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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기록으로 보는 화재의 아픔과 교훈

겨울철 난방을 대부분 연탄과 장작에 의존하던 그 시절. 그나마 형편이 조금 나아 전기를 사용하는 곳도 거미줄처럼 얽히고 낡은 전선으로 난방기구 사용이 본격화되면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았다. 화재는 한순간 우리의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재난이어서 화재예방이 국가적 과제였다.

과거 우리에게 큰 아픔과 교훈을 남겼던 화재 현장과 진압 모습, 다양한 화재예방 등 소방 활동 관련 기록을 통해 화재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기회를 가지고자 ‘기록으로 보는 대형화재의 아픔과 교훈’을 「e-기록속으로」 11월호 기획특집 주제로 정했다.

겨울철이 되면 대형화재가 유난히 곳곳에서 발생해 많은 피해를 남겼다. 1971년 당시 초고층 빌딩이었던 대연각호텔 화재, 1972년 서울 시민회관 화재, 1974년 청량리 대왕코너 화재, 1975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모습은 화마의 두려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대연각호텔 화재사고(1971)는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악몽이었다. 커피숍 주방의 가스통이 폭발하면서 시작된 불은 나일론 카펫과 내부 목조시설물에 번졌고, 1시간 반 만에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추락사 38명 포함 163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당시 화폐가치로 8억여 원의 피해가 발생한 최악의 사고였다. 호텔 내부에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고 화재경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화재 피해가 더욱 커졌다. 소방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 화재 이후 1973년에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의무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하게 되었다.

  • 대구서문시장 화재 진압(1975)

  • 대연각호텔 화재(1971)

  • 청량리 대왕코너 진화장면(1974)

  • 시민회관 화재 진화 장면(1972)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1955년 서울특별시 경찰국의 소방대원들이 소방차량을 선두로 하여 시내를 행진하는 모습, 1978년 현대화된 국산소방차 방수시범, 1981년 소방의 날 기념식 영상 등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의 화재예방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산림청에서는 산불 예방을 위해 산불조심 리본과 휴대용 재떨이를 나누어 주는 캠페인을 전개하였다. 문화공보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서 주관한 목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소방훈련과 지하철 화재 훈련은 실제상황을 방불케 한다.

소방관복 제정(1949), 소방의 날 및 불조심 강조기간 행사계획(안)(1976) 등 문서와, 소방의 날 특별우표(1973), 불조심 포스터(1985) 등은 정부의 예방캠페인과 제도적 개선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 소방관복 제정(1949, 관보 제169호)

  • 소방의 날 및 불조심강조기간 행사계획(안) (1976)

  • 불조심 생활화운동 특별우표(1973)

  • 불조심 포스터(1985)

정부는 화재예방 홍보와 함께 소방가족의 노고를 위로하고 소방관들의 자긍심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1991년에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였는데, 「소방의 날 제정 협조」 문서에는 이 같은 취지가 잘 담겨 있다.

올해는 특히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관련 법안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목숨 걸고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헌신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게 될 전망이다.

  • 「소방의 날 제정 협조」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