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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연기를 뿜어내던 소독차의 기억 소독 방역

어린 시절 방역을 위해 하얀 연기를 뿌리고 다니는 차량을 뒤쫓았던 기억을 가진 중장년층들이 많을 것이다. 1960-70년대 우리나라의 여름 거리풍경에는 저녁나절 하얀 연기를 뿌리고 다니는 차량이 있었다. 찌릿한 소독약 냄새를 풍기는 하얀 연기를 피우며 다닌 이 차는 동네 전체의 소독과 방역을 위한 차량이었다. 요즘은 개인위생이나 전염병에 대한 인식이 철저해졌지만, 먹고 사는 것도 어려웠던 시절, 위생 개념을 챙기는 것은 뒷전의 일이었다. 그래서 종종 뇌염이나 콜레라 등의 전염병이 크게 돌아 사회문제가 된 적도 많았다.

보건사회부주최 시내방역 참고 이미지
보건사회부주최 시내방역(1958)
소독차 촬영 참고 이미지
소독차 촬영(1960)
국토건설사업 방역작업 참고 이미지
국토건설사업 방역작업(1961)

「전염병 예방법」의 제정

오랫동안 전염병은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전염병이 한번 돌면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갔기에, 전염병의 원인과 이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특히 유럽에서는 18세기 무렵 의학과 과학문명이 발전하면서 전염병의 원인, 방지법, 치료법 등을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많은 예산을 들여 전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벌레 등을 제거하는 등 전염병을 미연에 예방하고자 하는 시도가 생겨났고 그 하나가 소독과 방역이었다. 방역이란 전염병의 유행을 방지하고 전염병의 침입, 유행을 예방하기 위하여 감염원, 감염경로, 개체의 감수성에 대하여 실시하는 갖가지 처치를 말하고, 소독은 병의 감염이나 전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병원균을 죽이는 일을 말한다. 소독은 방역의 가장 기본적인 조치로 전염병 예방을 위하여 실시된다.

전염병 예방법 참고 이미지
전염병 예방법(1954)

우리나라에서 소독과 방역에 대한 조치를 법률로 정한 것은 1954년 「전염병 예방법」이 제정되면서 부터였다. 이는 몇 차례 개정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1954년 「전염병 예방법」이 제정된 것은 6.25전쟁으로 많은 시설이 파괴되고 피난 등의 왕래가 급격히 늘었으며, 집을 잃은 사람들이 도시 근교에서 판자촌을 형성하여 집단거주를 하게 됨에 따라 전염병의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염병 예방법」은 전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고 국민보건을 향상 증진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는데 법정전염병을 1, 2, 3, 4군으로 나누어 정하여 각 병에 대한 대응책을 명시하였다.

제1군 전염병은 전염속도가 빠르고 국민건강에 미치는 위해 정도가 너무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방역대책을 수립하여야 하는 콜레라·페스트·장티푸스·파라티푸스·세균성이질·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등이며, 제2군 전염병은 예방접종을 통하여 예방 또는 관리가 가능하여 국가예방접종사업의 대상이 되는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폴리오·B형간염·일본뇌염 등이고, 제3군 전염병은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그 발생을 감시하고 방역대책의 수립이 필요한 말라리아·결핵·한센병·성병·성홍열·수막구균성수막염·레지오넬라증·비브리오패혈증·발진티푸스·발진열·쯔쯔가무시증·렙토스피라증·브루셀라증·탄저병·공수병·유행성출혈열·인플루엔자·후천성면역결핍증 등이며, 제4군 전염병은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신종전염병증후군·재출현전염병 또는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행전염병으로서 방역대책의 긴급한 수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전염병이다.
이 법에는 전염병 발생이 감지된 이후 보고체계와 대책, 역학조사 등의 방안을 정하였는데 먼저 전염병 환자를 진단한 의료기관의 장 등은 보건소장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그 내용은 순차로 지역단체장(구청장, 시장, 혹 군수),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고되어야 한다. 국립보건원장 또는 시·도지사는 국내외 전염병의 발생을 감시하고 전염병에 관한 정보를 수집·관리하여야 하며, 제1군 전염병이 발생하였거나 제2군 내지 제4군 전염병이 유행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역학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국립보건원 및 특별시·광역시·도에 역학조사반을 두었다. 이외에도 신고 및 보고, 건강진단, 예방접종, 예방시설, 환자 및 환가, 예방조치, 방역관, 검역위원 및 예방위원, 경비에 대한 자세한 규정이 있다.

유행성 하계뇌염 방역대책 요강 참고 이미지
유행성 하계뇌염 방역대책 요강(1953)

전염병 예방 조치들

「전염병 예방법」이 제정된 이후, 전염병 예방에 대한 각종 조치들을 실시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뇌염 및 콜레라 등이 유행하는 하절기를 특별 방역기간으로 설정하여 집중 관리하고 학교에서는 예방접종 등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우선 강조된 것은 청결이었다. 위생에 대한 의식이 높지 않고 위생 시설이 취약했던 1950~70년대에는 개인 위생관리․주변 환경정리 등 청결에 대한 계몽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위생을 강조하는 문화영화를 만들고, 뇌염예방을 위해서는 모기를 퇴치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하기방역 실시 참고 이미지
하기방역 실시(1960)
방역대책강화 참고 이미지
방역대책강화(1973)

뇌염 예방과 관련해서는 집 주변의 풀베기, 우물 뚜껑 덮기, 하수구․변소 소독하기 등 주변을 깨끗하게 해서 뇌염의 주범인 모기를 없애야 한다고 집중 홍보하였다. 해마다 첫 뇌염환자 발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뇌염경보를 내렸으며, 모기를 잡는 살충제를 뿌리고 모기장을 치고 자도록 당부하기도 하였다.
콜레라 예방과 관련해서는 아이들 목욕 자주 시키기, 비누로 손발 씻기, 물 끓여먹기, 비위생적인 빙과류 먹지 않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음식물 섭취를 조심할 것을 당부하기도 하였다.
또한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나 파리 등 해충을 없애기 위한 방역활동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대적으로 펼쳤는데, 1970년대 이전에는 유행성 뇌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지금은 금지된 DDT를 살포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유해성이 적은 소독제를 정해 법정소독제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집필자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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