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세관시설
일제강점기의 세관행정체계는 크게 세관, 세관지서, 세관출장소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수출입량과 수출입 통로가 증가됨에 따라 밀무역 근절과 정확한 관세부과를 위하여 파출소(派出所), 감시서(監視署), 견장소(見張所) 등의 시설을 건립하고 세관업무를 지원하였다. 이중, 파출소는 출장소의 하부기관으로서 신규 수출입 통로 또는 철도 정차장 구내와 같이 출장소와는 거리가 멀지만 수출입량이 많은 장소에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시서는 밀무역을 감독하기 위하여 해안가 또는 국경지대에 설치한 건물이고, 견장소는 견장(見張)이라는 용어가 ‘감시하다’, ‘지켜보다’라는 뜻이므로 감시서와 유사한 기능으로 설치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세관시설의 설립 추이를 「조선총독부급소속관서직원록(朝鮮總督府及所屬官署職員錄)」를 통해 살펴보면, 1910년 10월에서 1941년에 이르는 동안 세관지서는 6개소에서 20개소로, 세관출장소는 4개소에서 73개소로 증가하였으나, 반대로, 세관감시서는 최대 20개소까지 증가하였다가 4개소로 감소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수출입량의 변동에 따라 세관감시서가 세관출장소, 세관지서 등으로 확대 개편됨으로써, 세관-세관지서-세관출장소 체제로 형성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세관감시서는 1910년 탁지부령 제3호로 벽란도, 삼천포, 포항, 제주에 최초로 설치되었는데, 이후 감시서의 개수는 증감을 반복하였으며, 1941년에는 용호도, 서수라, 선천, 정주의 4개소에서만 감시소가 운영되었다. 「조선총독부급소속관서직원록」의 분석을 통해 연도별 세관감시서의 설치현황을 살펴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
| 연도 | 1910 합방이전 |
1910 합방이후 |
1911 | 1912 | 1913 | 1914 | 1915 | 1916 | 1917 | 1918 | 1919 |
|---|---|---|---|---|---|---|---|---|---|---|---|
| 세관감시서 | 4 | 12 | 19 | 20 | 9 | 17 | 9 | 16 | 14 | 13 | 16 |
| 연도 | 1920 | 1921 | 1922 | 1923 | 1924 | 1925 | 1926 | 1927 | 1928 | 1929 | 1930 |
| 세관감시서 | 17 | 16 | 15 | 5 | 4 | 4 | 3 | 3 | 4 | 4 | 3 |
| 연도 | 1931 | 1932 | 1933 | 1934 | 1935 | 1936 | 1937 | 1938 | 1939 | 1940 | 1941 |
| 세관감시서 | 3 | 2 | 2 | 3 | 3 | 2 | 3 | 3 | 3 | 3 | 4 |
세관파출소와 세관견장소는 독립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증감의 경향을 고찰하기 어렵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세관파출소, 세관감시서, 세관견장서 및 세관검사소에 관련된 47매의 도면이 소장되어 있다. 세관감시서에 대해서는 7개소 23매의 도면이 있으며, 세관견장서에 대해서는 3매가, 그리고 세관파출소에 대한 5개소 19매의 도면이 소장되어 있으며, 상세 내역은 다음의 표와 같다.
| 명칭 | 연도 | 설치지역 | 도면수 |
|---|---|---|---|
| 마산세관감시서 | 1910 ~ 1914 | 경상남도 | 1매 |
| 서수라세관감시서 | 1929 ~ 1945 | 함경북도 | 5매 |
| 신아산감시서 | 1910 ~ 1913 | 함경북도 | 3매 |
| 양시세관감시서 | 1919 ~ 1924 | 평안북도 | 4매 |
| 정주세관감시서 | 1941 | 평안북도 | 7매 |
| 한천포세관감시서 | 1929 | 신의주세관 | 2매 |
| 용당포세관감시서 | 1910 ~ 1923 | 황해도 | 1매 |
| 세관견장소 공통 | - | - | 2매 |
| 미륵동세관견장소 | - | 평안북도 | 1매 |
| 조선총독부 세관검사소 | - | - | 2매 |
| 교측세관파출소 | - | 평안북도 | 8매 |
| 두류포세관파출소 | - | 평안북도 | 5매 |
| 양시세관파출소 | 1919 ~ 1924 | 평안북도 | 1매 |
| 삼봉세관파출소 | 1919 ~ 1923 | 함경북도 | 4매 |
[도판1]은 마산세관감시서의 도면이다. 기존의 감시서를 남쪽 방파제 근처로 이축하기 위하여 작성되었는데, 기존평면과 이축평면을 비교해 보면 실 구성은 동일하지만 복도와 변소의 계획을 다르게 한 것이 확인된다. [도판2]는 1928년에 계획된 서수라세관감시서의 배치도이다. 감시서는 청사와 창고로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다만, 배치도에서 보이는 청사 계획과 평면도에서 보이는 청사 계획([도판3] 참조)의 좌우가 바뀌어 있어 공통도면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도판4]는 1918년에 계획된 양시세관감시서의 도면이다. 감시서는 단층 건물로 설계되었으며, 큰 규모의 감시실과 응접실, 숙직실 등의 부속실들이 복도를 사이에 두고 계획되어 있다. 외벽은 모르타르로 마감한 것으로 추정되며, 창문마다 고정식 차양을 계획한 것이 특징적이다. 양시세관감시서의 계획안은 이전에 운영되었던 신아산감시서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므로([도판5] 참조) 공통도면에 의해 세관감시서 시설이 계획되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시설 건립에서 공통도면의 활용상은 견장소 계획안에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1927년에 계획된 견장소 공통도면을 살펴보면,([도판6] 참조) 누름대비늘판벽으로 마감된 단층 목조건축 견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평면은 감시소와 유사하게 업무영역의 사무실과 취사장, 방 등의 부속실들이 복도를 사이에 두고 계획되어 있다. 이 견장소 계획안은 압록강변 국경지대의 7개 견장소 건립에 사용되었다. 특히, 각 견장소는 7칸×8칸(12.6m×14.4m) 규모의 사각 형태 철조책까지 동일하게 갖추고 있다.([도판7] 참조) 반면, 미륵동세관견장소의 경우에는 공통도면의 계획이 변경되어 활용되었음을 볼 수 있다. 입면과 평면의 구성은 공통도면에서의 계획과 유사하지만, 일부 실의 구성이나 배치가 조금씩 바뀌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도판8] 참조)
파출소는 감시서와 달리 통관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검사장을 조성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신의주세관 삼봉세관출장소 산하의 교측파출소의 계획안은 1929년에 작성된 [도판9]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파출소를 철도 건너편으로 이전하기 위하여 작성된 설계도이다. 교측파출소는 이전하면서 기존의 목조 청사 대신에 벽돌조 청사로 계획되었는데, 사무실보다 큰 검사장이 파출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부분에 사무실과 부속시설들이 배치되어 있다.([도판10] 참조) 특히, 급경사지에 계획되었기 때문에 지하실 내부공간은 1층 영역의 절반 이하로 계획되고, 나머지 부분에는 기초말뚝을 깊게 설치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1층의 전면을 아치가 연속된 회랑으로 계획한 점과 지붕 바로 밑에는 벽돌을 엇갈리게 쌓아 서까래처럼 보이게 한 점은 벽돌조 건축물의 묘미를 잘 살린 것이라고 하겠다. 지하실이 있는 부분의 1층 바닥은 목조장선으로 계획되었는데, 보가 없는 바닥판으로 계획되어 바닥판의 두께가 크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도판11] 참조)
신의주세관 두류포세관출장소 산하의 두류포세관파출소는 1927년에 작성된 [도판12]에서 배치계획을 살펴볼 수 있다. 압록강 변의 높은 절벽위에 배치한 파출소는 청사, 관사, 창고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사지를 성토하여 대지를 조성한 것을 볼 수 있다. [도판13]에서는 청사의 계획을 볼 수 있는데, 검사장이 따로 계획되지 않고, 감시서와 같이 사무실과 부속실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만강변의 삼봉세관출장소 산하의 삼봉세관파출소는 국경을 넘나드는 철로 인근에 계획된 점이 특징적이다. [도판14]의 배치도를 살펴보면, 압록역 인근의 기존 견장소 위치에 파출소를 새로 계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15]는 파출소 청사의 설계변경도이다. 우선, 건물의 좌향이 변경되었다. 이와 함께 평면계획도 변경되었는데, 기존 평면계획에서 사무실과 검사장의 위치를 서로 바뀌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좌향의 변경과 더불어 기존에 서쪽과 남쪽으로 나있던 검사장의 출입구를 북쪽과 남쪽으로 변경함과 동시에 기존보다 검사장의 면적을 크게 확보하기 위한 설계변경이었다.
[도판16]에서는 진남포세관 산하의 양시세관출장소 이축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파출소는 제방 같은 도로변에 성토하여 조성한 부지에 배치되었다. 평면을 살펴보면 많은 창문이 달린 감시실과 각종 부속실들로 구성되었는데, 현관, 욕실이 건물 외부로 돌출되어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참고도판]
- 도판1. 마산세관감시소이축공사지도/1, 1910-1914년 추정
- 도판2. 서수라세관감시소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배치내기타도/1호, 1928
- 도판3. 서수라세관감시소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평면,건면,상세도/2호, 1928
- 도판4. 감시서청사신축설계도/양시세관/1, 1919년 추정
- 도판5. (무제)/3, 1910-1913년 추정
- 도판6. 세관견장소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평면자도상세/제1호, 1927년9
- 도판7. 세관견장소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배치급문기타도/제2호, 1927
- 도판8. 미륵동세관견장소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평면,건면,상세도/2호, 1927
- 도판9. 삼봉세관출장소청사증축기타설계도/교측파출소이축공사지부/2, 19295
- 도판10. 신의주세관지서교측파출소청사신축설계도/1, 1929-1941년 추정
- 도판11. 신의주세관지서교측파출소청사신축설계도/2, 1929-1941년 추정
- 도판12. 두류포세관파출소신축공사부지평면도/부지평면도/5호, 1927
- 도판13. 두류포세관파출소청사기타신축공사설계도/평면,자도,상세도/1호, 1927
- 도판14. 삼봉세관파출소청사신축공사배치도/1, 1925년 추정
- 도판15. 삼봉세관파출소청사신축기타설계변경도/4, 1925년 추정
- 도판16. 양시세관파출소이축공사설계도/6, 1919-1924년 추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