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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3월이면 떠오르는 설레임의 추억 '입학'

새로운 출발은 언제나 설렌다. 입학은 학생이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고, 학교는 새로운 학생을 맞이하는 새출발의 순간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입학식은 계속해서 3월에 진행되고 있다. 이에 「e-기록 속으로」 3월호 기획특집은 다양한 입학식 모습을 기록으로 살펴본다.

01 ‘콧수건’을 매단 1학년으로 출발 선상에 서다

1960년대 국민(현 초등)학교 입학식 날 아이들은 가슴에 명찰과 ‘콧수건’을 달고 갔다. 콧물 흘리는 아이들이 워낙 많아 명찰 아래 하얀 손수건 윗부분을 접어 옷핀으로 꽂고 다녔는데, 일명 ‘콧수건’이었다. 아직은 추위가 가시지 않은 운동장에서 학생들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란히!’라는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줄을 서곤 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입학식 모습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교사들이 인형극을 선보이고, 교장 선생님이 동화를 읽어주기도 한다. 초등학교 입학은 단순히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아이가 학생이라는 신분을 갖는 출발점인 것이다. 아이는 ‘학생’이 되고, 부모는 ‘학부모’가 된다.

  • 신용산 고등학교 개교 및 입학식(1965)

  • 매동국민학교 입학식(1977)

02 1968년 ‘7·15교육개혁’으로 중학교 무시험 입학 실시

  • 중학교도 입학시험을 치던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 후 1년 더 공부를 하는 ‘13살 재수생’이 서울에만 6천명이 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1968년 7월 15일 ‘7·15교육개혁’을 단행, ‘어린이를 입시지옥에서 구하자’며 중학교 평준화를 발표했다. 이후 학생들은 중학교 번호가 적힌 은행알을 뽑고, 문교부(지금의 교육부)가 TV생중계로 학교 번호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학할 중학교를 배정하였다. 중학교 평준화 이후 중학교 진학률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 고등기술학교 개교식(1952)

03 1973년 ‘고등학교 입시제도 개혁안’, 시·도별 연합고사 실시

고등학교도 1973년 6월 28일 ‘고등학교 입시제도 개혁안’이 발표되며1974년부터 시·도별 연합고사를 실시, 합격자들을 학군에 따라 추첨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었다. 연합고사제는 서울·부산에서 시작되어, 이후 전국으로 확대 실시되었다.

04 풍경은 다르지만, 새출발의 의미는 여전

떠들썩한 입학식 분위기는 이제 초등학교 입학식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중·고등학교 입학식에는 부모들도 대부분 참석을 하지 않는다. 대학의 입학 행사도 대학생이 귀한 예전이 더 요란했다. 1960년대 모 여대에서는 입학식날 미장원에 가고 양장점에서 쫙 빼입고 오는 학생들 때문에 지나치게 멋을 내고 오지 말라는 ‘복장검소화’운동을 벌일 정도였다. 1970년대부터는 1박 2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학교들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는 대학생들이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는 시대상황 때문에 입학식에서 ‘이데올로기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1990년대는 입학식에 연예인을 초대해 화려한 잔치로 꾸미는 학교가 많았으나, IMF구제금융 사태 이후 점점 간소한 행사로 바뀌었다.
입학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기 위한 관문이다. 시대에 따라 입학식 풍경은 다르지만 초등학교를 입학한 그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새로운 학문 뿐 아니라 ‘학교’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엄청난 첫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