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총감부는 일제강점기 초반, 헌병경찰제가 시행되었던 1910년부터 1919년까지 존속한 경찰조직의 최고기관이었다. 경무총감부(警務摠監部)를 정점으로 산하의 지방경무부 등의 일제강점기 경찰조직은 일제강점보다 조금 앞선 1910년 6월에 공포되고 7월에 시행된 <통감부경찰관서관제(統監府警察官暑官制)>에 의해 설치되기 시작하였다. 이 관제에 따라 통감부의 외국(外局)으로서 경무총감부가 경찰조직의 최고기관으로 설치되었고, 지방에는 도지사 아래에 경무부를 두어 전국의 경찰업무를 관할하게 하였다. 이후, 1910년 10월부터는 조선총독부 산하의 외국으로 편입되었다. 이로부터 1919년까지 경찰업무를 수행하던 경무총감부는 그 해 8월 경무국(警務局)으로의 개명과 함께 총독부 내국(內局)으로 편입되었는데, 이는 1919년까지 이어져 오던 헌병경찰제가 3·1운동을 계기로 보통경찰제로 개편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도지사 아래 설치되었던 경무부 역시 제3부로 개칭되어 각 도의 부서로 편입되었고, 1920년에는 그 명칭이 경찰부(警察部)로 개칭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경무총감부 관련 도면 23매와 5개 지방경무부 관련 도면 10매가 소장되어 있으며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명칭 | 연도 | 설치지역 | 도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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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무총감부 | 1910~1919 | 서울 | 23 |
전라남도 경무부 | 1910~1919 | 광주 | 3 |
전라북도 경무부 | 1910~1919 | 전주 | 2 |
충청남도 경무부 | 1910~1919 | 공주 | 1 |
평안북도 경무부 | 1910~1919 | 의주 | 1 |
황해도 경무부 | 1910~1919 | 해주 | 3 |
현재 국가기록원에 소장된 경무총감부의 도면은 대부분 부속 시설 관련이다. 이 중 경무총감부 부속 시설의 부지와 배치를 기록한 도면 4매를 통해 경무총감부의 부분적인 입지를 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남산에 위치한 경무총감부가 경사지를 정비해 설치되었음을 볼 수 있다.([도판 1] 참조) 도면에 기재된 경부총감부의 부속시설은 마형치장(馬衡置場)·창고·견사(犬舍)·전화교환소·서무분실(庶務分室)·변소·신문소(訊問所)·잡품고 등 8개 시설이며, 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도면은 서무분실과 관련이다. 서무분실 역시 경사지를 계단식으로 정비해 만든 평지에 설치되었다. 대지의 단은 완만한 경사로 처리되었는데, 서무분실과 그 아랫단 부지에 설치된 시설을 회랑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경사부에 설치된 회랑에는 19단의 계단을 시설하였다.([도판 2] 참조)
서무분실 평면은 [도판3]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층의 양식 목조 건물로 계획되었으며, 입면은 영국식 비늘판벽으로 마감하였다. 평면은 장방형으로 계획되었고 장변 중앙에 작은 돌출된 포치를 만들어 현관을 배치하였다. 내부에는 인민과 상인의 민원대기실이 전면에 계획되었고, 그 뒤에 회계계사무실이 배치되었다. 또 대기실의 양 옆에는 예비실과 출납계가 배치되었고, 회계실 우측에 집행원 사무실이 계획되었다. 가장 규모가 큰 실은 회계계사무실로 이를 통해 이 서무분실이 경무총감부의 회계사무를 담당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집행원사무실, 출납계, 예비실 등의 사무를 위한 부속실은 모두 회계계사무실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어, 일반인이 출입하는 전면의 민원실과 내부 사무실이 분리되도록 한 점이 특징적이다.
서무분실 이외에 소장 건축도면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부속시설은 신문소(訊問所)로 [도판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문소 역시 서무분실과 마찬가지로 양식 목조의 단층 건물로 계획되었는데, 입면은 서무분실보다 단순하게 누름대 비늘판벽으로 마감되었다. 평면은 장방형으로 건물의 양 측면에 출입구가 계획되었고, 이를 연결하는 폭 1.8m 정도의 중복도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 실이 배치되었다. 건물의 전면에는 모두 7개의 실이 배치되었는데, 그 중 5개는 신문실로 계획되었다. 신문실은 각각 마루를 깔지 않은 곳, 마루를 방 전체에 깐 곳, 마루를 반만 깔아 높이고 나머지 반은 흙바닥으로 둔 곳, 수도 시설이 된는 곳 등 다양한 형식으로 계획되어, 실의 용도가 각각 달랐음을 짐작케 한다. 또한 전면의 중앙 칸에 사진용 암실로, 죄인들의 사진이나 증거 사진들을 신문소에서 직접 인화했음을 추측케 한다. 신문실의 건너편으로는 형사참고품진열실, 휴게실, 심문대상자참고인 조사실(訊人參考人調室)이 건물의 우측에서부터 차례대로 계획되었다. 형사참고품진열실은 규모가 가장 큰데, 이곳에 심문인과 관련된 물품을 진열하고, 각각 신문실에서 심문을 진행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방경무부의 도면은 창고도면이 대부분이므로 현재 남은 도면만으로 지방경무부 건물에 관한 건축적인 성격을 서술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전라북도 경무부의 창고 배치도를 통해 지방 경무부 내에 배치된 몇몇 건물을 살펴볼 수 있는데, 청사를 중심으로 청사와 비슷한 규모의 회의실 건물과, 권공장(權工場) 건물 등이 피복고(被服庫) 등의 창고와 함께 배치되는 것을 볼 수 있다.([도판 5] 참조)
[참고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