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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기록원,
아프리카계 미군 기병대의 모습 드러내다.
미국의 국가기록원은 최근 뉴욕주의 웨스트포인트(West Point)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에서 복무한 아프리카계 기병대 버팔로 솔져*(Buffalo Soldiers)의 사진 12장을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육군사관학교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공식적 구성원으로 통합하기 수십 년 전의 사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사진들은 미국 국가기록원 수집 자료의 일부로, 이전에는 대중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버팔로 솔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미합중국 육군의 기병대로, 1866년 캔자스에서 일어난 전투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이 이 부대원들을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웨스트포인트에서 1907년에서 1947년 사이 활약한 버팔로 솔져들의 이야기는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은 차별정책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학내에서 아프리카계 미군들의 공식적 활동과 비공식적 일상을 살펴 보는 데에 도움이 된다.
기마 훈련, 미식 축구 훈련 등 다양한 캠퍼스 내 활동을 보여주는 이 사진들은 리차드 슈나이더(Richard Schneider)에 의해 새롭게 빛을 보게 되었다. 미국 국가기록원에서 보존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그는 사관학교에서 이관 받은 질화 처리된 사진 수천 장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저는 어두운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던 기록을 디지털화 작업해야 하는데, 이러한 사진들은 질화 처리된 필름으로 오늘날 통용되는 필름과 형식이 달라 연구자들이 바로 사용하기에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사진 자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디지털화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필름을 복사하여 미국 국가기록원의 핵심 기능인 보존과 공개 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질화 처리된 사진이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유화액 층이 얇아져 잘 부서지고 조각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약한 사진 자료를 보존하여, 과거 속으로 사라질 뻔한 이야기를 역사의 현장 속으로 되돌려 영구히 보존하고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라며 사진 보존 작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슈나이더가 버팔로 솔져의 모습이 담긴 12장의 사진을 발견했을 때, 그 사진들은 다른 뭉치의 사진과 달랐다. 이 자료는 미군이 ‘흑과 백’으로 철저히 분리돼 있던 시기에 흑인 군인들의 웨스트포인트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진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감동에 다시 젖으며, “우리 모두 진실을 직면하도록 합시다. 1920년대 웨스트포인트에 흑인 군인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처음 본 사진은 미식축구팀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들이 흑인 선수라는 것을 사진에 반전 작용을 줬을 때야 알았습니다. 아주 생경한 경험이었죠.”라고 말했다.
아울러 웨스트포인트의 역사학 명예교수인 타이 세이듈(Ty Seidule)은 “아프리카계 군인들이 군내에서 비교적 최근까지도 공정하지 못한 대우를 받았죠.”라고 언급하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 대해 널리 말하고, 그들이 당시 군에서 했던 역할과 웨스트포인트와 국가를 향한 그들의 혁혁한 공을 알아주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가기록원은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12장의 사진을 재조명하고 대중에게 공개함으로써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2019년에 진행되었던 “Scan-a-thon”** 활동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버팔로 솔져들의 활동은 보다 더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 미국 국가기록원에서 2019년에 진행한 자원봉사활동으로, 14세 이상의 누구든지 시민 아카이비스 자격을 얻어 사진 및 기록물을 디지털화 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활동이다.
미국 국가기록원 홈페이지를 통해 더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역사와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자료·행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