,000) 환이 남아요?
    장소팔 : 얼마 남어?
    고춘자 : 삼만(30,000) 환이 남죠.
    장소팔 : 요 맹추야, 물론 삼만(30,000) 환 남지만, 만(10,000) 환은 복덕방 공임 주거든.
    고춘자 : 에이, 여보쇼.
    장소팔 : 한길로 지나가다가,
    고춘자 : 네.
    장소팔 : 길가로 떠벅떠벅 걸어가다가
    고춘자 : 그래서요.
    장소팔 : 백(100) 환짜리 한 장하고 천(1,000) 환짜리 한 장이 떨어져있다면, 어떤 걸 집겠소?
    고춘자 : 어떤 걸 집긴 뭘 어떤 걸 집어요, 천 환짜리를 집어가지구 누가 볼까 봐 막 달아나버리죠.
    장소팔 : 천 환짜릴 집어가지구?
    고춘자 : 그러믄요.
    장소팔 : 막 달아나버려?
    고춘자 : 네.
    장소팔 : 여자들은 그렇게 염치가 없어서 백 살을 먹다가 죽어도 턱주가리에 수염이 안 나타나는 거야. 
    고춘자 : 왜 염치가 없어요?
    장소팔 : 왜 천 환짜릴 집어?
    고춘자 : 그럼 뭘 집어요?
    장소팔 : 나 같으면 천 환짜릴 절대루 안 집어.
    고춘자 : 어떤 걸 집어요, 그럼?
    장소팔 : 뭘 어떤 걸 집어? 두 장 다 집지.
    고춘자 : 이런 엉터리같으니라구.
    
    (15:42)
    장소팔 : 아이 엠 쏘리.
    고춘자 : 아이 엠 쏘리가 또 뭐예요?
    장소팔 : 영어로다가 미안합니다, 그 소리야. 
    고춘자 : 요 꼴에다가 또 영어야, 영어가 또.
    장소팔 : 내 영어실력을 몰라?
    고춘자 : 몰라요 그래.
    장소팔 : 지난 번에 신문을 들여다 봤더니, 어떤 미군부대에서 통역관을 모집한다고 광고가 났어.
    고춘자 : 그래서요? 
    장소팔 : 갔지.
    고춘자 : 가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래?
    장소팔 : 수백 명이 왔습디다.
    고춘자 : 그렇게 많이 왔어요?
    장소팔 :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어.
    고춘자 : 저런.
    장소팔 : 나는 이 수백 명을 당당하게 용감무쌍하게 다 물리쳐 버리구 제 일착으로 보기 좋게, 
    고춘자 : 합격이에요?
    장소팔 : 미끄러졌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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