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민주주의의 꽃 선거, 그때 그 시절 풍경
제21대 총선이 15일여 앞으로 다가왔으나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어서 전과 같은 선거 열기를 찾아 볼 수 없는 형편이다. 얼어붙은 사회분위기와 경기침체로 선거 연기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정부는 최선의 예방조치를 갖추고 오는 4월 15일 예정대로 선거를 치룰 계획이다.
이에 「e-기록 속으로」 3월호 기획특집으로 “민주주의 꽃 선거, 그때 그 시절 풍경”을 준비했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에는 유난히 선거가 많았다. 1952년 4월에는 최초로 지방의회의원선거가 있었고, 1996년부터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4월에 치러지고 있다. 국민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일컬어진다. 70여 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치러진 선거 등 그 시절 선거 풍경을 기록을 통해 살펴본다.
1948년 5·10 총선거는 광복이후 제헌의회를 구성하기 위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의미 있는 선거로 국회의원 총선거 안내문을 읽고 있는 사람들, 하얀색 한복과 고무신을 신고 투표소 앞에 줄선 여인들, 상투를 틀고 망건을 쓴 노인과 아이를 업은 젊은 아낙네의 모습에서 권리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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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를 업고 투표하는 여인과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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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앞에 줄 선 한국민들
1952년 지방의회의원선거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공포된 지 3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실시되었는데, 읍·면 의회 선거는 4월 25일에, 도의회 선거는 5월 1일에 UN 감독 하에 치러졌다. 지게를 지고 벽에 붙은 공고문을 보는 사람들, 선거용 트럭 앞에서 국제연합한국통일부흥위원회(UNCURK : United Nations Commission for the Unification and Rehabilitation of Korea) 직원들과 대화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치열한 전쟁과 피난의 고단함 속에서도 최초로 실시되는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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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지방선거 공고문 보는 사람들(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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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4월 25일 부산 근교의 동해 마을 투표소의 모(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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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남문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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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상회 앞에서 열린 선거운동
1956년에는 시·읍·면장 직선제 선거가 치러졌는데, 곰방대를 들고 투표장에 들어서는 도포 차림의 어르신들 모습이 눈길을 끈다.
1950~60년대 거리를 장식했던 선거벽보와 현수막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가 단상 위에 올라가 지지를 호소하는 합동 유세장 모습과 1952년 대통령선거 포스터, 투표독려 선전탑 등에서 선거열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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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60년 민의원·참의원 선거의 절차와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은 이장·반장이 가가호호 방문하여 번호표를 배부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선거 개표 과정은 예나 지금이나 후보자나 유권자에게 가슴 졸이는 순간이지만, 개표장 모습은 오늘날과 사뭇 달랐다. 1960년 민의원 선거 수기 현황판, 득표현황을 주시하는 모습 등이 이채롭다.
한편, 1948년 총선거를 기념하여 체신부에서 발행한 우표와 최초의 지방선거인 1952년 시·읍·면 의회의원 총선거 실시에 대한 문서도 눈여겨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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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국무회의에 보고한 문서,
지방자치법 제75조의 규정에 의해 시읍면의회의원의 총선거를 4월에 실시하며 선거할 시읍면의회 의원 수는 동법 13조, 14조의 규정에 의해 정한다는 내용
방역당국은 15일여 앞으로 다가 온 총선에 대비해 다양한 방역대책을 마련 중이다. 당국은 확진자나 취약계층은 거소투표가 가능하도록 하고, 의심증상자를 포함해 자가격리 된 사람들이 전염병 전파 염려 없이 투표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국민의 소중한 한 표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e-기록속으로」 편집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지만 유권자가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대표를 뽑는 이번 선거에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행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특집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