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상공부(農商工部)는 대한제국 시기 농업, 상업, 공업 및 우체, 전신, 광산, 선박, 해원 등에 관한 일을 관장하던 기관이었으며, 1895년(고종32)에 관제 개편에 따라 설치되어 운영되었다. 설치 당시에는 산하에 농무국(農務局), 통신국(通信局), 상공국(商工局), 광산국(鑛山局), 회계국(會計局)의 5국을 두었다. 이후 <농상공부관제(農商工部官制)>와 분과 규정이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관장업무의 변화, 소관부서의 통폐합과 증설 등의 변화를 보이기도 하였다. 1910년의 일제강점 후에는 <조선총독부관제(朝鮮總督府官制)>에 따라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 산하 5부(部) 중 하나로 존속되었다. 이후 1919년에 <조선총독부관제>의 개정으로 인하여 식산국(殖産局)으로 개편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대한제국 시기의 농상공부와 관련된 도면 38매가 소장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칭 | 연도 | 도면수 |
---|---|---|
농상공부 | 1895-1910 | 38 |
농상공부는 대한제국 초기에는 육조거리 동편인 가장 남쪽의 구 호조(戶曹)의 기존 건물을 전용하여 운영되었으나, 경성박람회(1907년)의 주관을 계기로 1907년 12월부터는 황금정(黃金町)의 박람회 건물을 청사로 사용하였다. 이후, 1909년 육조거리에 청사의 신축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 건설되지는 못하였다. 이후, 다시 저동(苧洞)의 전 양향청(糧餉廳)이었던 한국주차군 위수병원(衛戍兵院) 자리에 벽돌조 2층의 200평 규모의 청사를 신축하게 되었다. 1909년 6월 착공된 신청사는 1910년 8월 완공되었고, 농상공부가 이전하여 사용하였다. 현재 국가기록원에 소장되어 있는 도면은 이 저동 청사의 신축과 관련된 도면들이다.
[도판1]은 1910년 저동에 신축된 농상공부 청사의 배치도이다. 정방형의 서향한 부지에 H형태의 평면을 한 청사가 중앙에 배치되었다. 농상공부 부지의 북쪽에는 특허국(特許局)이, 남쪽에는 산림국(山林局)이 인접하여 있었다. 부지 서쪽 면에 주 출입구가 남쪽으로 치우쳐 배치되었고, 청사의 전면 중앙에는 차가 진입할 수 있는 포치가 설치된 것을 알 수 있다. 청사의 평면은 [도판2]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실의 명칭이 작성되어 있지 않아 자세한 평면계획은 살펴보기 어렵다. 1층은 출입구의 포치를 통해 출입하도록 계획되었으며, 서쪽인 전면에 편복도를 두고 동쪽으로 실이 배치되었다. 양 날개채의 후면에 계단실을 두었으며, 각 계단실에는 별도의 출입문을 두었다. 각 실에는 난로를 사용하기 위한 굴뚝이 계획되었는데 1-2개실 마다 한 개의 굴뚝을 사용하도록 하여 한 개의 굴뚝에 2-4개의 연도가 집적되도록 계획하였다.( [도판3] 참조)
청사의 입면은 여러 가지 요소를 사용하여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도판4], [도판5], [도판6], [도판7] 참조) 전체적으로 벽돌을 노출시켰으며, 1층에는 석재로 돌림띠를 두어 변화를 주었다. 창문의 경우 1층에는 원형 아치를, 2층에는 평아치를 두고 종석(宗石, keystone)을 강조하여 장식하였다. 정면으로 돌출된 중앙 현관과 양끝의 날개채 부분의 상부에는 박공형태의 장식을 하였는데, 중앙의 경우는 둥글게 하고 양쪽은 삼각 형태로 변화를 주었다. 박공 하단 양쪽에는 별도로 미장으로 하여 2층 높이의 커다란 기둥처럼 보이도록 의도하였고 이로 인해 넓어진 기둥면에는 세부 장식을 더하여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박공부 역시 광창과 함께 주변에 장식을 더하여 화려하게 마감되었다. 건물의 전면에만 설치된 패러핏(parapet)은 전면의 높이를 증가시켜 건물을 더욱 웅장하게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건물의 중앙에는 상부를 돔(dome)으로 마감한 탑을 두어 청사의 중심성을 더욱 강조하였다. 돔 하단에는 오더(order)를 차용하여 토스카나식으로 사면이 장식되었으며, 기둥 사이에는 환기창이 설치되었다. 탑은 목조로 구축되었다.( [도판8] 참조)
청사는 벽돌조 2층 건물로 수직구조체인 벽체는 벽돌로 조적하고, 2층의 바닥은 인방에 장선을 걸고 판재를 깐 목구조로 계획하였다. 지붕도 목조 트러스로 된 경사지붕으로 구성되었다. 지붕에는 별도의 처마를 두지 않고 빗물받이 홈통을 지붕 둘레에 설치하였다.( [도판9], [도판10] 참조)
청사의 내부에도 외관과 마찬가지로 많은 장식을 부가하였다. 벽면 상단과 하단에 사용된 목재나 미장마감 등에는 모서리나 면에 각종 쇠시리를 사용하여 다양하게 장식하였다.( [도판11], [도판12] 참조)
[도판13]은 청사의 신축 이후에 본청사의 남북으로 대규모의 증축 청사를 건설하기 위해 작성된 배치도이다. [도판1]과 비교하면, 농상공부 청사 부지 남북에 있었던 특허국과 산림국 부지까지 농상공부 부지로 확장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확장된 부지의 북쪽에는 ‘증축청사(增築廳舍)’와 ‘창고(倉庫)’가 계획되었고, 남쪽에는 ‘도량형사무소(度量衡事務所)’가 신축 계획되었다. 한편, 이 도면에서 본청사의 후면에 부속건물(附屬屋)을 증축하는 계획도 볼 수 있다. 한 개의 숙직(宿直) 건물과 두 개의 화장실을 증축하여 복도로 연결하는 계획이다. 중앙에 위치한 숙직건물은 숙직실(宿直室), 소사실(小使室), 탕비실(湯沸室) 등이 계획되는 일반적인 숙직시설의 구성을 하고 있다. 세 개의 증축 건물 모두 양식목조 단층 건물이며 영국식 비늘판벽으로 마감되었다.( [도판14], [도판15] 참조)
[참고도판]