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 수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김기수는 『일동기유(日東記游)』에서 처음 본 기차를 “차마다 모두 바퀴가 있어 앞차에 화륜이 한번 구르면 여러 차의 바퀴가 따라서 모두 구르게 되니 우레와 번개처럼 달리고 바람과 비처럼 날뛰었다.”라고 묘사했다. 당시에는 기차를 ‘쇠당나귀’라고도 표현했다.

백여년 전 기차는 서울에서 인천까지 걸어서 12시간 걸리던 것을 1시간 40분으로 줄여주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문물이었다. 기차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반이면 이동하는 현재의 발전사를 각종 기록을 통해 살펴보는 전시회가 열렸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한국철도공사와 경인선 완전 개통 120주년을 기념하여 11월 9일부터 11월 23일까지 용산역 맞이방(3층 대합실)에서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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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크게 5개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불을 내뿜으며 달리는 수레 ‘화륜거’(火輪車)인 철도를 소개한 일동기유와 당시 한강철교 사진, 기관차 및 선로 도면 등을 통해 한반도에 기차가 들어온 역사를 되짚었다.

2부는 일제강점기 수탈의 수단이자, 독립운동의 발이기도 했던 기차 이야기로, 철도 관련 독립운동 판결문, 해방 직후의 기차 모습 등이 공개됐다.

3부는 6.25전쟁 당시 군인, 군수품뿐만 아니라 피난민을 가득 싣고 달리는 기차 모습 등을 통해 전쟁 중의 기차 이야기를 담았다.

4부에서는 산업화 시기 기차의 발전으로 변화하는 우리 일상과 기차 속 풍경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냈다.

마지막 5부에서는 분단의 상징인 끊어진 철도가 다시금 이어져 한 장의 기차표로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그날이 다시 오기를 `망하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전시는 경인선 완전 개통 120주년을 맞아 국민들에게 친숙한 기차를 소재로,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중요 기록물들을 선보이는 기회로 마련했다.”며, “그간 보기 어려웠던 철도 관련 옛 사진과 도면들을 직접 보는 흥미로운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은 “1899년 경인선의 첫 기적이 울리고, KTX 개통으로 세계 5번째 고속철도 운영국이 된 대한민국의 철도는 대표 교통수단으로 국민과 함께 성장해 왔다.”며 “이번 전시는 철도로 한국사를 조명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으며, 앞으로도 한국철도는 국민의 발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직접 관람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여 국가기록원 누리집(www.archives.go.kr)에서 ‘온라인 전시’를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