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의 2011년 재외한인 현황에 따르면 유럽 국가 중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들은 영국(46,829명), 독일(31,518명), 프랑스(12,684명) 등이다.

유럽으로의 한인 이주는 지역에 따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북유럽 지역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중에서 한인이 가장 많은 나라는 스웨덴(2,050명)인데, 6.25전쟁 참전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한국인들이 이주를 시작하였다. 또한 이 지역에는 한국고아 4만여 명이 입양되어 성장함으로써 한인사회를 이루는 토대가 되었다.

두 번째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지역이다. 이 지역은 주로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인사회가 형성되어 상당수의 사람들이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

세 번째는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중부유럽지역이다. 이 지역은 1960년대 독일파견 광부, 간호사의 정착으로 한인사회가 형성되었다. 광부의 파견은 1963년 한국-독일간 체결된 기술협정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당시 독일은 자국민들이 고된 육체적 노동을 기피하자 이를 담당해 줄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했으며, 우리나라는 취업난 극복을 위해 해외 인력수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었다. 이러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1963년 한국-독일간 기술협정이 체결되었으며, 같은 해 247명을 시작으로 한인들의 독일 광산 취업이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일의 요구에 따라 광부파견을 위한 신체검사를 엄격히 실시하였으며, 3년마다 인력을 교체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런데 당시 광부로 나간 사람들은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던 고학력층으로 광산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는데, 1977년까지 8,395명이 독일로 진출하였다. 한편 간호사는 1965년 한국 의사 이수길, 이종수씨가 한국간호사를 독일 병원에 취업시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독일병원협회가 한국의 해외개발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1969년 한국에서 간호사를 모집하였다. 독일로 간 간호사는 1965년 18명을 시작으로 1977년까지 10,371명이나 되었다. 이들도 광부와 같이 최초 3년 계약을 맺었다. 진출초기에는 언어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허드렛일을 담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으나 독일어를 어느 정도 습득하게 되면서 성실성과 간호능력을 인정받아 독일병원에서 장기체류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들의 상당수가 결혼적령기의 미혼들이었다. 그리하여 광부와 간호사가 결혼, 독일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간호사들은 광부들 외에도 유학생, 독일인 등과도 결혼해 독일에 정착하였다.

이에 반해 광부들은 간호사와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결혼을 통해 장기체류를 하게 되었으며, 이후 광산을 떠나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였다. 광부들은 제한적 공간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독일어에 서툴렀고 특별한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직종으로의 이직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광산에서 맺어진 끈끈한 단결력과 고된 육체노동으로 다져진 강한 정신력으로 독일사회에 정착할 수 있었다. 또한 독일을 발판으로 다른 나라로 이주하여 살기도 하였는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한인촌의 기초를 잡은 사람도 실은 독일에서 이주한 광부들이었다. 독일파견 광부와 간호사의 임금은 한국사회에 외화가 도입되는 하나의 창구였다. 독일광부, 간호사들이 고향으로 보내는 송금액은 외화가 귀하던 시절 우리경제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네 번째는 동유럽 지역으로 198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기 시작하면서 주재상사원의 이주가 이루어진 지역이다.

최근 유럽 내 한인의 경제규모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과 유럽의 교역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영국 등 주요 유럽국가들은 물론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한국기업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교역대상국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